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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라암 May 02. 2020

할 일은 많고 여행은 가고 싶고 - 행복의 과정, 여행

chapter 1 여행 결전 전 '나'에 대한 고민과 걱정




지금까지 프레임의 부정적 영향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프레임 자체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프레임은 우리 생각과 판단의 방향을 결정할 뿐이다. 우리가 ‘A는 B’라는 프레임을 가지면 A는 B가 된다. 우리가 ‘A는 행복’이라는 프레임을 규정하면 A를 경험할 때 행복을 느낀다. 설령 아주 작고 사소한 것이라 해도 말이다. 


   이 주장을 우리 삶에서 실증하는 트렌드가 하나 있다. 바로 ‘소확행’이다. 소확행의 의미는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 또는 그러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경향이다. 이 용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랑게르한스섬의 오후>에서 처음 쓰였다고 한다.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을 때나,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정리된 속옷을 볼 때 느끼는 감정들은 작지만 확고한 하나의 행복이며, 이를 줄여 소확행이라 말한다.


   내가 주말에 누워 있던 것만으로 행복을 느꼈듯 우리는 세상의 가치와 상관없이 본인이 가진 행복 프레임을 통해 행복을 느낀다. 우리는 행복을 더 온전히, 보다 풍부하게 느끼기 위해 올바른 행복 프레임을 설정해야 한다. 그 방법을 알아보자.


   첫째, 우리는 행복이 대단한 성취와 결과에서 오는 특별한 감정이라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상적 성취에서 오는 특별한 행복감을 바란다. 그러나 우리가 대체로 경험하는 건 일상에서의 작은 성취와 기분 좋은 정도의 행복감이다. 일상의 작은 성취가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행복감을 선사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우리는 이상적 성취와 내가 이룰 수 있는 작은 성취의 간극 때문에 행복이 먼 곳에 있다고 느끼며 좌절한다. 행복에 대한 오해를 풀어야 한다. 행복은 이상적인 사건에서만 도출되는 특별한 감정이 아니다. 한 주의 피로를 풀기 위해 약속 없이 집에 누워 뒹굴거리는 것도 행복이다. 행복은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감정이므로 행복프레임 또한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중심으로 세워야 한다.


   둘째, 부정적인 것이 전혀 없는 행복한 삶이 존재한다는 착각을 바꿔야 한다. 높은 사회적 지위에 오르거나 금전적 성공을 거둔 사람들 가운데 술이나 마약에 빠지는 부류가 있다.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성취를 이룬 이들이 타락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목표를 달성하면 행복해질 거라 여기고서 앞만 보고 달려 왔으나, 막상 인생의 목표를 이루자 결과가 그리 이상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대단한 성취가 무조건적인 행복을 선사하지 않음을 알려준다. 최인철 교수는 《프레임》의 후속작인 《굿 라이프》에서 ‘행복을 연구하는 학자들 중 그 누구도 행복은 고통의 완벽한 부재 상태라고 주장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오직 행복감만 느끼는 삶은 없다는 것이다.


   행복 프레임은 ‘이상적 결과’가 아닌 ‘일상의 과정’으로 세워야한다. 하버드 대학에서 행복학을 가르치는 탈 벤 샤하르 교수는 ‘행복은 정상을 정복하는 것도, 맹목적으로 오르는 것도 아니다. 행복은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과정이다’고 했다. 그의 강의를 엮은 책인《행복이란 무엇인가》에는 “행복은 사회적인 지위나 은행 잔고가 아닌 사람들의 태도에 달려 있다. 현재 자신의 마음 상태와 관심사가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씌여 있다. 행복은 결과가 아니라 삶의 과정에서 체험하는 것이며, 지금 그 과정을 살고 있는 우리 마음의 태도와 상태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미래의 결과에 머물고 있는 행복 프레임을 현재의 과정으로 불러와야 한다. 미래의 이상적인 결과가 아닌 지금 여기에서 느끼는 행복한 경험이 하나둘씩 모일 때 우리가 바라는 행복한 삶이 된다.


   여행을 가도 괜찮을지 고민하던 당신. 이제 새로운 행복 프레임을 적용해보자. 어디에 가서 무얼 할지 상상만 해도 행복해지는 여행. 이것이 바로 당신이 현재 이룰 수 있는 행복한 경험이다. 여행은 당신의 행복을 가로막는 방해물이 아니라 행복으로 향하는 계단이다. 여행을 포기하는 것은 당신의 행복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이제 여행을 떠나보자. 당신이 더 이상 스스로를 꾸짖지 않길 바란다. 또한 자신을 보다 행복하게 만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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