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수술 회복기
총 수술 시간 4시간 45분
근종 수술하는 데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이야... 수술 마치고 마취 깬 후 알았다.
수술 마치고 회복실에서 누워있던 시간까지 합치면 5시간 30분은 족히 넘어갔다고 한다.
(보호자의 얘기)
총 11개의 자궁근종 제거 (제일 큰 게 11cm) + 용종 8개 (용종이 있다는 사실도 수술 후 용종이 사라진 후 알게 되었다)
수술 전날,
입원 후 쉴 틈 없이 분주했다.
입원 수속을 밟고 왔으나, 입원실에 들어오기까지의 수속이었던 걸까. 입원 안내에 대한 더 많은 사항을 듣고, 수술 안내, 항생제 검사, 제모, 머리카락은 수술 전 양갈래로 묶어야 함을 설명 듣고, 하루의 마무리는 관장. 모든 걸 비워내고 수술에 대한 걱정보다 지쳐서 잠이 든 듯하다.
수술 당일,
새벽 7시 30분 수술
수술 시작 시간이 어중간했다면 수술 들어가기 전까지 많은 걱정을 했을 텐데 밤잠이 깨기도 전에 수술 전 검사들과 함께 수술대로 직행. 로봇수술이라는 게 궁금해서 구경이라도 해보려나... 수술방 들어가자마자 레드 썬~
“일어나세요”
몽롱한 정신을 깨기 위한 노력들과 수술 끝났다는 말이 까마득한 먼 곳에서 선명하게 귓가에 꽂힌 듯 다가온다. 이제 병실로 옮긴다고 했고, 수술장 밖으로 향하는 문이 열린 듯, 나의 보호자와 마주쳤다. 수술시간이 4시간 45분 걸렸다고 말했다. 마취기운에 취해서 “식사는 하셨어요?”라고 말했다.
입원실로 옮긴 후 너무 추웠고, 여러 겹의 담요를 덮어주며 핸드폰을 가까이 가져다주는 분들-
소변줄, 진통제, 항생제, 수액, 무통주사, 정신 못 차리겠는데 호흡을 힘들어해서 산소포화도 측정기 달고 산소호흡기까지. 목구멍에서 쇳소리가 났다.
수술 마친 후
수술 다음날 오후가 되어서야 물 한 모금. 미음-죽-일반식
소변줄을 떼고 화장실에 처음 가는 순간 느껴지는 아랫배의 욱신거림과 어지러움.
간호간병 통합된 곳이라 도와주는 분이 계셨고, 한동안 변기에 소변보다 피를 더 봤다는.
그 후부터 숨 막히는 미션!
“소변보셨나요?”
“가스 나왔나요?”
“변 보셨나요?”
“안 걸으면 혈전 생겨요, 움직이세요.”
호흡 정상수치가 나올 때까지 계속되는 호흡 연습
호흡 연습을 위해 준 도구? 는 나만의 병원 굿즈
밤새 발열.
보통 자궁근종 수술받고 퇴원하는 환자들보다 내 경우 힘든 수술이었고, 출혈도 있었기에 퇴원일이 미뤄졌다. 밤이 되어 감기 기운과 기침. “아이고 수술한 내 배야~”
퇴원하는 날
드디어 호흡 정상수치
퇴원하기 전 화장실. 그동안 제대로 소변을 보다가 또다시 섞여 나오는 피에 당황!
‘나 퇴원해도 되는 거 맞는 것인가’
모양이 좋지 않아서 조직검사 의뢰했던 부분은 다음 외래진료에서 결과를 알 수 있다고 했다.
내 몸 안에 자궁근종과 용종은 제거되었지만, 무언가 시원하지만은 않은-
지금 내 배처럼- 묵직한 또 하나의 두려움을 가진 채 퇴원 준비
지금까지 배제하고 말했지만 공황장애 12년 차.
수술한 후 통증이 올 테고 한동안 힘들 거라는 건 예상 가능한 일.
불확실하고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건 공황이다.
수술 후 호흡이 힘들었던 순간! 정신이 번뜩! 들었다. 지금 방심하면 과호흡. 그리고 공황발작 올 수도 있겠구나. 그럼 방금 마친 수술부위도...
수술 들어가기 전에도 과도한 긴장과 불안도 공황이 올 수 있기에 마인드컨트롤 엄청했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 감사해하며 -
이제 이 정도는? 혼자 우쭐해하는 내 모습에 대견하기도 -
드디어 퇴원
수술 후 회복은... 어떻게 해야 ‘잘~ 하는 것일까’
비가 오는 날. 퇴원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
움직이는 와이퍼가 병원에게 ‘bye’ 인사를 한다.
앞으로의 시간들을 그려보려다가... 까무룩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