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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sun Kim 김희선 Sep 01. 2019

한달동안
매일 글쓰기 챌린지를 해보니

글쓰는 근육의 발견

8월이 시작할 때, 8월 안에 원고를 완성해야 하는 계획이 있으신 모모님과 같이 매일 뭐라도 글을 쓰자는 챌린지를 시작하고 CoDo App에서 액션을 만들었다. 


글쓰기 챌린지를 하기 전에는 저녁에 애를 재우면서 같이 자버리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에너지가 고갈되어 침대에 누워서 시덥잖은 웹질이나 하면서 쉬는 걸로 루틴이 되어 있었다. 매일 글쓰기를 시작하고 나서는 일단 같이 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저녁에 누워서 침대와 한몸이 되어 늘어붙어 있다가도 침대에서 몸을 트득트득 뜯어내어 모니터 앞으로 갔다. 쓰고 있는 걸 스크린샷 찍어서 보내거나 블로그에 올린 것의 링크를 서로 매일 보내드려 인증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같이 챌린지를 하는 모모님도 매일 쓰시는 챕터들을 보내오셨다. 


매일 밤 8시부터 10시까지(종종은 더늦게까지)정도의 시간이 글쓰는 데 혹은 글을 쓸 마음이 날때까지 기다리면서 딴짓을 하는데 쓰였다. 보통 밤 10시쯤에 각각 Done을 누르고 인증샷을 보냈지만 어떨땐 자정 직전에 보내기도 하고, 하루에 뭐라도 쓴다고 하는 조건 때문에 한두문단만 끄적인 걸 한 걸로 치기도 하고, 한 달 하는 동안에 딱 한번은 빼먹기도 했다. 그래도 31일 중에 30일을 매일매일 조금이라도 뭐라도 썼으니 꽤나 꾸준히 한 편이다. 심지어는 엄마랑 여행 가 있던 라스베가스에서도 낮동안의 효도관광을 마치고 몸이 천근만근이었어도 주무시는 엄마 옆에서 한두문단이라도 썼다. 모모님은 그 사이에 탈고와 퇴고를 다 마치셨으니 나랑은 비교도 안되게 진중하게 많이 쓰셨지만, 나도 평소 글 안쓰던 습관을 털고 매일 글을 쓰게 되어서 놀라워 하고 있다. 


CoDo App이 보여주는 이 챌린지의 통계


이렇게 해서 한달 동안에 그동안 개점휴업상태이던 브런치에 한글 포스트를 8개 올리고, 그 중의 4개가 시리즈로 쓴 것이다. 역시 죽어있던 미디엄에는 그 시리즈를 바탕으로 영어 포스트를 하나 썼다. 앞으로 2-3개 더 쓸 것이다. 그리고, 물론, 매주 뽐멜을 보냈다. 


지금 보니 브런치에서는 8월 한달 동안 조회수가 1447이라고 나온다. 큰 숫자는 아니지만 대부분은 8월에 쓴 8개의 글들이 견인한 조회수. 처음에는 페이스북에서 내가 공유한 데서 트래픽이 나오는 것 같더니 요새는 브런치나 검색 엔진에서 들어오는 트래픽이 더 많다. 신기하네. 


매일 글쓰기 챌린지를 해보니, 좋았던 점들은: 

글을 쓰는 근육(?)이 는다: 글을 쓰는 것도 생각을 하는 훈련의 일환이라고 하는데, 정말 그렇다. 글을 쓰다보니 머릿속에 막연히 가지고 있던 생각이 정제되고 기록이 된다. 기록이 된 것을 가지고 다시 돌아보기가 가능하다. 글거리를 가지고 글로 써내는 것이 빨라지고 즐거워졌다.

저녁 시간을 좀 더 활용하게 되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는 하지만 저녁 시간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8월에는 저녁에 좀 늦게까지 피곤을 이기고 뭔가를 끄적였다. 혼자서라면 정말 그렇게 못했을 것이다. 대신에 8월 동안은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늦어져서 새벽 5시 차마시며 일기쓰는 시간은 해본지가 오래되었다. 트레이드오프라고 생각한다. 

방치하고 있던 블로그들을 다시 손보게 되었다: 이제 이 모멘텀을 계속 끌고 가야지. 꾸준히 글을 쓰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영어로도 계속 쓰자. 문법 스타일 다 망해도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 하면서 쓰는 것이 필요하다. 뻔뻔하게.


자 그래서 9월달에 매일 글쓰기 챌린지 하실 분?? 


Photo by Stok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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