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스페이스 신대방점 디자인 프로젝트
안녕하세요 헤드쿼터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돈원필입니다.
오늘은 오픈이 임박한 비욘드스페이스 신대방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저희가 어떤 식으로 디자인을 진행했는지도 이야기해 드리고 지난 콘텐츠에서 가볍게 이야기했던 코워킹의 개념을 공간 안에 녹여내기 위해서 노력을 했는지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영상과 함께 이 글도 함께 보시면서 같이 투어 해보시죠.
유튜브 바로가기 : https://youtu.be/avxdE4q9b6g?si=832pKSe1IQhwq9P-
비욘드스페이스 신대방점은 신림선 보라매 병원역 1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습니다. 보라매 공원이 인접해 있고, 보라매 병원 뒤편에 신대방점이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과 환경도 좋습니다. 특히 보라매 병원 뒤편에 있는 작은 숲이 신대방점을 감싸고 있어서 새소리도 들리고, 숲 속에 와있는 느낌을 물씬 풍겨줍니다. 그래서 이번 신대방점의 슬로건은 '정원 속 나만의 오피스'입니다. 그만큼 주변 자연환경이 매우 좋은 입지에 있습니다.
비욘드스페이스 신대방점의 공간은 1층과 2층으로 두 개의 층을 사용하며, 크게 3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각 공간을 연결해 주는 통로와 계단이 있습니다. 각 공간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3개의 공간을 중심으로 조닝(Zoning : 공간 내 구역 설정)을 해주고, 연결하는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입구 계단으로 올라가면 바로 나오는 곳이 자유석입니다. 총 6개의 좌석으로 되어있고 완전한 오픈형 공간입니다. 커다란 책상 6개를 붙여놓아서 더 거대한 느낌의 대형 테이블처럼 느껴집니다. 자유석은 가볍다는 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가격도 가볍고, 캐주얼한 업무에 적격이죠. 완전히 오픈된 공간이다 보니 커뮤니케이션도 보다 자유롭습니다.
공간 전체적인 무드는 '숲'입니다. 이미 주변환경이 수풀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그 느낌을 공간 안쪽까지 연결하고자 자연소재인 나무를 적극 활용하였습니다. 필름이나 시트가 아닌 나무를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합판을 적극 활용하였고, 우드스테인으로 마감하여 자연스러움을 배가하였습니다.
원래 비욘드스페이스 신대방점의 경우, 기존에는 건축사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어서 그런지 꽤나 감각적인 공간이었습니다. 벽과 바닥은 전체적으로 콘크리트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고, 천정도 블랙 페인트 도장으로 해서 차분하고 깔끔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좀 차가운 느낌이 강했죠.
우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서 고정형 및 이동식 가구, 벽 등 목공 작업을 중심으로 디자인을 풀어나갔습니다. 덕분에 전체적으로 차가운 느낌에 자연스러운 온기를 더할 수 있었습니다.
동선을 따라 자유석에서 안쪽으로 이동하면 긴 통로가 나오는데 이곳에 바를 설치하였습니다. 공간 평면도의 정중앙부에 위치하는 이 통로에 바를 두어서 입주 고객들이 음료도 자유롭게 마시고,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공간의 중심지가 될 수 있게 하였습니다. 바 하단에는 수납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서 각종 식품이나 사무용 비품 등을 정리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습니다.
바 맞은편으로는 야외 테라스가 있습니다. 폴딩 도어가 되어있어 날씨가 좋을 땐 전체를 열어두어도 좋고, 날씨에 따라 문을 닫아둘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앙 정원이 잘 꾸며져 있어서 제 개인 사무실이었으면 하루 종일 머무를 수 있을 것 같은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테라스에 나서면 주변 수풀 사이에 살고 있는 새소리도 들을 수 있고 나무와 풀이 많아서 공기도 쾌적한 느낌입니다. 아마도 일하면서 뭔가 개인적으로 환기시키고 싶을 때 테라스에 나와서 기분전환도 하고, 바에서 커피 내려서 한잔 마시기도 하고, 다른 입주 고객들과도 이야기하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이 될 것 같습니다.
중앙 통로를 지나면 메인인 고정좌석들이 있습니다. 고정석은 오픈석과는 다르게 파티션으로 공간을 구분해 두었습니다. 보다 집중할 수 있고, 오픈석에 비해 프라이버시를 어느 정도 지킬 수 있습니다. 신대방점의 경우 개별 룸형태의 좌석은 없지만, 적당한 높이의 파티션을 통해 타인의 시선은 차단하지만 서로 연결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특히 각 좌석마다 옷걸이 겸, 수납장 겸, 신발장 겸, 파티션 역할까지 하는 박스를 제작해서 제공합니다. 별도의 개별 사물함 대신 오픈형 수납공간으로, 이전 신내점에 설치했을 때의 반응이 좋아서 신대방점에도 적용하기로 하였습니다. 물론 이전과는 다르게 신대방점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맞춰 우드로 제작하였습니다.
커뮤니티를 위한 장치도 곳곳에 준비했습니다. 우선은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계단 쪽에 벽을 설치했는데, 이 벽에는 입주자 정보를 붙여놓을 예정입니다. 입주 고객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누구인지, 연락처는 어떻게 되는지 내부적으로 공유해서 필요에 따라 서로 쉽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2층에도 커뮤니티를 위한 장치가 하나 더 있는데, 잠시 후 2층을 소개하면서 같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편의 시설로 개수대와 회의실이 있습니다. 개수대의 경우, 최근 카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컵 전용 개수대를 설치해서 입주 고객분들의 편의를 높이고자 하였습니다. 개수대 옆 책장을 지나면 회의실이 있습니다. 회의실은 유리 파티션을 통해 별도의 공간으로 분리를 했고, 회의실 앞 동선에 책장을 일부러 만들어서 시야를 차단하고 보다 프라이빗한 회의를 진행할 수 있게 공간을 구성하였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고정석이 더 준비되어 있습니다. 1층과 마찬가지로 넓은 책상과 파티션, 편안한 의자까지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계단 바로 옆 커다란 책장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것이 앞서 말씀드렸던 또 하나의 커뮤니티를 위한 장치인 공유 라이브러리입니다. 저희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서 기획한 것으로 그냥 보기에는 넓은 책장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공유 라이브러리야말로 저희가 지난 시간 이야기했던 코워킹에 대한 부분을 직접적으로 디벨롭한 장치입니다.
공유 라이브러리는 비욘드스페이스 신대방점에 입주하시는 모든 입주 고객분들께 각각 한 칸씩 제공해 드립니다. 이 한 칸의 서가를 입주하시는 분들이 관심 있는 분야나 일하는 분야, 혹은 내 취향이나 취미에 맞는 무언가 등 어떤 것이든 관계없이 채워주시면 됩니다. 온전한 개인의 서가로 마음껏 채워주시면 정말 개성 있는 다양한 서가가 채워질 것입니다. 이 책들을 다른 입주자분들과 함께 읽기도 하고, 다른 분들은 어떤 책을 두었는지 보기도 하면서 나와 비슷한 생각이나 취향을 가지신 분들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다른 입주하신 분들과 교류할 수 있는 최소한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커뮤니티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기획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신대방점에 오시는 분들은 꼭 이 공유 라이브러리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공유 라이브러리를 통해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고, 또 소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제작하였습니다.
공유 라이브러리를 2층에 설치한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 그것은 1층의 사용자들을 2층으로 올려 보내기 위함입니다. 2층을 이용하시는 분들은 바가 1층에 있으니 당연히 음료를 마시거나 화장실을 이용할 때 1층으로 자연스럽게 내려갈 수 있습니다. 반면 1층에 계신 분들은 2층에 올라갈 일이 거의 없어집니다. 그래서 이 공유 라이브러리라는 매개체를 활용해서 1층에 계신 분들도 2층으로 올라갈 이유를 만들어주어 각 층에 계신 분들도 자연스럽게 얼굴을 마주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로써 공유 라이브러리를 2층에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2층에서도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야외 테라스가 하나 더 있습니다. 1층이 중앙 정원 형태였다면, 2층은 바가 위치한 중앙 통로와 자유석 윗부분이 오픈되어 있어서 보다 넓은 조망으로 주변 풍경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바깥쪽에 나가서 햇빛을 받으면서 쉴 수도 있고, 일도 하실 수 있도록 야외용 가구를 설치하여 탁 트인 곳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테이블과 의자뿐 아니라 파라솔과 선베드도 준비되어 있으니 자연을 만끽하면서 일해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영상에서는 아직 가구가 미설치였지만, 글을 쓰고 있는 4월 2일 오늘 저녁, 모든 야외 가구를 설치하고 왔습니다.)
4월이 되면서 벚꽃도 많이 피고 야외 테라스가 한껏 화사해졌습니다. 아마도 오픈하는 시점에는 꽃도 더 피고, 이파리들도 자라서 더 멋진 풍광을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욘드스페이스 신대방점 내부를 간단히 살펴보았습니다. 여기서 다시 한번 이야기해 보자면, 지난 시간 이야기한 공유 오피스를 넘어서, 진정한 의미의 코워킹을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저희가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공감하시겠지만, 코워킹 즉 같이 일하는 것에서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결과적으로 사람들끼리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하지만 초반에 이야기했듯, 신대방점은 공간이 1층과 2층을 포함하여 큰 방 3개와 각 방을 연결하는 통로와 계단으로 구분되어 있어서 각 공간에 있는 분들이 어떻게 해야 조금 더 많이 만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세운 공간 계획의 가장 큰 틀은 바로 '의도적으로 동선을 겹치도록 만들자'였습니다. 평면도에서 가장 중심부인 메인 통로에 편의시설인 바를 설치하였습니다. 원래는 1층 고정석이 위치한 가장 안쪽 벽면에 싱크대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그것은 떼어내고 중심부로 수도시설을 끌어내서 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중심부에 있으니 사용자들이 편의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한 지점으로 이동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사용자 간의 만남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하나는 2층에 설치한 공유 라이브러리입니다. 나의 서가가 2층에 있습니다. 2층에 계신 분들이야 바로 그 자리에서 책 꺼내 볼 수 있지만, 1층에 계신 분들은 그런 장치가 없다면 2층에 올라갈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나의 공간이 아니다는 생각에 올라갈 생각도 거의 안 하게 되죠. 그래서 올라갈 이유를 만들어주어서 자연스럽게 2층도 자신의 공간 영역으로 포함하도록 하였습니다. 1층과 2층의 사용자들이 서로 마주칠 수 있는 상황을 자연스럽게 하나 더 만들 수 있는 겁니다. 그렇게 서로 얼굴 마주치고 인사하고,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면 더 넓은 자신의 세계관을 확장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런 효과들을 노리고 저희는 최대한 동선을 겹치도록 기획하고 디자인을 실행하였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살아생전, 애플 사옥을 지으려고 할 때(지금의 애플 파크 이전 이야기입니다.) 직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출구와 화장실을 딱 하나씩만 만들고자 했다고 합니다. 강제로라도 직원들이 마주칠 상황들을 만들어서 소통하게 하겠다는 의도였죠. 소방법으로 인해서 그게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최대한 직원 간의 소통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 사례를 볼 때, 사람들이 자주 마주치고 소통한다는 것이 더 창의적이고 커다란 일들을 해내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잘 나타내준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커뮤니케이션이 늘어나게 되면서 애플이 승승장구하기 시작했죠.) 저희도 비욘드스페이스 신대방점을 설계하면서 사람들이 최대한 자주 만나서 소통할 수 있는 작은 이벤트들이 벌어질 수 있도록 기획하였습니다.
비록 애플처럼 커다란 공간도 아니고 작은 공간이지만, 신대방점에 오시는 분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자신의 일을 만들어갈 수 있다면 저희의 긴 고민과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다음에는 또 다른 프로젝트와 이야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비욘드스페이스 신대방점이 곧 오픈하니까, 그쪽 채널을 통해서 공식적인 오픈 이벤트와 입주 신청 등이 진행될 것입니다. 많이 신청해 주시길 바랍니다.
디자인이 필요하시거나 기획이 필요하신 분들은 저희 쪽으로도 편안하게 문의하시면 성심성의껏 도와드리겠습니다. 그 밖에 궁금하신 점이나 의견 있으시면 댓글로도 많이 남겨주시길 부탁드리면서 이만 글을 마칩니다.
오늘도 긴 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