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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꿈 Feb 09. 2020

울면안돼~

언젠가부터 우리 집은 작은 학교가 되었다. 학교에서 교실 뒷편을 아이들 작품으로 꾸미듯 우리집 거실 한쪽 벽은 아이들 차지가 되었다. 겨울을 맞이하여 겨울과 관련된 대화도 하고 벽면도 함께 꾸며보았는데 직접 만든 작품으로 벽면을 꾸며서 그런지 언어뿐만 아니라 인지의 발달도 함께 따라주는 느낌이다.


"시원한 가을이 가고 추운 겨울이 왔어요."

"가을아, 안녕. 다음에 또 만나!"

"겨울아 반가워. 사이좋게 지내자."

"겨울은 아주 추워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요."


처음엔 이 정도의 대화로 이어지던 겨울 대화는 어린이집에서 이루어진 활동, 매체를 통해 들려지는 정보와 함께 점점 더 풍성해졌다.


"벌써 12월이네. 이제 꿈이는 한 달만 있으면 다섯살 형아야."

"다섯살?"

"응, 꿈이는 지금 몇 살이지?"

"네살! 꿈이는 네살이야."

"그래. 그런데 한 달 후에 꿈이는 다섯살이 될거야. 12월에는 크리스마스도 있어."

"크스마?"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에는 산타할아버지가 오셔서 착한어린이에게 선물을 줘."


처음 크리스마스에 대해 설명할 때만 해도 밤중에 찾아오는 산타할아버지에 대해 공포를 느꼈는지 꿈이는 자다깨서 엉엉 울기도 했고 산타할아버지가 안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생각해보니 3살 때 있었던 크리스마스 행사때 하안색 수염을 붙이고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온 산타할아버지를 보고 깜짝 놀라 엉엉 울었던 기억이다. 그래도 이제 네살이라고 '착한 어린이에게 선물을 주는 할아버지'가 기다려지는지 밥을 잘 먹은 후에, 책을 열심히 읽은 후에, 동생을 도와준 후에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줘야겠다. 꿈이가 착해서'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한껏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게 하기 위해 아침 저녁으로 크리스마스 캐롤을 틀어줬는데 꿈이 뿐만 아니라 동생까지 노래를 흥얼거리며 신이 나 있었다.


"자, 모두 잠잘시간이에요. 장난감 정리하고 얼른 들어오세요."


다섯 살을 바라보고 있는 꿈이는 7시정도만 돼도 장난감을 정리 하고 방에 들어가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지만 동생은 더 놀고 싶은 마음에 한바탕 울다가 잠이 들곤 한다. 잠자기 싫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울다가 잠이 드는 둘째에게 익숙해진 나는 그저 이 시간이 지나가길 바라며 토닥거릴뿐인데 이럴 때마다 갑자기 꿈이의 레퍼토리가 하나 추가돼 버렸다. 


"울면안돼, 울면안돼. 산타할아버지는 우는 아이게 선물을 안주신대. 잠잘때나 일어날때, 짜증날때 장난할때도 산타할아버지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신대!"


꿈이가 동생을 위로하며 이렇게 노래를 부르고 나면 신기하게도 동생은 안정을 찾고 울음을 그치곤 하는데 그 때마다 있었던 폭풍 칭찬이 강화가 되었는지 꿈이는 잘 시간마다 우는 동생 달래기에 여념이 없다.


"엄마가 섬그늘에~ 굴따러 가면. 아기는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월별 추천활동>

1월-만나는 사람마다 '새해복많이받으세요.'인사하기, 새해 다짐하기

        '나는 이제 0살이야. 작년에는 0살이었는데 이제 0살 형님이 되었어.'

        설날 준비하기, 가족,친척과 관련한 어휘 익히기

2월-학기 마무리 대화 하기'00반 친구들은 이제 00반 형님반으로 올라갈거야. 동생은 00반이 될거야.'

       가정 상장 수여식'00반에서 꿈이가 1년동안 착한 일을 많이 해서 주는 상이야. 00반에서도 잘 해보자.' 

       감사인사하기 '선생님 그동안 잘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월대보름 알기 '올해 처음으로 큰 보름달이 떠오르는 날이야. 달님에게 소원을 빌러 가자.'

3월-새학기 준비하기'00반에서 새로운 선생님, 친구들과 즐겁게 지내자.',

       봄에 대한 이야기 하기'봄과 관련된 노래 익히기, 날씨에 대해 이야기 하기, 가벼워진 복장에 대한 대화 나누기

4월-식목일 이야기하기, 봄소풍에 대해 이야기하기

5월-근로자의날, 부처님오신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에 대한 대화하기 

6월-더워지는 날씨에 대한 이야기하기'이제 날씨가 더워져서 반팔 옷을 입고 다닐거야.'

       꽃과 나무의 변화 비교하기'추운 겨울에는 나뭇잎이 없었는데 이제 초록색 잎이 많이 생겼어'

       현충일 이야기하기

7월-여름에 대한 대화하기, 여름 관련 노래 익히기, 여름 휴가 계획 세우기, 어린이집 여름방학에 대해 설명하기

8월-여름휴가 떠나기, 여행가방에 넣을 짐과 장난감에 대한 대화하기, 이동할 때 이용할 교통수단에 대한 대화 하기

9월-가을에 대한 대화하기, 추석 준비하기, 가족, 친척과 관련한 대화하기

10월-개천절, 한글날 관련 대화하기, 가을 소풍에 대해 이야기하기

11월-겨울에 대한 이야기하기, 겨울 관련 노래 익히기, 날씨와 자연환경의 변화에 대해 대화하기

12월-한 해 마무리 하기, 크리스마스에 관한 노래 및 대화하기

   

언어라는 건 어차피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하나의 수단이기 때문에 시의성을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책과 함께, 여러가지 치료기법과 함께 아기의 언어는 늘 수 있지만 이 언어를 활용할 바탕이 되는 사회와 관련된 주제의 대화를 익히는 건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하는 일이다. 어린 시절부터 시기에 맞는 대화와 활동, 환경을 꾸며주며 해마다 이에 맞는 요소를 곁들여 주는 것은 육아를 하고 있는 모든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일이지만 바쁘게 지내다보면 지나쳐버릴 수 있는 너무 사소한 일이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아기는 장난감으로, 책으로 분절되어 진행되는 활동보다 생활 속의 이 시의적인 활동을 더 자연스럽게 느끼고 습득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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