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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우즈유어데이 May 12. 2023

맨땅에 가죽 공방 창업기3

갑자기 매출 천만 원 달성!

#10. 첫 주문의 감동과 동시에 컴플레인


아직도 이름과 지역까지 생생히 기억나는 첫 고객님.

크림색 에어팟 케이스를 구매하시고 정성 가득한 후기까지 남겨주셨었다.

그 후기를 보고 얼마나 기뻐했었는지 생생하다.

하지만 머지않아 에어팟 케이스 단면의 엣지코트가 다 갈라졌다는 컴플레인을 보내오셨다.

우리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바로 국산 엣지코트에서 이태리 명품 엣지코트로 바꾸었다.

가죽 또한 이태리제로 싹 바꾸고 새로 제작해 드렸다.

모든 국산 제품이 안 좋은 건 아니지만 이때 생긴 트라우마로 인해 아직도 수입 제품을 좀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11.  더 이상 투자할 수 없을 것 같아


열심히 플리마켓도 다니고 스마트 스토어도 운영했지만 수입은 아주 미미했다.

오히려 아는 게 없어 돈을 날리기 일쑤였다.

그러던 어느 정산 날,

기쁨이가 내게 말했다.

“ 나 더 이상 투자할 수 없을 것 같아. 불안정한 직업이 나와 맞지 않는 것 같고 네가 나보다 일을 훨씬 많이 하니까 내가 따라가기도 힘들 것 같아.“


쌓인 빚에 좋지 않은 수입인 현 상황에서

나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난 기쁨이의 생각을 존중했고 그의 미래를 응원해 주었다.

얼마 안 되는 수익을 반 나눠준 후 그동안의 투자금은 내가 돈을 벌면 차차 갚기로 약속하고 우린 그렇게 2021년 5월에 헤어졌다.


#12. 애플워치 스트랩이 유행이래. 한 번 해봐!


기쁨이가 나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친한 언니가 요즘 애플워치가 유행이라며 워치 스트랩을 만들어보는 게 어떠냐고 했다.

당시 나는 물불을 가릴 처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바로 성수동의 한 공방에 가서 25만 원짜리 원데이 클래스를 바로 워치 스트랩을 론칭했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


시중의 가죽 워치 스트랩들은 남성용에 맞추어져 사이즈도 너무 크고 투박했다. 색상도 어둡거나 너무 쨍해서 일상 코디에 매치하기 쉽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었다.

나는 여성용으로 스트랩을 얇고 짧게 제작했고 파스텔과 부드러우면서도 톤다운된 색상을 위주로 골라 여성 스트랩 시장에 먹히기 시작했다.

광고를 시작하자마자 주문이 막 들어오게 된 것이다!

‘진짜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나 보다!’


#13. 갑자기 매출 1000만 원 달성!


놀랍게도 애플워치 스트랩을 팔자마자 월매출이 600만 원부터 시작해서 두 달 만에 1000만 원을 넘어버렸다. 이런 매출 상승은 2021년이 끝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원데이클래스 하나 들은 걸로 론칭을 하는 바람에 초반에는 제작하는 과정에서 애를 먹었다.

하지만 매일 밥 먹고 자는 시간 외에는 스트랩만 몇 백개를 제작하다 보니 실력은 자연스레 늘었다.

혼자서 만드는 것이 벅차서 가장 유명하다는 시곗줄 공장에 찾아가 외주를 맡겨 함께 생산했다.

허리 디스크가 터지고 목이나 손목 등 온몸이 만신창이였음에도 행복한 나날이었다.

기쁨이에게도 바로 투자금을 다 돌려주었고 좋은 기계들도 새로 들였으며 미싱도 훨씬 좋은 걸로 바꿀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마사지와 필라테스 개인레슨을 다니며 첫 성공을 만끽했다.


스트랩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외주도 공임이

가장 비싼 곳에 맡겼고 부자재도 최상급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워낙 꼼꼼한 성격이기도 하고 이렇게 작은 브랜드의 생명은 신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주 작은

실밥하나도 일일이 신경 써서 마감했으며 조금이라도 흠이 생긴 것들은 가차 없이 버렸다.

나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인지 단골고객도 계속해서 늘어나 재구매율도 높아졌다.

초창기에 구매하셔서 아직도 A/S를 받으러 오시는 분들이 있다.

또 하우즈유어데이 스트랩을 모으는 중이라며 7-8개씩 재구매하시는 분들도 있다.

이런 메세지나 후기를 볼 때마다 참 감사하고 뿌듯하다.


#14. 모은 돈이 모두 중국으로 날아갔다..


그렇게 2022년이 되고, 나는 새로운 제품 론칭을 고민 중에 있었다.

그때 내 인스타 계정에 댓글을 남긴 이가 있었으니..

바로 중국의 에어팟 케이스 공장이었다.

사진을 보니 내가 딱 원했던 디자인과 퀄리티였다.


그렇게 영원히 후회로 남을 일을 시작해 버린 것이다..


-4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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