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rin Park Jul 15. 2021

스파이에서 영웅으로의 서사, 영화 < 블랙 위도우>

영화 <어벤져스 :엔드 게임>에서 블랙 위도우의 죽음 이후 장례식이나 추모 장면조차 나오지 않은 것이  당황스럽고 의아했다. 나타샤( 스칼렛 요한슨)는 어벤져스에서 리더십을 얻었고 보르미르에서 죽지 않고 살아서 돌아왔다면 선(善)을 위한 새로운 목적의식을 세상에 펼쳤을 것이다. 스파이로 훈련받아 통제받던 삶에서 선택 의지를 갖고 생의 끝을 결단하였다.




<사진 제공 - 디즈니 코리아 , 마블 코리아>


영화 <블랙위도우>는  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이전으로 플래시 백하여 나타샤 로마노프 (스칼렛 요한슨)의 과거를 소환한다. 어린 시절의 회상 이후 21년이 지난 시빌 워 직후부터 이야기는 전개된다. 전형적인 가족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나타샤의 가족은 만들어진 가족이다. 레드 룸을 없애기 위해 활약하는 나타샤가 또 다른 가족인 어벤져스로 돌아가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어벤져스 ; 엔드게임"  이후  블랙 위도우의 캐릭터는 끝난다. 하지만 영화 <블랙 위도우>는 인물의 캐릭터를 포기하지 않고 누구의 딸, 언니, 어벤져스의 일원으로 블랙 위도우가 남겨 놓은 것의 근원을 추적한다. 그리고 옐레나 (플로렌스 퓨)에게 미래의 또 다른 역할을 바통 터치한다.


영화 <블랙 위도우>에서 '레드 룸'을 기반으로 가장 치명적인 여성 스파이를 만든 냉전 프로그램의 정체가 밝혀진다. '레드 룸' 이야기는 미인계와 심리전을 이용한 러시아의 스파이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레드 스패로>가 연상되기도 했다. 전직 CIA 요원 출신의 제이슨 매튜스 작가가 33년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21세기 스파이 소설의 입문서’로 불리기도 한 소설 "레드 스패로우"를 원작으로 한 제니퍼 로렌스 주연의 2018년 영화이다. 공산주의 상징이기도 한 붉은 (혹은 빨간) 색은 러시아어에서 가장 선명하고 긍정적인 뉘앙스를 가진 색이다. 러시아어로 '빨갛다(красный)'는 말은 '아름답다(красивый)'는 말과 똑같은 어근을 갖고 있다. 하지만 빨간색의 상징 속에서 자신을 도구나 무기로 간주하도록 교육과 세뇌를 거친 여자들은 인간의 정상적인 삶에 대한 충동과 욕구와는 멀어지며 체제 유지의 수단으로 통제를 받게 된다.


레드룸의 피해자이자 시스템에 깊게 연관되어 있는 과학자인 멜리나(레이첼 와이즈)는 와일드카드로 영화에서 활약한다. 레드룸을 없애는 험난한 과정에서 나타샤는 혼자가 아님을 느낀다. 나타샤의 성정(性情)은 그대로  영화 <블랙 위도우>의 활약상으로 보여준다. 블랙 위도우는 누군가를 구하기 위한 데에 진심인 슈퍼 히어로이다. 그녀가 가진 리더십을 확인하는 순간 더욱 신뢰하게 만든다.



훈련에 의해 냉혹한 스파이로 성장했던 나타샤는 헐크를 브루스로 되돌리는 데 매우 능숙했다. 헐크의 고뇌와 고통에  공감했고 진심으로 보살폈다. 나타샤는 늘 동료들을 치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나타샤는 타노스의 스냅으로 사라진 동료들과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숭고하게 자신을 희생했다. 주위에 아무도 없던 자신에게 가족과 친구가 되어준 동료들로 인해 삶의 가치를 찾았다. 그런 그녀가 그들을 구하는 게 유일한 목표인 것처럼 얘기한다. 자신의 목숨을 포기하는 것이 과거의 끔찍한 행위를 지우는 것과 같은 도덕적인 행동으로 확신했다.



<사진 제공 - 디즈니 코리아, 마블 코리아>




<블랙 위도우>에서 마블 스튜디오의 형제애 (혹은 자매애) 공식을 노골적으로 그렸다. 나타샤 로마노프(스칼렛 요한슨) 옐레나 벨로바(플로렌스 ) 사이의 관계는 버키(세바스찬 스탠)와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 그리고 다른 사람들 사이의 혈연관계를 밀접하게 모방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에서  실버인 피터 또는 피에트로 막시모프(아론 테일러 존슨) 완다 막시모프(엘리자베스 올슨) 사이에서   있는 형제애와도 유사하다. 비록 혈연관계는 아니었지만 나타샤와 옐레나는 같은 프로그램을 거쳐서 강점이 같고 기억의 조작과 트라우마를 가졌다.  동질성이 관계를 발전시켰고 서로를 받아들이게 된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캡틴 아메리카: 시빌 > 전반에 보인 버키와 스티브의 싸움 같기도 했지만 이렇게 그녀들은 레드 룸을 파괴하기 위한 전투에 힘을 합친다. 옐레나는 영화 내내 코믹 파트에 많이 기여하여 극에 웃음을 선사한다.  전투의 시작을 이야기하며 가족을 만들며 캐릭터의 톤을 만드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정석을 그대로 따라갔다.



영화 <블랙 위도우>는 나타샤가 스파이에서 영웅으로 진화된 삶을 더 깊게 보여줬다. 그리고 옐레나로 하여금 새로운 "영웅의 여정"을 어떤 스토리로 열어 줄 것인가와  블랙 위도우가 호크 아이를 대신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을 정도로 두 사람의 특별한 우정이 세세하게 그려지지 않아서 생겼던 의문들을 어떻게 풀 것인가 또 다른 시작을 예고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속되는 불안과 공포,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