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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Ha Mar 07. 2020

시간 전쟁

많은 일을 하고도 여유로운 사람들의 비밀

시간관리 분야에 신간이 출간되면 꼭 챙겨서 읽어본다. 시간관리의 글을 지속적으로 쓰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다른 작가의 눈으로 보는 시간관리 개념이 궁금하기도 하다. 최근에 출판되는 시간관리 분야의 책은 시간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스킬에 대해서 다루기보다는, 전반적인 삶 속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경향이 있다. 단순히 시간을 기록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제한된 시간에 몰입하여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알려준다. 그렇게 하기 위해 일할 때는 좀 더 집중해서 일고, 쉴 때는 확실히 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들이 반응이 좋다. 바쁘게 돌아가는 삶 속에서 시간의 가치를 깨닫고 그 가치의 효용을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도 시간 관리 전문가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임으로써 많은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시간 전쟁’, 참으로 강한 이름으로 제목을 정한 편집자의 노력이 드러난다. 표지도 눈에 확 들어오는 파란색을 사용하였고, 거기에 글자를 금색으로 인쇄하여 시각적인 효과를 주었다. 단순 시간 관리라기보다는 시간 전쟁이라 제목 속에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 듯하다. 하루하루를 쫓고 쫓기는 시간의 전쟁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위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비법을 담고 있는 전략서인듯하다. 과거에는 병법서를 읽고 전쟁을 준비했다면, 시간이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은 이 시대에는 시간 관리 분야의 책을 읽고 지혜를 얻는 것이 현대인들이 전략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기술의 발전은 시간을 단축해 주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편지를 보내고 며칠을 기다리던 과거와 달리 실시간으로 언제든지 상대방에게 연락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이 발달되었고, 전 세계 어느 곳에 있는 누구에게나 블록체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돈을 안전하게 송금할 수 있도록 기술은 발달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통해 몇 백 년 동안 쌓인 데이터를 학습시켜 사람이 연구하는 것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문제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있게도 되었다. 이 책은 이렇게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어찌 보면 과거보다 훨씬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하루하루 전쟁을 치루어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책은 크게 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를 통해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간단하다. 시간의 가치를 깨닫고, 그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주요 내용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첫째, 시간은 모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시간을 단순히 한쪽 면만을 가진 단순 자원으로 간주하기보다는, 모순으로 간주한다. 시간의 상충되는 이면을 고찰함으로써 독자들이 어떻게 시간을 다루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준다.

  “시간에서 벗어나는 것은 시간으로부터 자유를 의미한다. 하지만 시간으로부터의 자유는 시간의 통제로부터 생겨난다.(P13)”

“ 시간을 귀중하게 여기기 위해서는 반대로 시간은 풍부하다는 진리를 받아들여야 한다.(p.13)”


궁극적으로 시간으로부터의 자유는 당연한 의무가 없는 더없이 행복한 순간을 누리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시간의 풍족함을 느끼고 의미 있는 삶을 지향하면서 여러 가지 일들을 해내는 것이기도 하다


둘째, 자신에게 최적화되도록 시간을 설계한다.

 “시간은 바로 정원과 같다. 내가 우리 집 창문을 통해 매일같이 바라보는, 봄날의 수선화가 가을의 과꽃으로 이어지는 그런 정원 말이다. (p.37)”

 “정원사는 원예가 단순히 식물을 심어두기만 하고 잊어버려도 되는 활동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정원 가꾸기에도 평가와 수정이 필요하다. 가장 튼튼한 식물일지라도 약점이 있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P.37)”

 정원사가 나무만 심으면 끝이 아니라 끊임없이 물을 주고 가꾸어 주어야 한다. 어떤 일을 하던지 일을 계획하면 그 일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점검해야 한다. 


자신의 시간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쓰고 있는 이 일분일초가 내가 계획한 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대충 감으로 내가 느끼대로 시간을 평가하게 된다. 일주일에 50시간 일한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40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왜냐하면 빈둥거리고 기다리는 시간 등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비효율적인 일에 끊임 시간을 도둑맞기 때문이다. 

 J.K. 롤링이 해리포터 7편을 쓸 때, 아이들은 집을 어지럽히고, 개는 짖고, 집엔 손님이 방문해서 엉망이 된 상황에서 그녀가 찾은 해결책은 호텔이었다. 그곳에서 그녀는 아무도 방해받지 않으면서 원고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셋째, 기억할만한 일들로 시간을 채운다. 

“기억은 인간이 시간에 대해 갖는 느낌, 이를테면 시간을 빈약하다고 느끼는지, 풍성하고 느끼는지, 아니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고 느끼는지 등과 심오한 관계가 있다고 밝혀졌다. (p.73)”

“우리는 더 많은 시간을 원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더 많은 기억입니다.(p.74”)

“유대교에는 유월절 식사 전 식탁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사람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오늘 저녁은 다른 저녁과 무엇이 다릅니까?.. 오늘 저녁은 유대인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을 기념하는 저녁이기 때문에 다른 저녁과 다르다.(p.81)”


 결국 여기서 배울 점은 하루하루를 어제와 다르게 우리 뇌가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항상 어제와 오늘이 왜 다른지를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이유를 찾아본다면 그날의 의미와 그날의 기억은 우리 뇌에 소중한 날로 기억될 것이다. 


넷째, 시간을 빈틈없이 채우기보다는 여유를 확보하라. 

“여유시간이야말로 꽉 찬 일정표가 줄 수 없는 기회를 준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P.109)”

“정리는 마음에 들지 않는 물건을 버리는 것이 아니다. ‘기쁨을 자아내는’ 물건만 지키는 것이다.(P.109)” 


특히, 현대인들은 여유시간이 남을 때마다 핸드폰을 꺼내 이 시간을 필사적으로 채우려고 한다. 하루 2시간 정도는 소셜 미디어에 시간을 보낸다고 하니,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고 쓰는 시간이 더욱 많음을 알게 된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자신을 자극하지 말고, 스트레스를 주지 말아야 한다. 고속도로에 휴게소가 있는 것처럼 우리 삶도 쉬어가는 시점이 있다. 그 시간은 우리에게 또 다른 삶의 여유와 풍성함을 줄 것이다. 


다섯째,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마침내 그녀는 올해의 단어를 ‘시간을 들이다. Linger’로 정했다. 시간을 들이는 것은 서두르는 것의 반대입니다.(P.138)”

“시간을 들인다는 거은 현재를 적극적으로 음미하고 그로써 시간에 대한 경험을 확장시키는 것이다.(p.149)”


우리가 자라면서 ‘어떤 일이든지 정성을 들여라’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하는 일에 정성을 들이고 노력한다면, 정성을 들이는 만큼의 결과가 나오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시간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쓰고 있는 시간에 정성을 들이고 노력하는 만큼 현재 주어진 순간에 집중할 수 있게 되어 삶의 만족도 올라갈 것이다. 


여섯째, 행복에 투자하라. 

“돈, 시간, 사고방식 이 세 가지 자원은 다른 방식으로 제 역할을 한다. 돈의 역할은 직접적이다. 시간은 그만큼 직접적이진 않지만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놓을 만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사고방식은 이들 중 가장 규명이 덜 되었지만 가장 중요한 자원일 수도 있다.(P.168)”

“행복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측정할 수 있다. 당신이 삶의 전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주는 ‘생활만족도’라는 것이다.(p170.)


하루를 돌이켜 보면 다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있을 것이다. 이러한 순간이 지속되도록 자신의 돈과 자원을 투자함이 바람직할 것이다. 즐거움은 훈련이 되는 것처럼, 매일매일 행복해지기 위해서 내가 가진 자원을 투자하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곱째, 시간이 주는 낙숫물 효과를 생각하라.

“과정 목표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과정 목표란 이런 식이다. 체중을 7kg 빼겠다고 결심하는 대신 매일 운동을 하고, 음료수 대신 물을 마시고, 점심과 저녁에 채소를 먹고, 8시 30분 이후에는 음식을 머지않겠다고 결심하는 것이다(p.211)”

“작은 것들도 되풀이되어 모이면 큰 것이 된다’가 비결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P.215)”


나는 인생은 노가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이 말에 담긴 뜻은 결국 매일 조금씩 하다 보면 큰일을 이룰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낙숫물이 댓돌에 구멍을 내는 것처럼 매일 조금씩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이 원하는 목표 지점에 도달함을 알 수 있다. 


여덟째, 사간과 보내는 시간의 가치를 생각하라.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친구를 찾는다면 친구가 무슨 소용이겠는가? 이 말은 해야 할 일을 다 끝내고 남은 시간을 인간관계에 쓰는 사람들의 경향을 꿰뚫어 본다.(p229)”

“인간관계를 더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은 ‘자주 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누는 것이다.(p232)

“직장에서의 인간관계에 대한 투자는 시간을 가치 이게 보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직장인들이 한결 같이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일은 할 만한데 상사 때문에 힘들다’이다. 얼마나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가 자신의 행복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까운 사람과 더욱 가치 있는 시간을 보냄으로써 보다 나은 인간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좋은 인간관계 형성도 시간 전쟁에서 승리하는 비책이 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8가지 방법을 통해 시간의 가치를 깨닫고 자신의 시간을 소중하게 다루는 방법을 알려준다. 정원사가 나무를 심고, 매일 물을 주고, 가지치기를 해주는 것처럼, 우리 삶도 계획이라는 씨를 뿌리고, 이 씨앗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관리하는 것이 우리 삶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비책인 것이다. 단순히 시간을 계획을 빽빽하게 세워서 시간에 쫓기는 삶을 살기보다는, 보다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시간 자원을 제대로 배분해야 한다. 


우리는 항상 더 많은 시간을 원한다. 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더 많이 원하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행복한 기억이라는 저자의 의견에 공감하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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