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간 단위로 가입할 수 있는 자동차 보험이 출시됐다. 최소 6시간부터 최대 10일까지 1시간 단위로 선택할 수 있다. 가입 즉시 운전할 수(효력 발생) 있어 전날 미리 챙기지 않아도 된다. 마침 편집부 동료 기자의 차를 운전해야 할 일이 생겼다. 곧바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가입에 나섰다.
본인 소유 차 있으면 이용 불가
간단히 본인 인증을 마치고 본격적인 가입 절차로 들어섰다. 먼저 운전할 차의 종류를 물었다. 이 상품은 타인의 개인차 또는 렌터카 추가 보장을 담고 있어서다. 이후 차주의 동의 여부를 비롯한 몇 가지 질문이 이어졌다. 본인 소유의 차와 보험 가입 여부를 묻는 말에 '예'라고 대답했다. 과연 보험 가입이 문제없이 성사됐을까? 결과부터 말하면 필자는 시간 단위 자동차 보험을 이용할 수 없었다.
시간 단위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려면 몇 가지 필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가장 먼저 자동차 주인이 운전을 허락해야 한다. 여기에 21세 이상의 면허 소지자여야 하며, 운전할 차가 승차 정원 10인 이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의 차가 없어야 하며 가입된 자동차 보험도 없어야 한다. 이 조건 때문에 필자는 이용할 수 없었다. 그런데 왜 가입할 수 없는 대상일까?
보험사에 문의한 결과 본인 소유 자동차 보험 담보 중 '무보험차 상해'를 선택하면 함께 가입되는 '다른 자동차 운전 담보' 특약 때문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 특약은 자신의 보험으로 다른차로 생긴 제3자의 피해(인적·물적)를 보상하는 특약이다. 가입하려 했던 시간 단위 자동차 보험의 보장 내용과 많은 부분이 겹친다. 불필요한 보험료 낭비와 보상의 주체자 문제에 얽히게 된다.
물적 보상은 3천만 원 한도
일단 자동차 보유 및 보험 가입 여부를 '아니오'로 답하고 진행했다. 허위 가입이 아닌 보험료를 확인해 보기 위해서였다. 최소 단위인 6시간을 선택하니 4천 원을 밑도는 보험료가 나왔다. 1년으로 환산하면 큰 돈이지만 필요에 따라 이용할 수 있어 부담 없는 금액이다. 대인은 무한, 자동차 상해는 1억 원을 보장했다. 다만 대물과 운전 차량 손해(자차)는 3천만 원 한도이며 '차대차' 사고만 보상했다.
사고 처리 시 차주 보험 할증될 수도 있어
시간 단위 자동차 보험은 차주 보험에는 영향이 없을까? 사실은 그렇지 않지만 상품에 보완할 수 있는 항목을 만들었다. 자동차 보험에는 '대인배상 I' 담보가 있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자배법)상 피해자 구제를 위한 최소한의 항목이다. 자배법에 따라 자동차 사고에 대한 일차적 책임은 차주 보험으로 처리된다. '대인배상 I'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는 대리운전을 이용하다 사고가 나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시간 단위 자동차 보험으로 사고 처리를 하면 차주 보험이 할증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보완한 특약이 '대인배상 I 지원금 추가' 항목이다. 원래 차주의 보험으로 처리된 보험금을 보존해 주어 할증을 막을 수 있다. 차주와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반드시 선택해야 할 특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