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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객관화, 센서

by 양수리 감성돈

자기 객관화, 센서


언제 온풍기를 켜야 하는 것일까?

얼마나 더워야 에어컨을 켜야 적당할까?


며칠 전 갑작스레 더워져서 에어컨을 벌써부터 켜야 되는 것인가 고민했다. 다른 가게들을 갈 때도 에어컨 작동을 하는지, 안 하는지 살펴보게 됐다. 덥다고 느껴진 날 다녀온 피부과에서는 에어컨을 틀었고 카페도 마찬가지. 내 가게는 손님이 쇼핑하는 시간이 짧은 편이나, 이미 더위에 지쳐서 온 사람들이 얼굴에 짜증이나 화를 묻힌 채 들어온다. 이 가게에 가장 오래 머무는 사람이 나인데 내 컨디션과 느낌이 우선 아닐까?


이런 고민을 털어놓자, 주변 카페 사장님께서 온습도계 구입을 추천해 주셨다. 온습도계를 구입까지 해야 하는 것인가. 어제 온습도계가 도착했고, 오늘 챙겨서 나왔다. 온습도계 구입을 추천했던 사장님께 보여드렸다. ‘자석도 되네?’ ‘좋은 거네요’

‘자기 객관화’에 좋다는 얘기도 해주셨다. 내 몸이 평소보다 덥게 느껴지거나 어떠한 센서가 발동할 때 그게 실제로 덥거나 습해서인지, 내가 흥분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인지, 스스로 살펴볼 수 있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이다.


오~ 내가 취약한 부분이 그거였지

어떠한 상황이나 감정이 생겼을 때 스스로 컨트롤하지 못하는 것

공황장애 예기불안이 왔을 때 불안임을 인지하지 못하면 공황이 온다는 것

지금은 병원 약도 끊고 아주 좋은 상태로 있지만, 자기 객관화와 센서, 컨트롤 역할을 해준다면! 무엇이든 의지하면 탈이 나는 법. 적당한 역할을 주는 건 대찬성!


짜증 내는 손님들도 이해해보려고 한다.

‘그래, 너무 더워’ ‘습해서 힘든가 보네’

날씨한테 짜증 내는 거지, 나한테 짜증 내는 게 아닐 거야.


카페에 나와서 가게로 가는 길

이 쪼끄만 것이 굉장히 사랑스럽게 보인다.

언제 온풍기, 에어컨 틀어야 할지 단순한 질문에 너무 큰 인생의 명언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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