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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와 May 09. 2024

말하고 싶다. 영어로~

중3과 고1이 된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살얼음 위를 걷는 기분이 듭니다.

어떤 날엔 아이들의 감정이 예민할 때가 있고 또 다른 날엔 저의 감정이 예민할 때가 있습니다.

한쪽만 그러면 그래도 괜찮은데 감정이 중복되는 날엔 나도 모르게 나쁜 말들이 마구 나오더군요.

어른으로서 감정절제를 잘하지 못하는 나를 자책하지만 계속 반복입니다.

그러던 중에 외국인과 연애하는 한국인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자신들은 맘껏 싸우고 싶어도 언어때문에 그러지 못한다면서 한편으로는 서로의 감정을 다치지 않게

해서 좋은 점도 있다고 웃으면서 이야기하더군요. 그치만 사랑하는 감정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없어서

아쉬운점도 있다고 하네요.

또 다른 사람은 5개국어를 하는데 자신은 각각 다른 나라 사람들과 연애를 하다보니 5개국어를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접하게 되었구요. 그러고보니 언어를 공부한다는 건 나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목적이 언어를 더

잘 배울 수 있게 해준다는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게 되었죠.

막상 주부가 뭘 배운다고 지출을 늘릴수는 없고 그래도 쉽게 접근할 수있는 언어가 무엇일까 고민을 하다가

아이들이 학원에서 배웠던 책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쭉쭉 읽어라'

이 제목을 보면서 왠지 해볼 수 있을 거 같은 자신감이 생겼어요.

학교를 졸업한 이후로는 딱히 영어공부를 하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한국어 다음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썼던 언어니까요. 본문을 따라서 쓰고 QR을 찍어서 최대한 비슷하게 읽어보려고 끊어읽는 부분과 길게 늘이는 부분 강하게 읽는 부분 등을 표시하면서 들어봤죠. 그렇게 오랫동안 영어공부를 하면서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시험 공부로만 했다니... 

남편이 옆에서 무슨 영어공부냐고 하길래 "나도 외국사람이랑 연애 좀 해보려고 그런다'고 했더니 시간이 좀 

많이 걸릴거 같다면서 웃더군요. 사실 시작한 계기는 내가 아이들에게 영어로 이야기 하려고 했다면 한국말처럼

이렇게 거친 표현들을 몰라서도 못했을텐데 하는 마음이 있어서였거든요.

어떤 강사가 부모님이 자신에게 심하게 말해서 속으로 ' 우리 엄마는 미국에 있을거야. 내가 실수해도 Are you O.K? I love you. 라고 말해줄거야. 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웃기면서도 씁씁하더군요.

저 역시 아이들에게 그렇게 다그치지만 할뿐이니까요. 

한국말은 참 다양한 표현이 많은데 특히나 나쁜 말은 더 많은 거 같네요. 그에 비해서 감정표현은 참 서툴죠.

사실 4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이러한 감정 소비들이 제 건강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거든요.

영어공부를 하면서 이젠 저의 건강도 챙기고 아이들의 정신건강도 챙겨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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