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한 대의 기계일 뿐인데.
지난 4주 동안 sd Quattro H + 20mm f1.4 DG HSM 조합을 들고 잘도 돌아다녔다, 고 하고 싶지만 실은 추운 날씨와 저질 체력 때문에 생각만큼 많이 찍지 못해서 아쉽다, 라고 하면서 이번 글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지만! 당장 내일 하와이 출국을 앞두고 있는바, 아마 이 조합은 진면목은 영하 10도의 서울에서가 아니라 영상 28도의 하와이에서 발휘될 듯하다.
애초에 카메라를 바꾼 이유도 여행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기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그리고 자주는 아니었지만 실외에서 20mm f1.4 DG HSM로 사진을 찍어보며 여행을 갈 때 딱 하나의 렌즈만 가져갈 수 있다면 이 녀석으로도 충분하리라 생각했다. 워낙 밝은 렌즈라 실내에서도 예쁘게 잘 나오지만 sd Quattro H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내게 인공조명 아래서의 사진은 좀 어려운 편이었다.
솔직히 미러리스 카메라와 렌즈의 조합 치고는 sd Quattro H + 20mm f1.4 DG HSM는 너무 무거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이틀 들고 다니다보니 어느새 외출할 때면 제일 먼저 카메라부터 챙기는 내가 되었다. 아마도 이게 가장 큰 성과! 멀리 떠나야지만 여행이 아니었다. 좋은 카메라라는 친구가 있으면 일상의 공간에서도 충분히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자주 가는 카페와 책방이 특별한 공간이 됐고 책상 위에 무심히 놓인 피규어도 달리 보였다.
본 포스팅은 세기피앤씨의 렌즈 체험단으로 선정되어 렌즈를 대여 받은 후 작성했습니다. 본문 속 사진은 전부 보정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