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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우즈유어데이 May 11. 2023

맨땅에 가죽 공방 창업기2

무자본으로 가죽 공방 차리기 - '하우즈유어데이'의 탄생!

#5. 돈이 없는데 지금 당장 공방을 차리고 싶어


누군가는 나에게 무모하다고 할지 모르겠다.

아니 실제로 부모님을 포함한 주변 사람 모두가 반대했었다.

왜냐하면 난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번 돈은 이미 가죽 공예 수강료와 시발 비용으로 다 써버렸고

그나마 마지막에 남은 돈 100만 원은 가방 그림 그리겠다고 아이패드에 몽땅 다 써버렸다.

그렇다고 다시 의미 없는 회사 생활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우선 내가 받을 수 있는 대출을 알아보자.

그 당시 햇살론 유스라고 취준생에게 최대 300만 원을 조건 없이 빌려주는 대출을 바로 신청했다.

그래도 공방을 창업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비용이었다.

정말 무너져가는 상가에서 최소로 시작해도 1000만 원 이상은 필요했다.

그때 생각난 한 사람이 있었으니..


#6. 기쁨아 너는 어쩜 이름도 기쁨이니^.^


기쁨이.

내 중학교 친구다.

내 친구 중 나를 가장 오래 알았고 자주 만나지 않았어도 만날 때마다 어제 본 듯한 편안함을 주는 친구다.

20대 초반만 해도 연락을 꽤 하다가 한동안 뜸했었는데 최근 회사를 다니면서 우리 회사 근처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기쁨이를 우연히 만나 다시 연락을 하게 되었다.

기쁨이는 늘 나를 만날 때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며 살아야 할지 고민 상담을 했다.


친구와 함께 동업했다가 말아먹은 사연을 익히 들어왔지만

그래도 기쁨이라면 나와 꽤 잘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바로 만나자고 연락을 했다.

기쁨이는 자기주장이 강한 친구가 아니라 형식상으로 공동창업이 아닌 내 밑의 직원으로 두고 함께 일을 하면서 꿈을 키워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기쁨이도 내 얘기를 듣더니 너라면 정말 잘할 것 같다면서 내가 다니던 공방을 함께 다니며 배우기로 했다.

기쁨이는 이름처럼 나에게 기쁨이 되어주었다^.^


#7. 7:3 콜! 일단 시작부터 하자!!


계약서라고는 어떻게 쓰는지도 모르는 우리 둘은 일단 대충 7(나):3(기쁨이)으로 모든 비용을 투자하고

발생한 순이익에 있어서는 우선 5:5로 나누자고 워드에 쓴 뒤 악수를 했다.

(후에 이 허술한 계약서가 약간의 문제가 되기는 했지만..)


기쁨이는 그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모아둔 돈이 있었지만

오히려 대표인 나는 무일푼인 상태에서 비용 7을 대야 하는 상황이었다.

나는 급한 대로 남자친구에게 보증금 500만 원을 빌려 오래된 빌딩 2층의 11평 정도되는 상가를 얻었다.

(이것도 후에 헤어질 때쯤 문제가 되었다.. ㅠㅠ)

그리고 대출받은 300만 원+기쁨이 투자비용으로 가장 필요한 중고 타프 미싱과 피할기, 작업대 등을 구입했다.

매달 월세 35만 원에 관리비 10만 원과 식비, 재료비, 개발비 등을 위해 나는 필라테스 센터에서 데스크를 지키며 포토샵을 해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충당했다.

그럼 공방은 어떻게 운영했냐고?

밤에만 운영했다.

각자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모여 저녁을 먹고 그때부터 막차시간까지가 우리의 작업시간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낭만과 열정이 가득한 젊은 날이었지만

그 당시 너무 춥고 열악했던 환경을 생각하면 다시 돌아가라고 하면 못 할 것 같다.


#8. '하우즈유어데이'의 탄생!


"우리 브랜드 이름은 뭘로 할까?"

아직 제품도 하나 없지만 브랜드 이름을 먼저 지어보기로 했다.

몇 주 동안 책상에 마주 앉아 이름을 고민했는지..

나는 그 당시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자는 신념에 푹 빠져있어서 그런 의미를 꼭 브랜드 이름에 담고 싶었다.

"how's your day?" 어때?

있는 문장이지만 스스로에게 매일 질문해 보라는 의미로 괜찮은 것 같았다.

읽지도 못하는 프랑스어, 이태리어로 된 브랜드 이름이 가득한 현실 속에 나는 좀 더 친근하면서 의미도 바로 전달할 수 있는 영어 이름을 원했다.

그렇게 hows your day,(하우즈유어데이)로 이름을 정했고 아포스트로피를 문 장 맨 끝에 물음표 대신에 쉼표로 넣으면서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쉬어가면서 나 자신에게 오늘 하루는 어떤지 질문해 보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에 따라 공방 이름은 hows studio(하우즈 스튜디오)로 정했고 나중에 hows~ 시리즈로 이것저것 만들자!!! 하면서 이름 작업을 성황리에 잘 마쳤다.


#9. 공방은 차렸는데 실력이 너무 없네..


우여곡절 끝에 나만의 작업실을 얻게 되어 기뻤지만

실력이 너무 없어 누군가를 가르칠 수도 없었고 제품을 개발할 수도 없었다.

아무리 무자본 창업이 유행이고 가능하다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봐도 너무 무모했다.

그래도 적은 실력으로 뚱땅뚱땅 거리면서 에어팟 케이스도 개발하고 카드지갑도 개발해서 스튜디오를 빌려 열심히 사진을 찍고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 올렸다.


"[하우즈유어데이]신규주문 1건 주문 현황을 알려 드립니다."


드디어.. 첫 주문이 들어왔다..!!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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