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준희 Sep 27. 2021

명합도 없이 일합니다/전문직계의 아웃사이더 치과기공사

독립리뷰단

#명함도없이일합니다

전문직계의 아웃사이더 치과기공사 에세이




명함도 없이 일합니다


치과 기공사의 에세이라니..

10년차 치과 위생사 아내를 둔 사람으로서 읽을 수밖에 없는 책이다.



요청사항

'김태희 처럼 해주세요' 라뇨 ㅎㅎㅎ


세상에.

책의 첫 챕터부터 제목이 심상치가 않았다.


이유인 즉슨,

이 책의 저자는 성형외과 전문의나 사진편집기사가 아니라,

치과의 보철물을 제작, 수리 하는 '치과기공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위에 저 요청사항은,

김태희 처럼 치과 보철물을 만들어 달라는 말이다.


허.. 이 무슨 맹장수술을 원빈처럼 해달란 말인가.


책 속에 작가의 선배는 당황해 하는 작가에게 이렇게 말한다.

'2년 전쯤에 셀레나 고메즈 처럼 해달라는 주문도 있었댔는데'

거참.. 이쯤이면 드립이라 이해하는게 속편하겠다.


책은 치과 기공사(이후 기공사로 표기)가 어떤 직업인지 어떤 일을 주로 하는지,

그리고 어떤 에피소드가 있는지를 담은 독립출판물이다.


때로는 쉽게 경험하지 못한 전문직의 재미난 에피소드를

내 집 거실 소파에 안자 편히 알 수 있다는게 좋았지만,

전문직이라도 피해갈 수 없는 번아웃을 다룬 챕터처럼 나름의 고충을 이야기한 부분에서는

그래 세상엔 쉬운일은 없다란 옛말을 조용히 되새기게 한다.


책의 중반부가 조금 지나면

'이래봬도 제법 중요한 일을 합니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여기서 나는 많은 사람들이 기공사에 대해 알지 못하며,

설사 안다고 해도 치과에서 주문받은 보철물을 공장마냥 찍어내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는 게

조금 아쉬웠다.


소소하지만 이 것에 나름 반론을 보태고 싶었다.




음식을 섭식하는 습관은 단순히 음식을 입으로 넘기는 것과는 다르다.

사람마다 다른 '씹는' 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누구는 오른쪽 어금니로만 씹거나,

다른 누구는 왼쪽으로만 씹고,

또 다른 누구는 양쪽으로 씹는 등

각자 다른 방식으로 음식을 씹을 것이다.


그러니 그에 따라 치아의 상태가 모두 같을 수 없다.


환자의 치아가 상해

보철물(크라운/임시 치아/임플란트 헤드)가 필요한 상항이라면

환자의 치아 전체에 균형이 맞도록 제작되어야 한다.


또한, 세월이 지나면서 잇몸이 내려앉는 정도나

치아의 마모상태가 사람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에

'여기 크라운 100개 주문요~'

라고 발주 넣어서 만드는 게 아니란 말이다.


환자 개개인에게 필요한 보철물이 어떤 모양인지

치과에서 판단하고, 치과기공사에게 주문을 넣으면

치과의 전문 소견이 들어간 주문서를

문제없이 '보철물'로 제작해내는 것이 

바로 최과 기공사이다.


치과 위생사를 아내로 둔 남편이라

치과에 관련 근무를 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노고가 많은지 알고 있기에

작가님의 재미난 글솜씨에 웃다가도

조금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혹시나,

전문직계의 아웃사이더 치과기공사에 대해 궁금한 분이시라면,


또,

치과 치료받으러 가서 보철물 얹혀야 하는데 아는 척하고 싶은 분이시라면,

한번 재미나게 이 책을 읽어보자!



+

책 마지막에는

작가가 전해주는 알아두면 유용한 치과상식이 있으니 꼭 끝까지 읽어보자~!!





<해당 도서는 독립출판 플랫폼 인디펍으로부터 서평 작성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 받았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청년상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