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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주 Mar 30. 2020

큰 딸로 산다는 것

엄마의 마음을 가장 많이 닮아가는 게 큰딸일 겁니다

큰 딸로 산다는 건 행복한 일입니다

당신이 나를 먼저 불러주니까요.

새로 산 옷을 먼저 입히던 당신의 손길이

촘촘하게 엮인 목도리처럼 따뜻하게 전해질 때면

이기적인 마음도 쏙 들어갑니다    


큰 딸로 산다는 건 때로는 힘든 일입니다

당신의 짊을 함께 져야 하니까요

홀로 밤새우며 밤잠 설치는 당신의 근심이

무거운 몸을 일으키지 못할 만큼 나에게 전해질 때면

함께 밤새워 숨을 죽인답니다    


잔잔하게 움직이는 물결 위에

빠알간 석양이 물들 듯

조금씩 전해지는 당신의 마음도  

  

순식간에 밀려오는 파도처럼

나를 후려치듯

정신없이 전해지는 마음도    


나는 기꺼이 자갈이 되어 받으렵니다

그래도 당신이기에 환하게 웃을 수 있으니까요    

그 무게 기꺼이 나눌 수 있음을

그 마음 기꺼이 받을 수 있음을


저는 큰딸이니까요    




엄마에게 향하는 마음을 시로 적어봅니다.

당신이 있어 행복한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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