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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맘을다해 May 02. 2020

특성화고에서 시작하는 이들이게.

특성화 고등학교 시작과 도전

특성화고에서 시작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시작부터 심오한 인사말일 수 있겠지만, 우리는 모두 빛에서 태어났어. 빛은 말이야 온 사방으로 퍼지고, 그 빛 안에는 온갖 색깔이 뒤섞여서 조화를 이루고 있어. 특성화 고등학교를 입학하려는 친구들 또는 졸업을 하고 사회에 나가는 친구들, 모두 빛이고 너희만의 고유한 색을 지나고 이 세상에 퍼지고 있는 거야. 그러니까 주변 사람들을 보고 위축되거나 비교하며 우울한 마음으로 너의 새로운 삶을 시작할 필요가 없지.

 나는 20여 년 전 전에 공업고등학교 지금의 특성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3이 되던 시기에 취업을 나갔고, 졸업하자마자 사회생활을 시작했어. 개인적으로 약간의 모험과 도전을 좋아해서, 지금은 해외 조그마한 회사에서 관련 일을 하고 공부도 계속하고 있어. 내가 선택해서 시작은 했지만, 때로는 후회도 많이 하고, 눈물도 흘릴 때가 있지. 그런데, 나만 그런 것이 아니더라고. 고등학교 때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내 친구들, 그 친구들도 많이 후회하고 힘들어해. 


 그럼 내가 너희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응원의 말은 뭘까? 

 우선, 너희들은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어. 물론 너희도 일반 고등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처럼 바쁠 수 있어. 학교 전공 공부도 해야 할 것이고 자격증 공부도 필요하고. 하지만, 적어도 3년 내내 계속되는 대학입시의 압박감에서는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잖아. 저녁 늦게까지 주말도 없이 때론 목적도 없이 입시 공부하는 친구들이 안쓰럽지. 너희들은 그 소중한 시간에 내가 무엇을 하면 행복해지는지 살펴볼 수 있어. 예를 들면, 친구들하고 미친 듯이 운동을 하거나, 밤새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다니거나, 생소한 전시회에 가서 온종일 있어 보거나 아니면 부모님 서랍에 고이 잠들어 있는 카메라를 소생시키거나. 개인적으로 그 찰나 같은 시간에 너희들이 예술의 눈을 떴으면 해. 아이나 어른이나 정신적인 또는 실물의 장난감이 필요해. 너희들이 20년 30년이 지났을 때, 자신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장난감을 가지고 있다면, 인생 중반의 힘든 시기에 그나마 위로를 얻을 수 있어. 한번 믿어보고 열심히 너의 멋진 장난감을 찾아보렴. 이 이야기를 들어주는 너희는 많은 연봉과 높은 직책이 인생의 성공이 아닌, 너희 자신의 행복이 성공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되길 기대해. 행복한 사람이 이기는 거야.


 또 하나 조심스럽게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대학이야.

 결론적으로, 너희가 원하면 대학은 얼마든지 갈 수 있고 대신 대학을 간다고 맘먹은 것은 정말 공부 한번 제대로 해보겠다고 시작하는 거야. 사람마다 인생 시간표를 가지고 있어. 너희 시간표에 대학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지. 너무 사실적이지만, 대학 갈 만큼 공부를 못해서, 정확하게 말하자면 대학 입학에 요구하는 공부를 못하는 바람에 특성화 고등학교 간 것도 부인할 수 없지. 나도 그랬으니까. 난 대학 갈 자신이 전혀 없었거든. 그런데,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 아직도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어. 내 시간표에 대학 공부는 조금 늦게 그리고 지속해서 있었던 거지. 대학 공부를 늦게 하면 말이지, 암기력은 현저히 떨어져도 이해력은 굉장히 넓어져. 특히, 특성화 고등학교 졸업하고 관련 분야에 일하는 상태에서 대학 수업을 들으면 정말 밤을 새워 가면서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단다. 우리가 일류 대학을 가서 새로운 성공을 기대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워. 앞서 말한 대로 그 성공이 정말 나를 행복하게 해 줄지도 의문이고. 그러니, 천천히 네가 하고 싶은 공부 찾아보고 결심이 섰으면 그때 대학에서 공부를 시작해도 괜찮아. 다시 한번 나를 믿어보렴. 대학은 원한다면 갈 수 있어. 일반적인 흐름을 기반으로 장담을 하자면, 너희들이 특성화 고등학교 졸업 후 사회생활 시작하고 한 분야에 익숙해지고 의문을 갖게 되면 자연스레 대학이 가고 싶어 져. 그리도 절박함으로 열심히 공부하게 되고, 다른 시작에 발을 딛게 될 수도 있어. 대학, 남들 따라가는 곳 보다, 공부가 하고 싶어 져 찾은 곳. 너희들은 그 문을 두드리고 도전하길 기대해. 하고 싶어서 공부하는 사람이 이기는 거야.


 내가 고등학교 입학할 때 주변으로부터 큰 축하를 받지는 못했어. 교회에서조차 고입, 대입을 위한 특별기도와 합격 엿까지 주면서 관심을 보였지만, 나에게는 별 관심이 없어 보여 서글프기도 했지. 그런데, 인제 보니 그때 어른들이나 주변 친구들이 내게 관심이 없던 것이 아니라,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 서툴렀을 것이고 또한 사회 구조가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이 글을 쓰는 이유도, 대부분 어른이 다음 세대의 미래 또는 교육을 논할 때, 대학이나 입시에 많은 무게를 두고 있어서, 너희들도 새로운 도전과 시작 앞에 나처럼 서글픈 마음을 겪을까 봐 작은 응원이라도 하고 싶어서야. 세상에 누구도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어. 특성화 고등학교에 가든, 대학을 가든 가지 않든, 너의 색깔과 빛의 고유성을 꼭 간직하고 시작하기 바란다. 응원할게. 힘을 내고 행복해지자.


                                                                                                              맘을다해 김도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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