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Virgo Nov 28. 2018

일본에 취업한 일에 대하여 - 14

16화에 대한 첨언

- 그룹면접 때 복병이 있었다.

그룹 면접 얘기를 했습니다만, 이 그룹 면접이라는 것도 일단 유형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제가 경험해본 것으로는 '한 가지 과제를 주고 같이 토론하기', '과제를 주고 각자 정리해서 정해진 시간에 발표하고, 각자 발표한 뒤에 서로 얘기를 나누기' 등이 있었네요. 어쨌든 이러한 그룹 면접을 통해 일본 기업들은 학생이 똑똑한지 아닌지도 체크하지만, 협력을 잘 하고 협업 중에 무언가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가, 를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시중에 흘러넘치는 일본의 면접 대비책에는, '협력성'을 보니 이걸 중시하라고 다 쓰여있긴 했습니다만)

  다만 이 그룹 면접 때 제가 만났던 복병은 다름 아닌 학생들이었습니다. 학생들의 일본어 발음이, 너무 듣기 힘들었거든요. 제 일본어 듣기 실력이 부족한 것도 있었지만, 학생들은 면접관에 비해 발음이나 배려가 확실히 부족합니다. 면접관들은 학생들을 위해 또박또박 말하고, 못알아들으면 다시 설명해주며 1:1로 대화하기 때문에 말을 알아듣기 쉽습니다만, 학생들은 말을 빨리하고 발음을 정확히하는데 크게 신경쓰지 않으며 각자의 방언이나 사투리도 종종 그대로 사용해서 알아듣기 어렵습니다. 사실 학생들의 말이 일반적인 일본인들의 말일 것입니다만... 그러고보면 예전에 일본에서 비즈니스 일본어 강의를 들을 때 강사님이, '일본 애들은 회사 입사할 때 경어나 그런 걸 너무 몰라! 오히려 너희같은 외국인들이 더 예의바르고 확실하게 구사한다고!' 라며 불평을 하던 적도 있었습니다. 쩝, 이건 너무 틀딱같은 의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저처럼 일본어 듣기와 말하기에 약하신 분이라면, 일본 입사 준비를 할 때 듣기와 말하기는 열심히 준비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말의 속도나 발음도 있지만, 해당 시대를 살아가는 현지인이 아니면 모를 단어들도 종종 나오는 거 같습니다.




- 지원하는 곳과 상관없는 것도 물어본다고요? 왜지?

일본 취업의 경우 대부분의 회사가, 이과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최소한 문과의 경우에는, '종합직'이라는 명목으로 학생들을 뽑습니다. 우리회사들처럼 처음부터 부서를 정하기 보다는, 한 번에 다 뽑고 나서 뽑은 다음에 연수를 거쳐 부서를 배치하는 방식을 택하죠. 어차피 학생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못한다. 그러니 그 자질, 그러니깐 가능성만 보고 뽑은 다음에 활용하겠다.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도 그렇다고들 말을 합니다) 이런 방식을 취하고 있으므로 대부분의 회사는 종합직으로 학생들을 일괄적으로 뽑고, 뽑은 다음에 제법 긴 연수를 거쳐 그 학생의 부서를 배치합니다. 연수의 경우도 길게는 3개월 이상까지 한다고 하더군요. (제가 다녔던 회사는 5-6개월이나 했었습니다!) 물론 대기업이 아닐 경우에는 안 그러기도 한다니, 어디까지나 보통은 그렇다, 는 의미로 들으시면 됩니다. 한국도 대기업들은 이런 생각으로 학생들을 뽑을 겁니다, 아마도.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상한 걸 참 많이 물어봅니다. IT 회사인데 IT랑 관련없는 걸 질문하고, 반대로 은행인데 은행이랑 상관없는 걸 질문할 때도 있습니다. 물론 업계나 지망부서와 관련된 질문이 더 자주 나옵니다만, 가끔 이상한 방향에서 변칙적인 질문이 날라오죠. 학생의 가능성을 테스트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러방면으로 학생을 관찰하려는 일본 기업들의 노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럴 때는 당황하지 말고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변칙적인 질문이 나와도 당황하지 말고, 집중해봅시다.

결국 '이 학생이 우리 회사에 들어와서 성장할 수 있나?'를 보는 겁니다.

 

작가의 이전글 일본에 취업했다 - 16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