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꿀팁은 꿀팁(1), (2)와는 조금 다릅니다. 업무용 글(?) 말고 개인용 글(?)을 쓰고 싶은데 뭘 써야 할지도 모르겠고 주제는 잡았지만 안 쓰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쓰고 싶은데, 잘 쓸 수 없을 때. 좀처럼 마음이 잡히지 않을 때 활용해보면 좋겠습니다. 브런치에 글 쓰시는 분들한테 유용할 것 같네요.
1. 업무용 글을 쓰세요.
이이제이! 쓰기 싫은 글은 쓰기 싫은 글로 막는다는 전술을 활용해봅시다. 업무용 글을 쓰려고 앉으면 매우 쓰기 싫어집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내 글을 쓰고 싶어 져요. (지금 브런치를 하고 있는 제가 이 꿀팁의 방증입니다...) 시험기간이 되면 평소에는 쳐다보지도 않았던 신문을 보고 싶다거나, 일이 바쁘면 책장에 고이 모셔둔 책을 읽고 싶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부작용: 업무용 글이 너무 잘 써져서 내 글을 못 쓰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 글 쓰기 에너지 총량의 법칙이랄까요?
2. 책을 읽어요.
글을 확! 쓰고 싶게 만드는 책이 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든가, 박준의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이라든가요. 김훈의 『칼의 노래』도 좋고, 허수경의 『혼자 가는 먼 집』처럼 시집도 좋습니다. 필사를 하고 싶은 책을 읽어보세요. 나도 그런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들거든요. 급속도로 빠져드는 소설책을 읽으면 안 됩니다. 그럼 신나게 책의 세계로 빠져듭니다.
*부작용: 읽고 있는 글과 비슷한 느낌의 글이 써집니다. 좋을 수도 있는데, 또 아닐 수도 있으니까 ㅎㅎ
3. 좋은 펜과 노트를 사세요.
꿀팁(2)에서 업무용 글을 쓸 때 장비빨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죠? 개인용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아, 장비가 약간 달라요. 양질의 노트와 펜이 필요합니다. 몰스킨처럼 비싼 노트 좋습니다! 드로잉 노트도 두꺼워서 필기감이 좋아요. 펜은 워낙 다양하니까 취향껏 구매하시면 됩니다. 종이의 감촉과 펜의 서걱거리는 소리, 조명, 습도 온도까지. 당장에 뭐든 써 내려갈 수 있습니다. 여전히 뭔가 답답하다면 아까 읽은 책을 필사해 봐도 좋아요.
*부작용: 노트와 펜이 없으면 글이 안 써지기도 합니다. 저는 제가 원하는 특정 펜이 없으면 뭘 못쓰겠더라고요.
4. 추억을 들춰봅니다.
옛날 일기장, 편지, 사진 등 먼지 묻은 박스를 열어보세요. 추억이 몽글몽글 떠오르면서 눈빛도 마음도 아련해집니다. 생각이 많아지면 좋은 글을 쓸 수 있거든요. 힘들었던 시간, 보고 싶은 사람, 후회, 그리움이 떠오르면 그 감정을 동력 삼아 글을 써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좋은 브금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 하나 추천하자면 유튜브 채널 '네고막을책임져도될까'의 '우리 서로가 아주 조금의 빗방울이었다면', ‘thanks for coming.’의 ‘생각을 하지 않으면 해결되는 문제들이었다’ 플레이리스트를 추천합니다.
*부작용: 추억에 빠져서 방을 어지르고 서랍을 정리하다 지쳐서 잘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럼 다시 업무용 글을 쓰러 갑니다.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