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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디노트 Feb 02. 2024

(매일 5분) 육퇴일기 (25)

치킨=행복

며칠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저녁이 되자 몸살기운이 올라오면서 볼에 열이 가득 차 볼빨간 사춘기가 됐다. 내일 일정을 위해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야지 생각했다. 다행히 남편이 퇴근한 뒤 씻고 남편과 수다 떨다 보니 다시 기운이 났다. 아이랑 놀아주며 육퇴일기를 적어본다.


2024.02.02.금


■ 긍정적인 일

타인 민감성이 높은 편이지만 표현을 잘 못해 혼자 끙끙 앓는 스타일이다. 미안한 마음, 감사의 마음, 고생했다는 한 마디를 해야지 하면서도 하지 못하고 상대방이 서운해하지 않을까 고민하기 일쑤였다. 오늘은 어린이집 행사가 있었다. 선생님들께서 고생하셨을 것 같아서 디저트라도 보답으로 드리고 싶었는데 일정이 바빠서 그렇지 못했다. 다음 주가 설날이니 그때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겠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어린이집 선생님께 죄송한 마음은 계속 남아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무거운 마음만 안고 아이와 하원 후에도 이 일에 못내 아쉬웠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고생 많으셨다고 감사의 말을 전하고 현재 바쁜 상황을 말씀드렸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고 선생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좋았다.



■ 복기

오늘 큰 짐을 받아와야 했다. 그런데 운전 걱정 때문에 어젯밤부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근처 백화점 주차장에 주차하고 짐을 받으러 갔다. 짐은 정말 무거웠고...다시 차가 있는 백화점 주차장까지 짐을 가져오느라 기운을 쏙 뺐다. 기왕 근처까지 온 거 제대로 주차하고 짐을 실었으면 몸이 편했을 텐데 나는 왜 고생을 사서하고 미리 걱정만 할까 자책했다. 왜 나는 '휴~ 걱정 많이이했었는데 짐 잘 찾아왔네!'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진 못하는 걸까. 같은 상황이어도 생각을 다르게 할 수 있다!


■ 영감

"아이의 첫 번째 생일 파티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인가, 아니면 참석자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지의 여부인가? 진솔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인가, 아니면 모두가 당신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인가?"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에 나오는 말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과정 중심의 완벽주의자는 일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고 결과와 상관없이 과정에서 의미를 찾는다고 한다. 반면 결과 중심 완벽주의자는 결과가 그간의 모든 노력을 무효화시킨다고 한다.  과정을 중시하는 것은 우리에게 더 많은 통제권을 갖게 하기 때문에 더 긍정적이다. 아이에게만큼은 과정을 즐기는 재미를 꼭 알려주리라 다짐했다. 결과 중심 주의로 사는 삶은 언제나 불안하고 공허하며 절대 나 자신과 친해질 수 없기 때문이다.


~~~ 오랜만에 치킨을 배달 시켜서 먹었다. 이제 아이도 커서 치킨 다리 하나 차지한다. 가족과 함께 저녁 먹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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