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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stlude Dec 16. 2021

NCT 2021 [Universe]

엔시티라는 우주 속, 행성들의 연례행사

NCT 세 번째 앨범 2021 [Universe]


음악

★★★☆☆


재미

★★★★☆



총점

★★★.5



 아이돌 그룹의 '더블 타이틀곡' 체제는, 필연적으로 두 곡이 갖는 비중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SM이라는 회사 내부의 예로는 2016년의 엑소 정규 3집은 상반된 두 타이틀 'Lucky one'과 'Monster' 중 엑소라는 팀 컬러의 확장과 강한 파급력을 잘 드러내줄 'Monster'를 메인으로 활동했고, 2015년 소녀시대의 정규 8집은 'Lion Heart'와 'You Think' 중에서 당시 9년차이던 소녀시대의 여유로운 무대 매너와 고급스러운 콘셉트를 극대화할 'Lion Heart'를 메인으로 활동했다.

 

 엔시티의 연도 프로젝트는 타이틀곡이 무수히 많이 존재하는 특징을 가진다. 아무래도 압도적인 멤버 수 덕분일 것이다. 이제껏 엔시티의 연도 프로젝트에 팬들이 보내는 우려는 비슷했다. 고정적인 조합의 NCT 127, NCT DREAM, WayV 외의 새로운 유닛으로 해당 활동곡에 필요한 멤버를 구성하다 보면 개개인의 멤버들이 받는 스포트라이트가 확연하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엔시티가 내놓은 이번 앨범은 우려를 반쯤은 해소했다고 본다. 타이틀곡 'Universe'의 흐름은 엔시티의 고질적인 문제인 파트 분배를 어느 정도 해결한 듯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Universe'에 참여한 도영, 마크, 재민, 샤오쥔, 쇼타로, 해찬, 정우, 제노, 양양 총 아홉 명 중 정우를 제외한 모두가 2020년 활동의 첫 번째 타이틀곡(Make a wish(도영, 재민, 샤오쥔, 쇼타로), 90's Love(해찬, 마크, 제노, 양양))에 참여했던 멤버이기 때문에 조명받는 멤버만이 계속 등장하는 아쉬움은 있다. 그러나 조합의 구성 자체는 신선하기에 긍정적이다.


 타이틀곡 네 곡 중 세 곡이 댄스 장르였던 작년의 앨범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딱 두 곡의 타이틀만 내세우고 하나는 댄스, 하나는 발라드로 노선을 명확히 한다. 확실치는 않지만 나는 타이틀곡의 수가 줄어든 것이 SM엔터테인먼트가 올해 연말에 준비하는 SMCU 프로젝트로 인한 것이라고 예상한다.

 발라드 타이틀곡은 대부분 관심을 덜 받지만 이번에는 발라드 트랙에 전 멤버가 참여했기 때문에 주목도가 높아졌다. 그래서 이번 엔시티의 더블 타이틀 체제 자체는 성공했다고 본다. 두 곡에 균등하게 화제성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더블 타이틀곡 중 먼저 공개된 'Universe'는 앞서 말했던 대로 신선한 조합의 멤버들이 무대를 채운다. 가사도 기존 엔시티 음악에 비하면 희망적이고 박애적이다. 이 점은 뒤에 나올 'Beautiful'도 마찬가지이다. 벌스의 역동적인 랩과 대비되는 깔끔한 후렴구 선율이 타이틀곡으로 손색이 없다. 연도 프로젝트를 통해 'NCT U'라는 팀 이름을 걸고 내놓은 엔시티의 모든 타이틀곡은 전부 훌륭했다.

 그러나 이 'NCT U'라는 이름은 고정팀인 127, Dream, WayV의 활동 앞에서는 힘을 못 쓸 수밖에 없어 결과적으로는 단발성으로 끝나기 마련이라, 매번 좋은 곡으로 활동해도 그 이후에 뚜렷하고 연속적인 활동과 무대를 보여줄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서 2017년의 'BOSS', 2020년의 'Make a wish', 이번 'Universe'와 같이 좋은 곡들을 받게 되면 NCT라는 팀 전체의 대중적 인지도와 앨범의 성적, 팀의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고정팀인 127, Dream, WayV가 소화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항상 든다.


 다른 하나인 'Beautiful'은 내게는 오히려 엔시티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것처럼 들렸다. SM의 주요 작곡가 중 한 명인 유영진의 색채가 짙게 묻어나는 이 곡은 차라리 유영진의 음악을 더욱 재미있게 소화하는 에스파가 하는 게 조금 더 어울리고 흥미로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곡의 존재 가치는 앨범에 참여한 모든 멤버들이 한 소절씩은 불렀다는 데에 있어 보인다.


 그래도 20명이 넘는 엔시티 멤버들이 총출동한 데다가 앨범이 총 13곡이라는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기에 단연 음악을 골라듣는 맛이 있다. 앨범 뒷부분에 실린 달달하고 편안한 사랑 노래들(Round&Round, Sweet Dream, Vroom, 별자리)에서 엔시티의 또 다른 매력을 찾아볼 수 있고, 앞서 끝없이 언급했던 엔시티의 고정 조합 127, Dream, WayV가 부른 곡들도 (순서대로 Earthquake, Dreaming, Miracle) 수록돼 있으니 고정 조합을 원하는 청자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되어 줄 것이다.

 엔시티라는 우주 속에 모여든 행성들이 펼치는 연례행사는 당연히 다채롭고 꾸준히 만족스럽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존재한다.


출처: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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