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베스트 넷플릭스 콘텐츠 00
2016년 1월, 넷플릭스가 한국에 상륙했다. 그리고 몇일 지나지 않아 나는 넷플릭스에 가입했다. 세계 최대의 OTT(Over the Top) 동영상 서비스라는 것을 체험해 보고 싶기도 했고, 월 기본 정액 7.99달러에(지금은 베이식 요금제가 9500원이다.) 수많은 드라마의 모든 에피소드를 기다릴 필요 없이 시청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첫 한달이 무료였다.
이후 지금까지 약3년여의 시간동안 넷플릭스는 더욱 유명해졌고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초창기 어떤 IPTV 관계자는 당시 기사를 통해 국내 시장에서의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미미한 수준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이러한 예상은 빗나갔다. 넷플릭스가 국가별 가입자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확하진 않지만, 업계에서 추정하는 바로는 2019년 6월 기준 국내 가입자가 184만명이며, 유료 결제금액은 241억원이다. 2017년 기준 30만명 이라는 통계와 비교했을 때, 단 2년여의 시간동안 유료 가입자수가 600% 증가한 것이다.
위의 IPTV관계자의 전망은 넷플릭스가 미드와 해외작품을 주로 서비스하기 때문에 한국콘텐츠와 최신 영화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의 구미에 맞지 않을 것이라 예측한 것인데, 그래서인지 최근 넷플릭스 첫화면에서 한국 콘텐츠를 많이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드라마 ‘킹덤’, 예능 ‘범인은 바로 너’, 영화 ‘페르소나’, 그리고 공개 예정인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스탠드업 코미디 ‘박나래 : 농염주의보’ 등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또한 제작하고 공급한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이러한 행보는 국내 가입자만을 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글로벌 시장에서의 아시아 콘텐츠를 확보하고자 하는 전략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다.
넷플릭스의 다양한 콘텐츠도 그렇지만, 지금까지 넷플릭스를 이용하면서 가장 강력하다고 생각하는 기능은 어떤 디바이스건 간에 인터넷 연결만 되면 앱이나 인터넷 브라우저를 통해 바로 스트리밍 가능하다는 점이다. 집에서 뿐만 아니라 이동하면서도 미드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놀라웠고 행복했다. 넷플릭스가 우편을 통해 DVD를 빌려주는 서비스로 비즈니스를 시작한 것을 미루어보았을 때 지금의 방식은 얼마나 더 편안하게, 또 빠르게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있어 가장 적절한 답인 듯하다.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넷플릭스 닷컴에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문구다.
넷플릭스의 구조는 에피소드가 시청자를 찾아가지 않고 시청자가 에피소드를 찾아가게끔 되어 있다. 이는 콘텐츠가 시청자를 기다릴 수 있다는 뜻이된다. 여기의 넷플릭스의 알고리즘이 사용자가 감상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다양한 새로운 콘텐츠를 추천한다. 구독자는 수많은 콘텐츠 목록을 일일이 살펴볼 필요 없이 나만의 메인 화면에 노출된 30개에서 40개의 타이틀만 훑어봐도 내 취향의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
뿐만아니라 시청자가 다음 에피소드를 더이상 애타게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 광고가 없다는 것 또한 이용자로 하여금 구독료를 내게끔 하는 주요한 요인이다. 나는 그렇게 3년여의 시간동안 넷플릭스에 충실히 구독료를 내왔다. 그리고 많은 콘텐츠를 감상했다. 그러던 어느날 이에 대해 쓰고 싶어졌다. 지금까지 봐온 것들과 앞으로 보게 될 것들까지.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나와 넷플릭스와의 시간에 대한 기록을 시작하기 위해서.
나는 시간이 날 때 드라마의 에피소드를 몰아보는 편이며, 코메디를 선호하지만 장르를 가리지 않고, 넷플릭스에서는 다큐멘터리나 영화 보다는 드라마를 주로 본다. <제시카 존스>로 넷플릭스를 시작했고, <기묘한 이야기> 시즌 2를 막 마무리했다. 여러 콘텐츠를 기분에 따라 골라 보는 편이라, <매드맨>, <별나도 괜찮아>, <언브레이커블 키미슈미트> 등이 시청중인 콘텐츠 목록에 있다. 모두 마음에 들어서, 앞으로 전부 기록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이 기록의 첫 시작은 십대들의 성장을 다룬 영국 드라마인 <빌어먹을 세상따위(The End of the F***ing World)>(201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