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것들을 세로로 쌓아 올리면 그것은 순위가 된다. 모든 것들 이란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부와 능력의 스피드 같은 다양한 영역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x축에 이산형 범주를 넣고 y축에서는 치열한 싸움을 한다.
왜?
좀 영역을 바꾸어볼 필요도 있다. 그래. 그 좋아하는 순위를 그대로 둔 채 x축으로 변경하고 y축에는 삶의 행복도를 매칭해 보자. 과연 그 곡선은 어떤 분포를 따를까? X축의 순위가 높다고 과연 지수분포의 형태를 따를까? 혹은 봉우리의 형태를 따를까? 물론 세상이 정해놓은 잣대를 집어넣으면 하나의 이름값이 부여된 정규분포나 지수분포 그래프가 되겠지. 무슨 소용이겠나? 달라질 건 없는데.
스피드를 가지고 세로로 세운 세상에는 3명의 토끼와 97명의 거북이가 존재한다고 가정하자. 치열하게 싸우는 2명의 토끼와 그것을 바라보는 토끼, 그리고 필사적으로 올라가려는 거북이와 인정하고 끝까지 달리는 거북이, 뭐 수없이 많을 것이다.
승부에 관심이 없는 한 토끼는 간을 빼놓고 쉬엄쉬엄 달린다. 마치 거북이를 기다리는 포즈를 한채 놀리는 듯 아닌 듯 킹 받는 표정으로 마치 어딘가에 간을 두고 온 것처럼 세상을 즐기고 있다. 한편 거북이들은 치열한 내전을 즐기고 있다. 꿋꿋이 달리는 거북이와 내묘남꼼을 부리는 거북이도 있다. 내묘남꼼 거북이는 마치 술에 취한 듯 달리는 토끼를 보았고, 간이 없다는 사실을 한눈에 알아챘다. 저 간만 가지면 나도 토끼 반열에 낄 수 있을까 생각하는 표정이었다. 한편 토끼는 술에 취한 듯 바위틈을 자꾸 쳐다보고 있었다. 무언갈 두고 온 토끼처럼 정신없이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내묘남꼼 거북이는 한눈에 알아채고, 바위틈을 찾아 숨겨놓은 토끼의 간을 찾았다. 그리고는 간을 야금야금 먹기 시작했다. 거북이는 힘이 불끈 달아올랐고 레이스에서 모든 거북이와 살짝 취한 토끼를 역전했고, 결국 3번째로 들어왔다. 기뻐하는 거북이의 승리의 달콤함의 간은 싱겁지도 짜지도 않고 도리어 밍밍한 달콤함은 거북함으로 다가왔다.
비록 내가 거북이일지언정, 토끼의 간을 뺏어 어떤 순위인지도 모른 채 세상의 잣대에 맞출 필요가 있을까?만약 눈치가 Y축이었다면 애초에 거북이는 거북한 3등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세상의 분포에는 답이 없고,하나의 독립적인 서로 다른 100의 세상에서의 패턴은 결국에도 답이 없다. 결국 스스로 맞다고 생각하는 논리가 정답이고 삶이다. 시간은 관성과도 같이 스스로의 방향에 맞게 끌려갈 때도 있고, 거북하지 않게 세상 순리대로 살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