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시안끼리 배척의 눈빛을 보낸다면

거울을 보니 얼굴이 동그란 아시안 소녀가 있었다.

by Emma Jeon


교환 학생으로 스페인에 머물었을 때의 일이다. 학부 학생들은 대부분 스페인 현지인들과 유럽인들이었다. 전체 학교에서 한국인은 나 혼자였고, 교환학생 그룹의 나를 제외한 아시안인은 중국인 3명뿐이었다. 그 중국인 소녀들은 나를 너무 잘 챙겨주었는데, 자기 집에 초대해 밥을 해주고 항상 상냥하게 안부를 물었다.


나는 중국 학우들이 고마우면서도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아시안이 아닌 유럽 그룹에 끼여 놀고 싶어 했다. 외국까지 나와서 아시안 사람과 함께 섞이고 싶지 않고, 평소에 만나기 힘든 새로운 문화 사람들에 융화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스페인어 수업에는 미국에서 온 차이니즈 아메리칸 유학생이 있었는데, 나는 그를 보자마자 동양인으로서의 동질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의 표정과 제스처에서 나와 동양인으로 함께 묶이고 싶어 하지 않는 점을 명백하게 느꼈다. 스페인어로 자신의 국가를 소개하는 발표에서 그는 자랑스러운 미국인이었다. 내가 중국인 친구들에게 대했던 그 미묘한 차별과 배척이 이번에는 나에게 작용했을 것이라 본다. 누가 더 서양 문화에 속해 있는가를 두고 동양인들은 서로를 평가하고 급을 나누려고 한다.


그래서 스페인에서 나의 가장 친한 친구들은 현지인들이었고,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스페인은 다른 지역에 비해 인종차별이 적은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다른 외모를 가졌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한 번은 이런 경험이 있다. 친구들과 신나게 클럽에서 놀다가도 화장실에 들어가 거울에 비친 나의 한국인인 외모를 보면 너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다. 아무리 그 사회에 녹아드려고 노력해도 '다르다'라는 점을 결국에 직시하게 된다. 그 다르다는 것을 거부하지는 않았다. 인종차별의 문제를 떠나서 동양인으로서의 나 자신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해외에서는 누구나 겪게 된다.


대만에서 일하게 되면서 나의 아시안인을 향한 애정과 연대감은 더 커지게 된다. 같은 철학과 문화를 공유한다는 점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타인임에도 자신의 바운더리에 포함시키는 것이 비교적 쉽다. 중국어 수업에서 만난 같은 반 학우들은 몇 명을 제외하고 모두 동양인이었다.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등에서 온 학우들은 나에게는 오히려 한국 사람들보다 더 친밀하고 벽이 없는 느낌이었다.

회사 동료들도 싱가포르, 홍콩, 일본, 중국, 동남아 화교 출신들이었다. 우리는 일하는 방식이나 사고의 논리도 비슷하다. 그래서 우리는 아주 쉽고 빠르게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아시안으로서의 자부심, 연대,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아시안 스스로 자존감을 가진다면 누가 더 '화이트'한 지 입증하려 하지 않는다. 부당한 대우를 당하고도 '내가 충분히 이 곳에 속하지 않기 때문이야'라는 자기 합리화에 걸려들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가 끝나면 우리는 다시 세계로 나갈 것이고, 명확히 변하지 않는 것은 나는 아시안이며 여전히 이 정체성을 가지고 끊임없이 존재성과 권력을 경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같은 아시안을 향한 배척의 눈빛을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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