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즈베리맛젤리 May 16. 2022

종이빨대가 불편하다?

2018년, 지하철안에서의 노곤함과는 달리, 지하철역사는 한기가 가득했다.



'으..춥다' 주머니에 손을 꾹 찔러넣은채, 지하철역 밖으로 향했다.    

지하철역 바로앞에 있는 횡단보도.   

사람들 사이사이로 서있을 공간을 찾아서 움직였다.

 그러다 횡단보도의 끝자락에 서있는 빨간색 조끼입은 아저씨가 눈에 들어왔다.

아저씨의 손에 들려있는 3권 남짓한 잡지의 겉표지엔...


'그물에 엉켜져 있는듯한 거북이.?'


놀란듯이, 다시 아저씨를 한번쳐다보고는 거북이를 다시 바라봤다. 잘못본게 아니었다.


"아,..."

안타까움이 소리로 나와버렸다

 당시에 플라스틱프리라는 말에 조금은 마음이 요동치는 그때였다.

 주머니속의 찔러넣은 손으로 핸드폰을 꽉쥐며, 사야할지 말아야할지 찰나 고민했다.
횡단보도가 바뀔새라, 빠르게 아저씨한테 다가갔다.

 "아저씨 이거 얼마에요?"



잡지를 팔과 허리춤 사이에 끼고는,

손을 다시 주머니에 찔러 넣은채 카페로 향했다.

친구를 만나기로 한 카페 안,

 춥지만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가 땡기는건 왜일까?
커피를 시켜서는 자리에 앉았다.

 친구를 기다리며 거북이를 잠시 쳐다보며 잡지를 펼쳐보았다.
하필 펼쳐진 페이지에서 발견한 거북이는 코에 빨대가 꽂혀있었다. 정말로 빨대였다.


 그 잡지옆에 나란히 서있는 내가시킨 아이스아메리카노.
 그곳에 꽂혀있는  초록색 빨대와 나란히 싱크로되는 이 장면. 눈을 깜빡이며, 멍해졌다.

 

빨대의 적나라한 행태를 봐버린 후,
카페에서 빨대를 볼때마다 거북이의 얼굴이 떠오르는것만 같았다.
친환경 뭐이런 거창한게 아니어도좋으니,
거북이 코에 그런일을 만드는 당사자가 내가아니었으면 했다.



하지만 유난히 아이스를 빨대로 마시는것을 좋아하던 나는, 대안을 찾아야만 했다.

초록창 화면에 스테인리스빨대를 검색하여, 가장 위쪽에 위치한 사이트를 클릭했다.
'이왕이면 이쁜게 좋겠지?'
그렇게 나는 반짝반짝 빛나는

자주색 스테인리스 빨대를 구입했다.



친구들과의 카페안,
나는 자연스럽게 자주색 스테인리스 빨대를 꺼내어, 유리잔에 꽂으며 웃어보였다.

"나 이거쓰려고"


친구들의 얼굴이 달가워보이진 않았다.

'아, 이거 안불편해?

'다먹고 어떻게 가져가?'

'이거 씻어쓰는거야?'

쏟아지는 질문은, 다회용을 사용함에 있어 불편함에 관련한 것들 뿐

그러면서 깨달은것은, 아무리 내가 설득해도, 쓰지않을 사람들은 쓰지않는다는 것

그렇게 나는, 혼자서 유별나게, 스테인리스 빨대를 가지고다니는 친구중에 한명이 되었다.
물론 지지해주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함께 사용하진 않았다.


 

그리고 얼마후,
스타벅스에서 종이빨대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했는데, 그렇게 희망적일 수 없었다.

 '이렇게 큰기업에서 종이빨대를 쓰면 사용자들도 자연스럽게 트렌드로 여기지않을가?'하는 희망.

정말로, 종이맛이 살짜나는 종이빨대였지만,
그건 나에게 중요하지않았다.
빨대가 더이상 거북이코에 들어가진 않을거란 생각뿐이었다.


'빨대 안가져왔을때, 스타벅스로 오면 되겠다!'



하지만 주변에 많은 지인들은 맘에들지 않는 눈치였다.

"아 이거 빨대에서 종이 맛이 나, 이게뭐야.."

" 종이빨대 너무불편해, 안쓰고말지"

"종이빨대에 힘이없어서 자꾸 꺽이고 불편해"



이 모든의견에 하나하나에 반박할 순 없지만, 이런말을 듣는 나또한 자꾸 불편해지는게 사실이다

'정말로 불편한건, 사람인걸까? 사람이 쓰는 빨대인걸까?
그 빨대가 몸 어딘가에 꼿혀있는 생물들인걸까?'




필환경트렌드로 더 많은 사람들이 플라스틱프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요즘,
기분이 좋은 와중에도

 자꾸 그 거북이의 얼굴이 떠오른다.


플라스틱프리를 실천하면서

절대 잊어서는 안되는 장면인듯 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명품, 너의 가치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