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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아코치 Nov 14. 2018

[공공책] 왜 바뀌지 못할까?

공부를 위한 공부를 위한 책 추천 1.

'공부의 철학'에서 저자 지바 마사야는 '깊이 공부한다는 것은 동조에 서툴러지는 것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공부라는 것은 일종의 도전이며 달라짐입니다. 무언가를 배웠다면 의당 이전과 조금은 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단어 하나를 더 아는 내가 될 것이고 분수의 개념을 이해하는 내가 될 것일 테니까요. 또한 공부는 무언가를 하지 않는 상태에서 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기도, A라는 방식으로 하다 B라는 방식으로도 해 보는 변화이기도 합니다.


학원을 하다보니 제게 오는 학생들은 모두 크고 작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걸 스스로 인지하고 있든 아니든 그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고 변화하고 싶어 하죠. 저는 1차적으로 이 학생들을 어떻게든 달라지게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제아무리 설득을 해도 달라질 기미가 보이질 않아 제 안에 좌절감이 쌓여만 갔습니다. 왜 숙제를 안 하지? 왜 단어를 안 외우지? 왜 자꾸 지각하고, 결석을 하지? 맹렬히 화를 내도 안 통하고, 논리적으로 설득을 해도 그 때만 끄덕거릴 뿐 돌아서면 여전히 하던 짓을 그대로 합니다. 


결론은 말로 설득해봤자 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스위치'의 저자 칩 히스와 댄 히스 형제는 머리로는 해야하는 걸 아는데 몸은 꿈쩍도 안 하는 이 정신분열 상태가 매우 당연하다고 말합니다. 변화의 여정 앞에서 우리의 감성은 코끼리, 이성은 기수, 그리고 환경을 길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강력한 조련 기술과 팔 힘이 있다 해도 인간인 기수가 저항하는 코끼리를 계속 끌고나갈 수 없습니다. 여러분의 새해 목표가 작심삼일로 끝나고, 변화하고 싶다고 입 밖으론 말 하지만 몸으론 꼼짝도 하지 않는 학생들이 단 며칠을 가지 못하고 하던 짓을 계속 하는 이유는 바로 이성의 힘이 생각처럼 그리 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매우 강력한 이성의 힘을 가진 것 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불굴의 의지를 가진 이 사람들은 놀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하루에 영어 단어를 100개씩 외우고 수학 문제집을 일주일 만에 다 풀어냅니다. 제가 기억하는 가장 불굴의 의지를 가진 학생은 저보다 4살이나 많았던 늦깎이 재수생이었습니다. 군대 제대 후 다니던 대학에 복학을 해야했는데 초중고 학창시절 내내 흥청망청 놀다 그저 그런 성적으로 간 학교에 복학하기가 죽도록 싫더랍니다. 그래서 과외 선생을 수소문했는데 당장 올 해 수능을 봐야하는 상황에 중학교 수학도 제대로 못하는 그를 맡아주는 선생이 없어 어찌어찌 제게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어떻게든 해보자며 의기투합하여 수업에 들어갔고, 제가 2시간 동안 목이 터져라 이론을 설명해주면 숙제로 뒤의 연습문제 부분을 풀어오기로 했는데, 여기서 그의 엄청난 의지력이 빛을 발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일단 숙제라는걸 해 오지 않습니다. 조금 더 의지력이 있는 학생들은 숙제를 시도하지만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거기서 멈춥니다. 개중에 좀 더 의지가 있는 학생은 모르는 문제를 표시해두고 나머지를 푼 후 그 문제만 다음 수업에 질문을 하지요. 극소수의 아이들만 앞의 설명을 다시 읽어보고 이리저리 궁리를 하여 그 문제를 어떻게든 풀어보려고 노력하는데, 이 학생은 더 나아가 막히는 문제가 나오면 그 단원의 맨 처음 기본 문제부터 다시 풀기 시작하여 그 막히는 문제를 풀어보고, 그래도 안 되면 다시 앞으로 돌아가고, 또 그래도 안 되면 다시 돌아가는 식으로 총 3번을 복습하여 그래도 안 되면 질문을 했습니다. 그러니 제가 조금만 설명해줘도 쾌속으로 이해하고 흡수를 할 수 있었죠. 결국 이런 식으로 단 5개월 만에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수리영역 나형 시험범위까지 해치웠으니 가히 의지력의 화신이라고 부를 만 합니다. 


아마 주변에서 이런 의지력 신화를 한 번 쯤 들어 보셨을 겁니다. 찢어지게 가난하게 태어나 그걸 이기기 위해 남이 버린 문제집을 주어다가 까맣게 되도록 풀었다는 식의. 특히 이런 신화는 경제성장기 베이비부머들에게서 자주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대단히 경계해야하는 이야기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기수'는 그렇게 강력하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의 강력한 이성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었다 한들 남들이라고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되지요. 자수성가한 인물들이 종종 자식 교육에 실패하는 경우가 나는 가능했는데 왜 너는 못하느냐며 자식의 게으름과 무능(?)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지요. 


게다가 이 성공 신화들도 '기수'만의 힘으로 만들어 진게 아닙니다. 그보다는 성공 욕망을 바탕으로 '코끼리'와 합의를 하였기 때문에 그만큼 추진력을 낼 수 있었을 것이며, 무엇보다 그만큼 추진력을 내어 달릴 수 있도록 '길'이 닦여있던 덕분일 것입니다. 주변에 혹시 가정과 일 모두에 눈부신 성공을 거둔 분을 본 적 으신가요?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은 주변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거나 혹은 스스로의 건강과 인생을 희생시켰기 때문에 그 성공을 걸머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성의 힘에 대해 지나치게 환상을 갖고있으며, 특히 공부에 대해서는 유독 그러합니다. 내가 충분히 알아듣게 설명하면 상대방이 분연히 일어나 맹렬하게 공부할거라고 생각하는 건 오만입니다. 하물며 요즘처럼 손만 뻗으면 무한한 유혹의 세계로 빠질 수 있는 시대에 말이죠! 


잔소리가 조언이나 충고가 아닌 잔소리라고 불리는 이유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짜증만 불러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잔소리는 보통 그것을 하는 사람이 그걸 참지 못해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정말로 상대방을 바꾸고 싶다면 꾹 참고 실제로 효과가 있을 다른 전략을 찾아보세요.


'스위치' 칩 히스, 댄 히스 저

이런 사람들에게 권해요: 

왜 내가 아무리 열심히 말해도 공부를 안 하지? 라는 생각에 좌절하고 계시는 분들





공부를 위한 공부를 위한 온라인 스터디를 함께할 분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대상: 학습 코칭 및 자기주도 학습에 관심이 있는 사교육 종사자, 교육 관계자 및 학부모

활동:

1. 학습 코칭에 도움이 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독서록을 작성 / 공유하고

2. 그 책의 내용 중 학습 코칭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컨텐츠화 하여

3. 실전에 활용 후 피드백을 주고 받습니다.


매 달 최소 한 권의 책을 읽고 실천으로 옮기는 것을 주된 목표로 합니다. 스터디에 대한 문의 및 참가 신청은 kakao @mariacoach 로 해주세요. 많은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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