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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ㅁㄴ Aug 31. 2020

그 친구들은 잘 살고 있을까

나의 중국 친구들

중국은 참 폐쇄적인 나라다. 현지 번호, 현지 카드가 아니면 사용 못하는 애플리케이션도 많고, 해외 번호나 카드로는 새 기기에서 SNS 재로그인을 한다거나 비밀번호 찾기 등이 쉽지 않다. 아니 아예 되지 않는 게 다반사다.(어쩌면 내 중국어가 부족해서 잘 모르는 수도 있지만) 또 현금과 카드보다 많이 쓰인다는 QR코드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 위챗페이도 중국 카드가 아니면 등록조차 안 된다. 중국의 폐쇄성이 이정도다.

한국에 돌아와서 그 폐쇄성을 제대로 실감했다. 어느 날 휴대폰을 바꾸고 웨이신을 다시 깔았는데, 현지 번호로 만들었던 아이디가 로그인이 되지 않았다.


더 심각한 건 한국 번호로 만든 계정도 마찬가지. 이후 한국 번호로 새 웨이신 아이디를 만들어 사용하다가, 몇 년 뒤 휴대폰을 바꿨다. 한 동안 웨이신 사용할 일이 없어서 어플을 깔지 않다가 몇 달, 아니 어쩌면 1년 이상 지나고 다시 어플을 깔아 로그인을 시도했다. 근데 한국 번호로 만들었던 계정마저 무슨 이유에서인지 로그인 되질 않았다. 비밀번호 찾기를 해도 같은 프로세스만 무한반복. 결국 실패.

내 웨이신 계정에는 중국 현지에서 나를 챙겨주던 친구들, 함께 여행 다니던 친구들. 한국에도 놀러 와서 우리 집에서 묵으면서 서울 여행을 즐겼던 친구들. 소중한 인연들이 거기에 있다.


그런데 기존 계정을 사용할 수 없으니 그들과 연락할 방법이 없다. 그들은 나와 사용하는 SNS가 다르다. 중국은 인스타그램도 페이스북도 사용하질 못한다. 웨이신이 그들과의 유일한 연락 수단이었는데.


가끔 사진첩을 뒤져보며 그들이 생각난다. 그 친구는 지금 잘 살고 있을까. 중국에서는 한국보다 대체로 일찍 결혼한다고 알려주던 그 친구는 지금쯤 결혼했을까. 그들도 가끔 나를 생각할까. 문득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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