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일상처럼, 일상은 여행처럼
이렇게 여행 가기도 전에 들떴던 여행이 있었나? 친구랑 처음 가는 해외여행이었던 ‘네팔'이 그나마 좀 떨리긴 했었다. 그래도 이렇게 2주 전부터 신이 나서 일상생활이 힘들정도는 아니었다. 특히 코로나가 끝난 후 첫 해외여행이라 그런지 마치 인생의 첫 여행을 앞둔 느낌이다.
2019년 가을부터 겨울의 뉴욕은 인생에서 정말 잊지 못할 기억 중에 하나다. 4년 전 너무 어렸던 나에게 뉴욕은 너무 큰 도시였고 모든게 신기한 나라였다. 처음 해보는 것들이 너무 많은 여행이었다. 인생 사진 찍어보겠다고 처음으로 피부과도 찾아가봤고, 여행 중에 눈에 거미다리 같은 두껍게 붙인 교포 언니들을 보면서 '엇? 나 뉴욕 왔는데 나도 저거 한 번 붙여볼까..?' 했던 게 내 속눈썹 연장 역사의 시작이었다. 손톱연장도 뉴욕에서 처음 해봤닼ㅋㅋ아니 무슨 이건 여행 경험이 아니라 뷰티에 그냥 눈 뜬거 같은데요..?ㅋㅋㅋ
지금 생각하면 반짝이는 뉴욕에 가까워지고 싶어 노력했던 시간인 것 같다. 여행을 하면서 발에 치이도록 아이비리그 친구들을 만났고, 발에 치이도록 돈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자수성가한 친구도 많았지만 내가 만났던 많은 유학생 친구들은 대부분 집이 부유한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다. 한 달 조금 넘는 시간을 여행하면서 잠시나마 내가 일년동안 쓸 돈을 한 달..? 일주일..?만에 쓰는 라이프를 구경하는 건 재밌는 경험이면서도 쓸쓸함이 동반했다. 화려한 도시에서 내가 반짝이는 존재가 아니라는 생각이 문뜩 들 때마다 뉴욕을 미워하게 될까봐 무서웠다. 너무나 멋진 뉴욕이란 도시를 미워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으니까. 그시절의 나는 스스로가 내 인생의 주인공이 아닌 것 같아 답답함을 느끼고 지금보다 더 나은 상황과 지위 경제력등등을 갖고 싶어 어깨의 긴장이 빡 들어간 상태였다. 뭔가 드라마에 나오는 그런 삶을 살아야지만 인생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뉴욕의 아름다움을 보면서도 아름다운만큼 쓸쓸함을 함께 느끼며 외로웠던 것 같다. one of them이 아니라는 사실에.
4년이 지난 현재, 난 내 상태 그대로를 받아들였다. 타협했다고 해야 맞는 걸까. 더이상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아등바등 하지 않는다. 나를 갉아먹지 않는 선에서만 적당히 노력하는 재미없는 으른이 되었다. 포기를 배운 나 찐어른..? ㅋㅋㅋㅋㅋㅋ 이젠 화려한 뉴욕에 가도 '난 왜 이렇게 화려한 삶을 살지 못하는 거지?' '왜 난 저렇게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지 못한 거지 ?' '난 왜 저들만큼 일에 열정적이지 못 한거지?' 생각하며 자기검열과 비난의 과정을 거치지 않을 것이다.그저 내가 모은 돈으로 세상의 중심인 뉴욕에 오고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하는 자기방어(?)에 도가튼 사람이 되었다. 물론 여전히 그 도시에 살고 싶은 생각이 들긴 하겠지..미래 남편 2주동안 미국에서 찾아볼까봐..
이번 여행에선 남들을 부러워하고 내 처지에 대해 자기연민을 느낄 시간에 뉴욕을 내 두 발로 밟고 있는 감사한 사실에 집중해서 뉴욕이란 도시를 사랑하고 길 위에서 만날 사람들과 소통하고 초대해준 진구들을 잔-뜩 사랑해주고 와야겠다❤️
흔쾌히 집을 내어준 친구와, 뉴욕 투어를 시켜준다며 시간을 써서 나와 약속을 잡아준 친구들에게 글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맙다. 뉴욕을 떠올리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유는 내가 사랑하는 도시를 다시 방문한다는 점보다, 나를 생각해주고 배려해주는 친구들이 지구 반대편에도 있다는 사실 때문인 것 같다. 돈 없는 백수의 신분이라 친구들에게 거한 맛있는 밥을 턱턱 사줄 수는 없지만,, 사랑으로 가득찬 마음을 가지고 미국으로 떠납니다,,❣️
저의 두번째 미국 여행기 기대해주세욥~!~!~!
4년만에 방문 할 뉴욕이 너무나 기대가 됩니다. 뉴욕 여행을 다짐한 순간부터 여행을 마무리하는 순간까지 생생하게 담을 수 있길,, 재밌는 뉴욕여행기 가지고 돌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