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과학자들은 체르노빌 원전 안에서 검은 곰팡이가 이상할 정도로 많이 피어오른 걸 발견합니다. 곰팡이들은 마치 해를 따라가는 식물들처럼, 방사선이 나오는 방향으로 휘어 있기도(Radiotropism) 했지요. 10여년 후, 곰팡이 안에서 '멜라닌'이 발견됩니다. 멜라닌은 사람 피부를 검게 만드는 입자입니다. 자외선으로부터 피부가 해를 입는 걸 막아주죠.
그러나 곰팡이에게 멜라닌은 단순한 방패가 아니고, 마치 엽록소 같습니다. 식물이 햇빛을 성장에너지로 바꿔온 것 처럼, 이 곰팡이들은 방사선을 흡수하여 성장을 위한 화학에너지로 바꾼 다는 것입니다.
p.s. 체르노빌 때문에 곰팡이가 갑자기 무시무시하게 진화한 건 아닙니다. 과거 많은 생물이 죽었던 초기 백악기 퇴적물에서도 고도로 멜라닌화된 곰팡이 포자들이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아마 보통 상태에서는 고만고만하게 숨어있었을 겁니다. 원전 안은 이 친구들이 먹을 것도 많은데다, 다른 곰팡이나 식물 등이 자라지 못하는 환경이니 더 도드라지게 됩니다.
출처:
논문 : Dadachova, Ekaterina, and Arturo Casadevall. "Ionizing radiation: how fungi cope, adapt, and exploit with the help of melanin." Current opinion in microbiology 11.6 (2008): 525-531. 그리고 FOX news(https://www.foxnews.com/science/chernobyl-fungi-eats-radi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