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없으면 밥 못 먹는 사람.
아침에 머리 감고 있는데 잠에 서 깬 아이가 엉엉 울었다. 머리에 거품은 잔뜩 올라가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아이가 요즘 잠을 늦게 자서 아침에 잠투정이 심해졌다. 일찍 재울 껄. 어젯밤에 머리 감고 잘 껄. 오늘도 껄껄껄 후회를 하며 아침을 시작했다. (후회한다고 달라질 것도 없는데 후회하지 말껄ㅎㅎ)
2024.01.25.목
◼️ 긍정적인 일
운전 6년 차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운전이 무섭다. 맨날 가는 쇼핑몰, 주차장 잘 돼 있는 식당 정도만 운전할 뿐이고 아이가 없으면 무조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내비게이션 보며 길 찾는 게 힘들고, 사고 날까 두렵고, 주차장이 좁을까 봐 걱정한다. 운전을 생각하면 걱정 불안 두려움이 함께 떠오르는 것이다. 분명 너무나 운전이 하고 싶고, 운전 생각하면 떨리고, 내가 운전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멋있게 느껴지는 초보 시절이 있었는데. 오히려 운전을 잘하게 된 요즘 운전 걱정이 더 많아진 것 같다. 특히 장거리 운전을 하거나 새로운 장소에 갈 때는 옆에 동석자가 없으면 아예 운전하지 않는다. 그래도 부모님이 멀리 가실 때는 기운을 내서 운전하려고 노력한다. 오늘도 부모님이 멀리 가실 일이 있는데 짐도 많아서 장거리 운전을 다짐했다. (1시간 조금 넘게 걸리니 그리 장거리도 아니지만 고속도로 타면 장거리다ㅎㅎ) 그래도 이제는 네비게이션도 잘 보고 노래 들으면서 조급하고, 답답한 마음도 다스리며 운전해 운전 실력이 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 칭찬한다!
◼️ 복기
오늘은 일정이 있어서 모닝루틴 때 끝낼 일을 미리 계획했다. 금방 끝낼 수 있는 일이었지만 자료 찾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미리 사진, 보고서 등을 정리해 둬야 필요할 때 딱딱 꺼내쓸 수 있는데, '여기쯤 있을 텐데, 이때쯤 찍어둔 사진인데'...머리만 어지럽고 진척은 없었다. 사진첩을 뒤지다가 SSD카드를 뒤지다가 필요 없을 줄 알고 지웠던 자료를 아쉬워하다가 황금 같은 모닝루틴 시간이 지났다.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은 운명적인 일에만 해당되는 건 아닌 것 같다. 평소에 사진, 자료, 파일 정리만 잘해둬도 아웃풋을 낼 수 있다. 정리하자. 날 잡아서 말고 매일 꾸준히!
◼️ 영감
노래 들으며 시험 공부하고, TV 보면서 요리하고, 이어폰 꽂고 일하고 유튜브 영상 없이는 밥도 먹지 않고. 나는 멀티태스킹이 습관이 된 사람이다. 오히려 노래나 팟캐스트, 유튜브 오디오 등이 들리지 않으면 심심하고 답답한 느낌마저 든다. 아이가 일어나면 CD플레이어로 노래 틀고, 청소할 때도 유튜브 노래를 틀고, 요리할 때는 소리만 듣기 좋은 방송을 틀어둔다. 물론 일 할 때도 집중인 안 된다는 이유로 노래를 틀어두거나 팟캐스트를 틀어 둘 때도 많았다. 하지만 <아웃풋 트레이닝>에 따르면 인간의 뇌로는 멀티태스킹을 할 수 없다고 한다. 뇌 안에서 '잦은 바꿔침'이 일어나기 때문에 뇌에 맹렬한 과부하가 걸리는 동시에 뇌의 처리 능력도 현저히 떨어지고 오히려 과제를 완료하는 데 50%나 시간이 더 든다고 한다. (뇌과학 연구 결과라고 한다.) 뇌에 잦은 바꿔침이 일어나고 있다는 말이 놀라웠다. 절대 집중할 수 없는 삶을 살면서, 몰입하는 법, 집중력 키우는 법을 찾고 있었다니...당장 스마트폰 없이 밥 먹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아이에게 똑바로 앉아서 밥만 먹으라고 잔소리할 때가 아니다. 나야 정신 차려!)
오랜만에 동생집에서 냥이를 만났다. 나와도 1년 넘게 함께 살았던 적이 있다. 내 아이를 데리고 냥이를 만나러 가다니. 우리 집 냥이는 살도 찌지 않고 아가 때 모습 그대로다. 아이가 냥이를 보고 세상 무해한 웃음을 지으며 예쁘다고 좋아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다. (니가 웃으면 나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