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에 온 손님이 꽃병 구입을 희망하셨다.
판매용이 아니라, 꽃을 담아두는 용도로 예전에 다른 곳에서 사 둔 꽃병이다.
보통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도 매장 밖에 지나가는 분들이 볼 수 있게끔 꽃을 가게 앞 쪽에 두고 간다.
오늘 온 손님은 오가는길 보고 예뻐하던 건 꽃이 아니라 꽃이 담긴 꽃병이었다.
손님의 모습을 보니 유리창 사이로 꽃병을 얼마나 예뻐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셨을지 상상된다.
하얀색, 노란색 꽃병을 모두 마음에 들어하셔서 판매용은 아니었지만 결국 하얀색 꽃병을 판매했다.
너무 꼭 끌어안고 계셔서 화병이 보이게끔 사진 한 컷 요청드렸다.
조명 없이 어두운 가게 안,
관심을 갖고 바라봐주신 그 마음에 감사하다.
어떠한 관심은 나를 감사하게 만든다.
꽃보다 아름다운 꽃병보다 눈부신 분이었다.
2023년 10월 26일 가게를 오픈하며
생생한 가게의 풍경을 브런치에 써보려고 했다.
감성적인 브런치 글을 원했던 나와는 달리
오픈 몇 개월차의 마음은 푸념과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진 소리들, 수익 창출과 가게를 알리기 위한 생존에 가까운 글들만 써졌고, 오래 이 공간을 비워놨다.
작게 시작을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