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사람을 연결해 주는 기술이 점점 발전하고 있습니다. 차 안에서는 물론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는 원격 기능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주로 블루링크, UVO, 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필자도 시대 변화에 발맞춰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최근에 그랜저(IG, 2019년식)로 차를 바꿨습니다. 좋은 조건의 신차를 놓쳐 아쉬웠지만 다행히도 마음에 꼭 드는 중고차를 찾을 수 있었죠. 그랜저를 고른 이유는 10가지도 넘습니다. 그중에는 사용하기 편한 많은 기능도 포함돼 있습니다. 따로 학습할 필요 없이 누구에게나 쉽다는 건 현대차의 큰 장점입니다.
그동안 현대의 많은 모델을 경험했습니다. 언제나 원했던 기능들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었죠. 내차라고 특별할 건 없습니다. 하지만 긴시간 함께해야 하니 이곳저곳 꼼꼼히 둘러봤습니다. 그중 유독 눈에 띄는 메뉴가 있었습니다. 바로 '블루링크'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차를 제어할 수 있다니 참 좋은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필자는 그 좋은 세상을 공짜로 누릴 수가 없었습니다. 중고차를 샀기 때문입니다.
신차로 사면 몇 년은 무료, 중고로 차를 사면 무조건 돈을 내야 한다고 합니다. '유료'라는 말에 선뜻 가입이 망설여졌죠. 먼저 지인들은 어떻게 쓰고 있나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우리팀 영상을 책임지는 큐피디, 에디터 곤잘로, 편집장까지 모두 블루링크와 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죠. 요즘 부쩍 회의가 많아 바쁜 편집장은 제외한 두 명의 동료에게 질문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큐피디 차례. 앞선 기술과 트랜드에 민감한 큐피디는 블루링크의 많은 기능을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원격 공조 제어를 가장 많이 썼죠. 자녀를 동반한 가족 이동이 많아 무척이나 좋은 기능이라 칭찬했습니다. 두 번째는 원격 문열림 제어. 아주 잠깐 외출할 때는 차 키를 챙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대부분 손에 들려 있죠. 이때 블루링크로 차 문을 열 수 있어 편리합니다.
그 외에도 큐피디는 집에서 출발 전 미리 스마트폰으로 목적지를 입력해 차에 타서 누르는 불편을 줄였습니다. 월간 리포트를 보며 전달 대비 운행 기록도 확인했죠. 차의 상태 경고 메시지도 부부가 함께 차를 이용하고 있어 유용했습니다.
신차를 산 큐피디는 5년 동안 무료로 블루링크를 쓸 수 있습니다. 이후에는 월 1만1,000원 또는 1년 약정 조건으로 월 5,500원을 내야 하죠. 무상 제공이 끝나도 쓸 의향을 묻는 질문에 그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일단 그 전에 차를 바꿀 것 같아 생각해 보지 않은 문제라고 답했죠.
결국 "유료로는 쓰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여기에 '굳이'라는 부사도 덧붙였죠. 마지막으로 단점을 묻는 말에는 사용이 몰리는 시간대의 '접속 불량'을 귀띔했습니다.
곤잘로 에디터는 제네시스 커넥티드를 쓰고 있습니다. 두 가지 기능을 집중 활용하고 있었죠. 예열을 위한 원격 시동을 가장 많이 쓴다고 답했습니다. 차 안을 따뜻하게 또는 시원하게 만드는 공조 제어를 예상했지만 의외의 대답이었습니다. 확실히 차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죠.
두 번째로 많이 쓰는 기능은 큐피디와 같이 원격 문열림 제어였습니다. 키를 깜박 잊고 외출했을 때 유용했지만 사용 빈도는 전체 5% 미만이라 대답했습니다. 단점은 제네시스 커넥티드로 내차 위치를 파악할 수 있지만 스마트폰과 차는 3km 이내여야 가능했습니다.
무상 이용 기간이 끝나도 요금을 지불할 의사를 묻자 단호히 'No'라고 답했습니다. 아직은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 적고 반응이 느리다는 걸 이유로 꼽았습니다.
동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몇 달만 써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아직 추운 겨울을 보내려면 몇 개월은 버텨야 했기 때문이죠. 원격 공조 제어의 편리함을 경험하고 싶었습니다. 스마트폰에 앱(App)을 설치하고 계정도 만들었습니다. 이제 가입만 하면 끝. 하지만 중고차를 산 고객은 가입신청서를 팩스로 보내야 했습니다. 써봐야겠다는 마음을 조용히 접었습니다. 자동차 기술은 2020년을 달리고 있었지만 가입 절차는 1900년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가뜩이나 돈 내는 것도 서러웠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