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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원 Oct 29. 2020

우선순위로 풀어보는 시간관리

오늘은 2020년 10월 31일이다. 매 월 마지막 날 우리는 지나온 한 달을 되돌아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치 있게 한 달을 보냈나?’, ‘목표로 하는 방향으로 내가 나아가고 있나?’, ‘해야 할 일 중 못한 것은 없는가?’, ‘한 달 동안 뿌듯하게 해낸 일은 뭐가 있나?’ 등 등 나도 역시 한 달의 마지막 날 지난 한 달을 돌이키며 여러 감정을 느낀다. 뿌듯함, 후회에서 오는 안타까운 감정 그리고 안도감이 뒤범벅되어서 과거의 나를 오늘 만난다. 그러면서 희망 찬 다음 달을 떠올리며 ‘인생 참 이쁘네.’라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시간을 흘려보내면서 냉정하게 자신이 하고 있는 일만을 중심으로 자신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시간의 어느 시점에서 과거 시간에 만들어 낸 자신의 성과품에 대한 감정이 자신을 평가할 때 마음속으로 훅 치고 들어온다. 이 감정은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생활할지 결정하는데 주요하게 영향을 끼친다. 이번 편에서는 냉정한 이성과 감정을 합리적으로 다루기 위한 우선순위 전략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앞에서 살펴본 행동목록표, 168시간표, 시간은행과 연결하여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살펴보도록 하자.


시간관리 전략에서 우선순위는 시간관리 전문가들의 단골 주제이다. 이번에 내가 소개하는 우선순위 전략도 원리는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우리 마음을 함께 다루어서 실천력과 동기를 높여보고자 한다.



우선순위는 중요도와 긴급 도로 나누어서 생각해볼 수 있다. A라는 사람의 일상을 살펴보자.


A는 30대 초반에 미혼인 평범한 남자 비정규직 직장인이다. 퇴근 후에는 틈틈이 알바도 하고 정규직 전환을 위해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린다. 10대~20대에 A는 참 하고 싶은 일도 많았고 꿈을 위해 노력하며 성실히 살았다. 그러나 학자금 대출과 넉넉지 못한 집안 사정으로 생활비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아쉬운 대로 계약직 직장 옮겨 다니면서 생활하고 있다. 원하는 취업은 A에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A는 취업하고 싶은 공기업이 있다. 공기업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자격증이 필요했다. 그래서 주중 3일은 학원을 가고 주말에는 취업준비를 한다. 계획표를 세워서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지만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A는 대학생 때 배워 둔 웹디자인으로 알바를 한다. 가끔씩 연결되는 일거리를 하느라 밤을 세 울 때도 종종 있다. 힘들어도 학자금, 월세, 학원비, 부모님과 동생 용돈 등으로 그만 둘 수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자격증 학원 시간과 일거리를 주는 분과 미팅 시간이 겹쳤다. 이번 미팅은 급한 건으로서 지금 하지 못하면 할 수가 없다. 지속적으로 일을 줄 수도 있기에 A는 갈등하고 있다. 이때 카톡이 왔다. ‘000 생일 파티하기로 했는데 화끈하게 쏘기로 했으니 저녁에 꼭 오라는 문자’ 당신이 A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우리는 이처럼 살아가면서 빈번하게 내적 갈등을 느끼며 의사결정을 한다. 위 사례에서 의사결정이 쉬운가? ‘학원을 가겠는가?’ 아니면 ‘미팅을 하러 달려가겠는가?’ 정답은 없다. 이렇게 애매한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도 가치판단으로 충분한 논리적 근거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다른 사례도 한번 보도록 하자.


B는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이다. 오늘은 일요일이고 아빠 생신이다. 이번 주 수요일부터 모의고사라서 마음이 무겁다. 아침부터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친구가 보내온 카톡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오늘 해야 할 일은 ①일주일 전부터 수준에 맞는 문법책을 5장씩 보기로 한 목표 ②아빠 생신선물 사러 가기 ③국어와 수학 문제집 다시 보면서 모의고사 준비하기 ④내일 가는 수학학원 숙제하기 ⑤정신 사나운 내 방 정리하기 ⑥시시때때로 울리는 친구와 SNS 친목활동 하기 ⑦넷플릭스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영화가 오늘 방송되는 날이기에 영화 한 프로 보기 이렇게 크게 일곱 개 할 일이 있다. 어느 하나 포기하고 싶은 일이 없어서 마음이 분주하다. 어떻게 해야 하지. 뭐부터 시작해야 할까? 당신이 B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시간이 작게 걸리는 일부터 하면 될까? 아니면 당장 급한 일부터 해야 할까? 중요한 일을 해야 할까? 그런데 뭐가 제일 중요한 거지 다 중요한데 참 애매하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결정하겠는가? 무엇을 가장 먼저 시작하겠는가?     


2가지 사례에서 여러분은 무엇을 느꼈나요. 결정을 해보았는가? 우선순위 전략을 살펴본 후에 다시 결정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우선순위


당신이 인생에서 세우고 꿈꿨던 장기·단기 목표와 부합되고 당신의 가치에 관련된 일들이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마감시간이 있거나 생명과 관련된 일 그리고 너무 하고 싶어서 욕구가 분기충천하는 일이 긴급한 일이다. 이 점을 고려하여 전 편에서 작성한 행동목록표, 168시간표를 활용해서 위 4사분면에 나눠서 적어보자.      


*3편에 작성한 '이주원'사례로 정리해본 우선순위

1사분면: 중요하고 긴급한 일 - 마감시간이 정해진 업무(제안서 적기, 결과보고서 적기, 외부에서 정해준 날짜에 납기 해야 하는 일, 정해진 날짜에 해야 할 회계업무 등), 심리상담, 거래기관과 업무 미팅, 외부강의, 병이 걸렸을 때 치료하는 일      

2사분면: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 - 독서, 제 때 식사하기, 일일 업무일지 점검 및 회의, 청소, 육아, 브런치 활동, 외부 영업, 글쓰기 모임, 내부 강의, 와이프 명령 수행하기, 오늘 업무평가 및 내일 업무계획 세우기, 부모님 찾아뵙기, 운동하기, 자료 탐색, 연구개발 업무     

3사분면: 중요하지도 긴급하지도 않은 일 - TV 시청, 과도한 SNS 활동, 과도한 친구 만나기, 뒹굴기     

4사분면: 중요하진 않지만 긴급한 일 - 도서관 가기, 독서모임, 사회적 협동조합 회의 및 업무처리, 등산, SNS로 소통하기   



가치관에 따라서 중요도와 긴급도가 조금씩 다를 수는 있다. 그러나 대부분 비슷하게 나누게 된다. 각 사분면의 내용을 정리해보자.


1사분면: 중요하고 긴급한 일은 마감시간이 정해져 있고 하지 못하면 자신에게 당장에 손실이 주는 일들이다.

2사분면: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은 살아오면서 선인들이나 어른들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했던 말들이다. 밥은 제 때에 잘 챙겨 먹어야 한다. 책 좀 읽어라. 평소에 운동을 해야 건강하다. 남을 돕고 살아라. 그래야 복이 온다. 부모님 돌아가시면 아무 소용없다. 평소에 자주 연락드리고 찾아뵈어라. 등 등 이처럼 당장 급하지는 않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행복하고 가정이 화목하고 회사가 잘 돌아가는 기본적인 일들이다. 학생이라면 예습·복습해라. 수업부터 잘 들어라. 등 과 같은 일을 통해 성적도 잘 받을 수 있는 그런 일들이다. 현재보다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꾸준히 해야 할 일들이다.

3사분면: 중요하지도 긴급하지도 않은 일은 과도하게 빠지면 생산성도 없고 오히려 내가 해야 할 일들을 못하게 하는 행동들을 말한다. 살다 보면 가끔 이렇게 보내고 싶은 때가 있지만 평상시에 오랜 기간 3사분면을 우선순위에 두고 행동하고 시간을 보낸다면 엄청난 자산가라도 미래가 밝지는 않을 것이다.

4사분면: 중요하지는 않지만 긴급한 일은 취미활동이며 내가 즐기고 좋아하는 일이다. 농구를 좋아한다면 상황만 된다면 농구를 보고 싶고 하고 싶을 것이고 음악을 좋아한다면 음악을 듣거나 노래연습장에 자주 가고 싶을 것이다. 영화를 좋아한다면 유비쿼터스 시대에 장소라는 구애 없이 시간만 나면 영화를 시청하고 싶은 욕구가 일어날 것이다. 이처럼 도파민을 분비시키는 일들이 4사분면과 3사분면에 포진한다.     


우선순위 그림에 맞춰서 당신이 평소에 하는 일을 나누어 작성했다면 당신은 시간은행에서 가장 많은 이자가 붙는 저축 시간 영역은 어디일지 고민해봐야 한다. 그리고 시간관리를 위해서 계획을 세울 때 어떤 영역에 있는 일을 우선순위에 둬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그래서 우선순위에 따라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려고 노력해야 효과적인 시간관리를 할 수 있다.      


3사분면과 4사분면은 제외되고 1사분면과 2사분면이 우리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중요하고 긴급한 일을 가장 우선에 두고 생활해야 할까? 아니면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을 우선에 두고 생활해야 할까?      


정답을 말하기 전에 1사분면의 일을 할 때 어떤 감정이 느껴지고 어떤 생각이 여러분을 휘감고 있는지 상상해보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스트레스일 것이다. 스트레스는 내 몸과 마음을 갉아먹는다. 부정적인 정서가 나에게 흐르고 머리는 굳어진다. 그 결과 당신이 가진 역량을 다 발휘하지 못해서 깊고 넓은 생각을 가로막게 되고 최선의 성과품이 아닌 불완전한 성과품이 나오게 된다.


무엇이 당신을 성공으로 이끄는가. 무엇이 당신을 행복으로 데려다주는가. 의사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중심에 내가 느끼는 정서(감정)가 자리 잡고 있다. 성공하는 방법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성공하는 방법과 전략은 매스 미디어, 인터넷에 넘쳐나고 주변에서도 알려준다. 회사에서 임원이 되고 싶은 사람,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큰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 자신의 영역에서 전문가가 되고 싶은 사람, 사업을 통해 성공하고 싶은 사람 등 등 여러분이 정말 성공하는 방법을 모르는 걸까? 아니다. 알고 있는 방법을 불투명한 미래의 성공을 위해서 실천하는 것이 어려울 뿐이다. 그 실천에 중심에 당신이 평소에 느끼는 정서가 있다. 이 정서가 모여서 여러분의 평소 기분을 만들고 이것이 여러분의 신념에 영향을 끼쳐서 태도를 만들며 그 태도가 여러분의 시간관리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행복은 조금 다른 문제이다. 성공한 사람이 행복한가? 행복한 사람이 성공하는가? 전자라고 믿는다면 성공할 때까지 불행한 자신을 견디고 극복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후자라면 현재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 성공이 다가오게 된다. 나는 행복해지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행복은 객관적 행복과 주관적 행복으로 나누어지는데 여기서 언급한 내용은 주관적 행복을 말한다. 주관적 행복을 느끼는 것도 정서가 핵심이다. 그리고 의사결정에서도 정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간관리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정서를 관리해야 한다. 우선순위에서 1사분면의 일은 정서관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한 일에 대해서 만족스럽지 못하고, 포기하고 좌절하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시간이 없다는 말을 이어가면서 급해지고 인내심을 갉아먹는다. 시간관리와 관련된 강의를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진행하면서 경험한 결과, 놀랍게도 교육생 대부분이 1사분면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생활하고 있었다. 행복도 하위권, 자살률 최상위권의 결과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어 슬펐다.      


시간관리 성공비책1편에서 시간관리는 자기관리라고 정의 내렸다. 자기관리 관점에서 전략을 세워본다면 1사분면의 일을 줄이거나 대처해나가면 된다. 1사분면의 일이 줄어들면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일하는 과정에서 부정적인 정서를 줄일 수 있다. 그 해결책이 2사분면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에 있다.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을 1순위로 두고 생활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21일만 꾸준히 노력해본다면 2사분면이 1순위가 되어도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어느 순간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행복감을 더 자주 느끼게 될 것이다. 그 결과 좋은 습관이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이렇게 건강하게 자기관리가 된다는 것은 시간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예를 들어보자. 제 때 식사를 챙겨 먹는다면 폭식이 줄어들어서 건강해질 것이다. 학생이라면 수업과 예습 복습을 잘한다면 시험이라는 중요하고 긴급한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줄어들게 될 것이다. 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자신감도 생기고 생활에 활력도 찾을 수 있다. 미뤄놓은 일들이 줄어들면서 좀 더 충실한 과정을 통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장기 목표를 세웠던 일들이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도 느끼게 되어 희망과 뿌듯함이 마음에 자리 잡고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1사분면 중요하지만 긴급한 일을 완전히 미루라는 말은 아니다. 머릿속에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을 나는 먼저 할 거야!’라고 선언을 하고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황에 따라 1사분면에 중요하지만 긴급한 일을 먼저 해야 할 때도 자주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이때 선언한 2사분면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을 먼저 하도록 노력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그다음 우선순위로 넘길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2사분면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을 행동으로 실천해보는 경험이 늘어나면서 긍정적인 정서를 이전보다 훨씬 많이 느끼게 된다는 점이다.      

‘A’와 ‘B’ 사례로 돌아가 보자. 복잡한 심리과정과 상황 변수들이 결정을 힘들게 한다. 통제 불가능하거나 미지수인 변수들이 많아서 어떤 선택도 완벽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선순위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A’는 수업을 들으러 가야 한다. 그리고 ‘B’는 자기 자신과 약속한 문법책 5페이지를 먼저 봐야 한다.

그러 고난 후 1사분면에 있는 중요하지만 긴급한 일을 해야 한다. 만약, 1사분면 일을 먼저 했다면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는 쉬고 싶어 지고 미루게 된다. 또는 3,4분면의 일로 위로받으려고 한다. 반대로 2 사분면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을 먼저 했다면 우리는 바로 1사분면 중요하고 긴급한 일을 그다음으로 하게 된다. 마음이 그렇다. 어떻게든 우리는 적응하고 해내려 한다. 그 결과 3,4분면에 일을 할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그 결과 우리는 미래를 준비하고 장기 목표를 이루는데 중요한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을 꾸준히 하는 습관이 생겨서 성공으로 한 발 더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전 편에 다룬 시간은행 통장에 저축한 시간도 1사분면의 일을 했다면 현재 나를 위한 저축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2사분면의 일은 미래의 나와 행복한 나를 위한 저축이라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우선순위를 활용해서 자기관리 역량을 높이고 성공적인 시간관리를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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