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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원필 Nov 10. 2023

디자인하는 방법

디자인과 브랜드 페르소나

지난 콘텐츠에서는 핵심가치와 고객 페르소나, 브랜드 페르소나를 이용하여 네이밍과 슬로건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디저트 카페인 PRRRR(구. 홍콩 94)의 사례를 보여드리면서 한 스텝 한 스텝씩 만드는 과정을 여러분들께 공유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좀 더 구체적으로 디자인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를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이번에도 PRRRR의 사례를 공유해 드리면서 브랜드 페르소나에서 어떤 식으로 디자인을 추출해 냈는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영상으로도 확인할 수 있으니,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도 함께 부탁드려요~!!


유튜브 바로가기 : https://youtu.be/-bLY0SKzdNU?si=7TC3U_2DFQc_m_qO





사례에 앞서 브랜드 페르소나와 디자인의 관계에 대해 한 번 더 짚고 넘어가도록 하죠.


첫째, 브랜드 페르소나를 탄탄하게 잘 만들어 놓을 경우, 디자인을 하는 데 있어서 일관성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브랜드 페르소나가 디자인의 기준점을 세워주기 때문이죠. 우리 브랜드가 지닌 이미지를 일관성 있게 고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확고한 철학과 기준이 필요합니다. 


때로는 트렌드라는 광풍 때문에 우리 브랜드가 뒤쳐지면 어쩌지 라는 조바심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물론 트렌드와 우리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이 같다면 순풍을 타고 가는 배처럼 트렌드를 따라가면 됩니다만, 만약 트렌드가 우리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면 어떨까요? 트렌드를 따라가다 자칫 잘못하면 그동안에 힘들게 쌓아 올린 우리 브랜드의 자산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브랜드 페르소나는 디자인의 기준점을 명확하게 잡아줍니다. 섣부르게 유행이나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브랜드 자산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둘째, 브랜드를 디자인하는데 수많은 디자인 리소스를 제공해 줍니다. 잘 만들어진 브랜드 페르소나를 살펴보면 성격이나 성향, 색깔, 스타일 등 수많은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단서가 담겨 있습니다. 브랜드 페르소나가 지니고 있는 소품이나 의상에서 컬러나 형태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고, 페르소나의 성격에 맞춰 그래픽의 큰 톤이 정해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리소스들을 어떻게 조합하느냐, 혹은 디자이너가 어떤 식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큰 방향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일관성 있는 디자인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 과정들이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이뤄진다면 브랜드 자산을 점차 두텁고 튼튼하게 쌓아나갈 수 있습니다.



셋째,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 간의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합니다.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는 서로 타자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상대방의 생각을 읽어내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디자이너들이 더 많은 시간을 들여서 다양한 스타일을 만들어 클라이언트에게 제안하곤 합니다. 3-4안까지 만들지만 클라이언트는 딱히 맘에 들지 않아 처음부터 다시 하는 경우도 허다하죠.


브랜드 페르소나는 이런 미스 커뮤니케이션을 확실하게 줄여주는 역할을 해줍니다. 시간과 비용을 절약해 주죠. 디자인을 결정할 때에도 페르소나에 맞는 디자인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됩니다. 마음에 안 드는 것을 수정 요청할 때에도, 디자이너로서 꼭 고집해야 하는 부분이 있을 때에도 브랜드 페르소나와 맞는가를 중심에 두고 커뮤니케이션하면 됩니다. 




이번에는 진행하고 있는 PRRRR의 디자인을 같이 살펴보면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전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 PRRRR의 로고 이미지를 먼저 보여드렸는데요, 하나씩 좀 더 구체적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확정된 로고와 슬로건



PRRRR 브랜드 페르소나 카리나 씨

우선 브랜드 페르소나인 카리나 씨의 모습을 다시 한번 살펴보죠. 멕시코 사람인 카리나 씨는 활동적이고 쿨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스타일리시하고 적극적으로 본인의 몸매를 드러내는 스타일을 추구합니다. 반려동물로 포니를 키운다는 설정도 독특합니다. 


로고를 디자인하는 데 있어서 위의 페르소나가 적극적으로 표현되도록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우선 전형적인 서체에서 벗어나 이미지에 가까운 볼드한 타입의 서체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카리나 씨 특유의 자유롭고 쿨한 이미지를 나타내는데 전형적인 서체는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어느 정도 가독성은 지닐 수 있도록, 서양의 카툰에서 자주 사용되는 형태의 서체를 모티브로 새롭게 그려나갔습니다.



우선 똑바로 서있는 형태라기보다는 이탤릭 형태처럼 기울기를 주어 정적인 이미지보다는 동적으로 느껴지도록 디자인하였습니다. 카리나 씨가 지니고 있는 과하지 않지만 밝고 활발한 활동적인 이미지를 약간의 기울기를 이용하여 표현되도록 하였습니다.



스타일리시하면서 적극적으로 여성성도 표현하는 카리나 씨의 이미지는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면 좋을지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만들어낸 서체 타입의 로고를 기준으로 뾰족하게 날 선 부분에 라운드 값을 추가해 보는 것은 어떨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곡선이라는 요소를 이용해 여성성을 표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아 여러 가지 값을 적용하여 보았습니다. 



또한, 글래머러스한 스타일을 강조하기 위한 방법으로 가로획과 세로획의 차이값을 늘려보는 방법으로 여성성을 표현하는 방법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위의 라운드 값과 가로세로획 차이값을 적용하여 여러 가지 형태를 만들고 출력해서 살펴보았습니다. 


모서리가 둥글어질수록 연령이 낮아져 보이고, 쿨한 이미지가 줄어듭니다


결과적으로 라운드 값을 주는 것은 과감하게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라운드 값이 강해질수록 여성성이 드러나기보다는 연령이 낮아지는 느낌으로 변모했습니다. 그리고 브랜드 페르소나인 카리나 씨의 쿨하고 당찬 느낌의 성격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공통적인 의견으로 인해 라운드 값은 빼되, 가로획과 세로획의 차이값을 좀 더 적극적으로 이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가로획과 세로획의 차이값이 늘어날수록 클래식해지면서 좀 더 나이가 있어 보입니다


여기에서도 카리나 씨의 이미지가 기준이 되어 주었습니다. 카리나 씨의 연령은 26세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가로획과 세로획의 차이값이 커지면 커질수록 모던한 이미지가 점차 클래식한 느낌의 이미지로 변해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브랜드 페르소나의 설정 연령에 맞도록 차이값을 조정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가로획과 세로획의 차이값은 최대한 낼 수 있으면서도 클래식한 느낌이 들지 않는 적정선을 찾아나갔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로고타입을 만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서브 로고타입 이미지


이 로고타입에 맞춰, 다양하게 브랜드 변주를 줄 수 있도록 소문자 r을 적용한 로고타입도 제작했습니다. 서브로고타입은 메인과 달리 자주 사용하기는 어렵지만 이벤트나 기획상품 등에 사용하여 브랜드 변주를 주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마스코트 포니 역시 로고타입을 활용하여 제작하였습니다
마스코트는 포스터나 패키지 등의 재미요소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앞서 만든 로고타입을 이용하여 카리나 씨의 반려동물인 포니도 마스코트로 제작했습니다. 대문자 P와 R, 그리고 소문자 r글자를 이용하여 포니의 형태를 만들었습니다. 브랜드 페르소나인 카리나 씨의 쿨함과 더불어 약간의 귀여움을 추가해 줄 수 있는 요소로서 사용되도록 할 예정입니다.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마스코트라기보다는 그래픽 중간중간에 숨어있어 찾아보는 재미요소로 이용하고자 합니다.


로고타입에서 추출한 패턴 이미지입니다
그래픽 요소로 사용되며 패키지를 위한 마스킹테이프 등에도 적용합니다


패턴도 만들었습니다. PRRRR라는 로고타입의 형태, 소리가 주는 리듬감을 패턴으로 만들어보았습니다. 새롭게 그린 P와 R의 상단부를 라인으로 추출하여 패턴화 하였습니다. 마치 물결 같은 형태의 패턴으로 '프르르르르'하고 떨리는 떨림의 이미지도 표현되며 운동감도 느껴집니다. 이 패턴은 그래픽의 한 요소뿐 아니라 독자적으로도 이용하여 패키지를 위한 테이프 등에 쓰일 예정입니다.



컬러는 브랜드 페르소나인 카리나 씨가 멕시코인이라는 점에서 착안하였습니다. 멕시코 과달라하라라는 도심지에서 살고 있다는 설정에 맞춰, 멕시코의 식당과 카페의 이미지들을 리스팅 하였습니다. 그 결과, 멕시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강렬하고 화려한 컬러들을 선정할 수 있었습니다. 


컬러의 믹스매칭을 통해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하였습니다


대표 컬러 1개를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대비되는 6개의 컬러를 선정하였습니다. 카리나 씨가 지닌 변화와 재미를 좋아하는 성향과 스타일리시한 패션 감각을 컬러의 다양성으로 나타내고자 했습니다. 각각의 컬러를 믹스 매칭하여 PRRRR 브랜드가 추구하는 경쾌하고 발랄한 이미지를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거죠. 


두개의 대비되는 폰트를 사용합니다
메인 폰트는 타이틀 및 이미지의 역할을, 서브 폰트는 제품의 설명을 위해 사용합니다


폰트는 메인으로 사용할 폰트와 서브로 사용할 두 개의 폰트를 선정하였습니다. 메인 폰트는 Chantal Bold Italic으로 선택했습니다. 실제 카리나 씨라면 이런 스타일로 글씨를 쓸 것 같다는 느낌의 손글씨 폰트입니다. 페르소나가 주는 쿨하고 활동적인 느낌이 잘 살아있습니다.


서브 폰트는 Pretendard Bold / Medium입니다. 메인 폰트가 손글씨인 데다 이미지적인 느낌이 강하다 보니 가독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정확한 정보의 전달과 가독성의 확보를 위해 서브 폰트는 정직하고 가독성이 뛰어난 폰트로 선택하여 사용하기로 하였습니다.




브랜드 페르소나인 카리나 씨를 이용하여 디자인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포스터, 패키지용 태그, 스티커, 마스킹 테이프, 컵 홀더 등 하나씩 적용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브랜드 전개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이 생기더라도 브랜드 페르소나를 기준으로 만들어간다면 보다 효과적으로 브랜딩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방법은 저희 스튜디오에서 디자인을 진행하는 프로세스입니다. 이 프로세스가 디자인하는데 정답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스몰 브랜드를 전개하시는 창업가 분들께는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만의 브랜드를 꿈꾸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오늘 이야기뿐 아니라 앞서 이야기해 드린 과정들을 한 번 꼭 실천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만약 혼자 하기 힘들다면 저희에게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


헤드쿼터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 don@hdqtr.kr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이야기를 보시고 브랜드 페르소나를 이용한 디자인에 대해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다음에는 다른 사례들을 통해서 저희 스튜디오의 작업과정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긴 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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