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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라암 May 02. 2020

할 일은 많고 여행은 가고 싶고 - 행복이란 무엇인가

chapter 1 여행 결전 전 '나'에 대한 고민과 걱정





행복은 무엇일까? 이것은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행복에 대한 정의 가 바로 행복한지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저마다의 기준에 따라 행복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 즉 프레임이 만들어져 스스로의 삶이 행복한지 불행한지 판단하게 만든다.


   최인철 교수가 쓴 책 《프레임》에 따르면 프레임은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고정관념, 사고방식, 은유 등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다. 예를 들어 여행을 떠올릴 때 ‘여행은 즐겁다’, ‘여행의 단점은 돈이 많이 필요한 것이다’ 같은 생각이 함께 떠오른다면 바로 이러한 생각이 여행에 대한 프레임이다. 《프레임》에서는 프레 임을 ‘우리가 지각하고 생각하는 과정을 선택적으로 제약하고, 궁극적으로는 지각과 생각의 결과를 결정한다’고 정의한다. 저자는 ‘프레임은 우리가 무엇을 보는지,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그 모든 과정을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하고, 결국 특정한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프레임에 따라 우리 삶이 어떻게 달라 지는지 내가 직장을 다닐 때의 에피소드를 통해 살펴보자. 


   직장에서 닷새 내내 일한 뒤 맞는 주말은 언제나 짧고 아쉬웠다. 너무 피곤한 나머지 주말 오후 늦게 일어나거나, 잠깐 누웠다가 오랜 시간 낮잠을 자버린 날은 내가 왜 그랬을까 자책했다. 일주일에 이틀뿐인 주말에는 나를 위한 특별하고 의미 있는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주말에 대한 나의 강박적인 프레임은 잠으로 보낸 날들을 의미 없고 불행하게 만들었다. 


   그러다가 회사 일과 인간관계 때문에 고민하는 시기가 찾아왔다. 회사에 출근하는 평일 내내 그 문제를 생각하느라 심신이 지쳐 버렸다. 주말에는 아무 활동도, 아무 생각도 하지 않기를 바라며 평일을 버텼다. 그리고 마침내 주말을 맞이하자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방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다 창밖에 떠 있는 구름을 보기도 하고, 잠이 오면 잠을 자고, 잠에서 깨면 방을 뒹굴며 주말을 보냈다. 그때 나는 행복했을까, 아니면 불행했을까?

  

   행복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린 것은 예전과 똑같았지만 주말을 보는 프레임은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주말엔 특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프레임에 갇혔을 때 나는 주말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면 불행해졌다. 그러나 ‘주말엔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프레임으로 바뀌자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에 행복해졌다. 물론 재미있는 주말을 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조금 있었지만 불행하지는 않았다. ‘주말엔 어떤 활동도 하지 않기’가 행복의 조건이 된 까닭이다. 이처럼 똑같은 상황도 어떤 프레임을 가지느냐에 따라 삶의 만족감이 달라진다. 


   그렇다면 사람들 각자의 행복 프레임은 여행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대부분의 사람은 경제적으로 풍족한 상태나 사회적으로 인정 받는 성취를 행복이라 여긴다. 행복 프레임을 경제적 풍요나 굉장한 성취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여행을 다음으로 미룰 수밖 에 없다. 지금 아낀 돈과 시간이 행복한 미래를 만든다는 생각에 여행을 꺼리게 된 것이다. 현실적으로 보면 꽤 현명한 판단이다.


   여기서 여행을 포기하는 결과로 이끈 프레임은 무엇일까? 바로 행복을 경제적 풍요나 사회적 성취를 이루었을 때 얻는 ‘미래의 결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전자의 프레임은 풍요로운 경제력을 갖춰야 한다는 특정한 방향으로 당신의 사고를 유도한다. 당신이 여행하며 소비할 돈만 보게 하고, 마음의 풍족을 위해 돈을 소비하는 데 자책감이 들도록 한다. 이로 인해 여행을 자제하게 되고, 결국 여행을 포기하게 된다. 후자의 프레임 또한 사회적 성취를 이뤄야 한다는 특정한 방향으로 당신 생각을 유도한다. 여행으로 소비할 시간을 헤아리게 하고 그렇게 자책감과 불안감이 들면 여행을 포기한다.


   그러므로 행복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여행을 갈 수 있을지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다. 행복을 미래의 결과라는 프레임에 가두면 여행은 행복의 걸림돌이 된다. 여행하고 싶다면 ‘내가 여행을 가도 괜찮을까’가 아니라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행복에 대한 오해를 풀고 진정한 행복 프레임을 설정해야 비로소 여행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올바른 행복 프레임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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