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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난달 Dec 05. 2020

출간제의를 받은 후 소고

출판사 미팅까지 마치고

얼마 전 한 출판사로부터 메일을 통해 출간제의를 받았다. 매거진 중 게임 QA에 대한 글들을 썼는데, 그에 대한 IT 실용서를 만들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정말 기뻤다. 브런치는 책 쓰기의 추월차선이라던데, 정말 그런가 보다. 나에게도 이런 행운이. 무엇보다 월급 이외에 수입 창구가 더 생긴다는 것에 보람을 느꼈다. 물론 아직 책이 될 한 글자도 시작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기쁨도 잠시, 한 편으론 걱정이 밀려왔다. 부수입, 작가, 대박의 꿈까지... 행복 회로를 돌린다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글쓰기라는 노동의 대가다. 최소 250페이지. 논문 10페이지도 버거워서 편집에 편집을 거듭하던 나인데 과연 가능할까? 물론 실용서라 내가 아는 지식을 전력으로 동원해야 가능할 것 같다. 또한 내용도 알차야 하니 부담이 너무 컸다. 더군다나 스스로 전문가도 아닌 내가 해도 되는지 고민됐다. 다만, 나는 내 한계를 알았고 할 수 있는 것들만 집중하기로 했다. 결정적으로 찾아온 기회를 모른 척할 수 없어 미팅 제안 메일 답장을 드렸다. 우선적으로 내가 해야 할 것은 집필 계획서 작성이었다.


집필 계획서는 많은 내용이 들어간다. 제목, 목차, 예상 독자, 마케팅 방안, 집필 기간, 기획의도, 경쟁 도서와 차별성 등 생각보다 많다. 누군가 책은 기획이 반이라던데 딱 맞았다. 책을 쓰는 건 단순히 나만 잘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 출판사 입장에선 투자고 하나의 사업이다. 책 자체의 의미도 중요하지만 그건 일단 독자에게 팔리고 난 다음이었다. 혹시나 출판사에 투고를 계획 중이신 분들은 무조건 집필 계획서를 상세히 작성하시는 것을 추천한다. 계획서를 작성하다 보면 내가 무엇을 어떻게 써내려 가야 할지 명확해진다.


나름 공들인 집필 계획서를 보내고 편집자님에게 칭찬을 들었다. 특히 목차 부분이 독자들이 보고 잘 이해하실 거라면서 언급해주셨다. 나도 미팅을 준비하면서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책은 제목보다 목차가 더 중요하다는 거다. 목차는 기본적으로 이 책이 무엇을 위해 쓰였는지 독자들에게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또한 책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쓰는 입장에서도 정리가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만약 따로 원고를 완성하지 않거나 일부 챕터만 보낸다면, 목차에 힘을 싣어야 한다. (나는 그동안 목차가 중요하다가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 금요일 편집자님과 미팅을 마쳤다. 편집자님의 미팅에 대한 집중과 관심, 경청하는 자세가 좋았다. 편한 분위기에서 어떤 책을 써야 할지 공감대가 형성됐다. 우선적으로 게임 QA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다. 솔직히 시중에 나온 책이나 인터넷 정보는 매우 한정적이다. 현직에 있는 사람도 많은 정보를 얻기 힘든데 편집자님은 오죽하셨을까. 다행스럽게도 편집자님 반응은 긍정적이셨다. 그러면서 몇 가지를 집어 주셨다. 설명으로만 가득 차면 자칫 이론서로만 남을 수도 있기에 예제나 에세이 및 대화 형식의 글도 중간중간에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생각지 못한 부분이라 확실히 현직에 계신 분들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시간 정도의 미팅은 성공적으로 마쳤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언급할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인세율이나 지급조건, 부수 등 여러 가지를 생각했다. 초보 작가인 나, 게임 QA라는 생소한 분야, 한정적인 독자층, 출판사 규모 등 상황을 미뤄보면 이해가 됐다. 집필 기간에 대한 고민 때문에 아직 정확한 답변을 드리지 않았지만 조만간 첫 출간을 위한 집필이 시작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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