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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혁 Jan 13. 2019

공무원을 그만두고 농촌으로 가다

사이타마 에노모토 농장 대표 에노모토 켄지

갑작스러운 병마로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사이타마 에노모토 농장의 400년 역사가 끊길 위기가 찾아오게 되었다. 당시 에노모토 켄지 대표님께서는 장남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농장의 후계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현재 토마토 재배와 농가 레스토랑도 함께 운영한다.

옛날 일본 가정집의 분위기와 유기농의 채소를 사용하여 웰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


외부, 내부 모습

Q. 농업을 승계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기대되는 점 한 가지와 우려되는 점 한 가지를 말씀해 주세요.

A. 우선은 대대로 농가가 대부분 내려오고 있는데, 저는 400년간 16대째 내려오고 있습니다. 전통 있는 농가의 후계자였기 때문에 그게 의식이 됐습니다. 내가 만약 죽을 때 ‘내가 이것을 해서 정말 좋았다.’라고 생각하고 죽을까, 아니면 ‘내가 이걸 안 하고 죽으면서 후회를 할까?’ 생각했습니다. 돈을 벌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고, 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토마토, 채소를 재배할 때 하는 생각은 지금은 내가 죽을 때 ‘토마토를 재배해서 잘 살았다.’라고 만족감을 가지고 죽을 수 있을까를 항상 생각하며 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면 힘들어도 힘들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좀 힘들었다고 생각한 것은 농업을 시작하고 1년쯤 되었을 때입니다. 큰 눈이 왔었는데 비닐하우스가 다 무너진 적이 있습니다. 피해액이 1천만 엔 정도 되었습니다. 그게 고난이라면 고난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요.
지금은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새롭게 비닐하우스를 세우면서 하게 됐으니까 이왕이면 최신식으로 하려고 했습니다. 최신 설비로 다시 재배하기 시작했는데 그 당시에는 그렇게 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거기다 제가 확신이 없는 신기술을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도전하게 되었죠. 도전.

에노모토 켄지 어머니 (좌) 에노모토 켄지 (우)

사실 새로운 기술로 작물을 재배한다는 게 하우스가 무너지는 일이 없었으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고난이 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습니다. 고난을 한번 겪어봤기 때문에 이겨낼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알아주길 바라는데 예를 들어 비닐하우스가 무너졌는데 10년 후, 20년 후에 웃으면서 옛이야기를 얘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 계기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지 않나. 하며 나중에 회고담을 말할 상상을 하며 지금을 보내고 있습니다.

레스토랑을 운영하시는 분은 어머니인데 제일 어려웠던 것은 주변 사람들의 이해였습니다. "해보는 게 좋지 않아?"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 제일 어려웠습니다.

점심 11 : 30 ~ 14 : 00까지. 런치 A 1000엔.

Q. 여성 농업인으로서 힘들었던 점이나 단점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A. 올해 71살이고, 22살에 시집을 왔습니다.
일본의 여성들은 무조건 열심히 하는 근면 성실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집와서 돈 한 푼 받지 않고 열심히 일을 해왔기 때문에 지금의 일본 농업이 계속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인건비도 없이 열심히 집안을 위해 일을 해 왔는데, 남편이 주지 않아도 내가 벌면 되지 않느냐 해서 무농약 채소를 활용해 만두를 만들어 내 소득으로 활용을 했습니다. 그러다 남편이 병을 얻어서 돌아가게 됐는데, 자립의 계기로 삼기 위해 레스토랑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70대 된 여성들은 대부분 굉장히 강인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외부 모습

남편이 살아있을 때는 아이가 후계자가 되겠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어떡할까 하고 있는데 아들이 공무원이었기 때문에 당사자가 결정할 수밖에 없는데 다행히도 아들이 후계자가 되기로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무원으로 있을 땐 월급도 잘 받고 좋았는데 처음에는 아이와 아내도 있는데 수익이 잘 발생하지 않아 걱정이 컸습니다.
주변에서는 그만두게 하지 말라고 했었습니다. 저는 그만두고 이거 하라고는 절대 말하지 않았습니다.

(켄지)
부인도 일을 같이하고 있었는데 부인이 내가 돈을 벌고 있으니까 당신은 하고 싶은 것 하라고 말을 해줘서 결정을 더 쉽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에노모토 후사

농원의 판매, 홍보 담당

고교 시절부터 음식 전문 분야의 공부. 현재 농림수산성 「농업 여자 프로젝트」 멤버로 전국의 농업 여자와 함께 기업과의 합작 통해 여성 친화적인 농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Q. 여성 농업인이 농업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A. 농업은 생산만으로 구성되는 산업이 아니기 때문에 생산이 되면 판매가 이루어질 텐데 판매와 홍보에 여성들이 큰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성들이 그쪽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관심을 두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현재 여성들이 판매나 홍보 쪽에서 능력을 많이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여성들이 분야에 참여하는 점유율이 높아져 가고 있는 게 일본의 현 상황입니다.

(農業女子PJ , https://nougyoujoshi.maff.go.jp/)

농업 여자 프로젝트 (農業女子PJ)여성 농업인이 일상생활이나 직장, 자연과의 관계 속에서 축적된 지혜를 다양한 기업의 기술 · 노하우 · 아이디어 등을 결합하여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정보를 창조하고 사회에 널리 발신해 나가기 위한 프로젝트이다.
프로젝트를 통해 농업 내외의 다양한 기업 · 단체와 연계하여 농업에서 활약하는 여성의 모습을 다양한 단면에서 정보 발신함으로써 사회 전체로 여성 농업인의 존재감을 높이고, 아울러 직업으로 농업을 선택하는 젊은 여성의 증가를 도모한다.


방울토마토 ktf 농법 적용

[ktf농법]

기존의 온수 파이프나 전기 라디에이터 바로 앞에 특수한 세라믹 재질의 자재를 덧대서.. 마치 원적외선 찜질방 같은 원리인 것 같다. 

설치비용은 일반 온풍기나 전기히터 방식에 비해 2~3배가 높으나 전기 광열비, 난방비가 80% 절감되고 수확량도 15~30% 정도 향상된다.

설명을 듣고 있는 연암대학교 농대 영농창업과정 학생

Q : 가업을 이어받아 판로를 처음부터 개척했다고 했는데 어떠한 마케팅에 중점을 두고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농사를 시작한 지 6년 차 됐을 때인데 그때는 판로가 제로였다고 보면 됩니다. 가격으로 승부를 볼까 해도, 품종으로 승부를 볼까 해도 사이타마 현 전체를 봤을 때도 토마토 농가가 너무 많았습니다.
그들하고 어떻게 경쟁을 할까 생각을 해도 이길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는데, 씨름판에 같이 안 올라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가격경쟁 안 하고, 품종 경쟁 안 하고. 그 외의 것으로 경쟁하자고 정했습니다.
한두 가지 놓고 소비자에게 고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품종을 해서 소비자들이 선택에 흥미를 느끼는 방향으로 잡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사람들이 여기밖에 없다고 인식시켜집니다. 그리고 음식점이라든지 그런 곳에 납품하려면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데 그것에 굉장히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그래서 아주 큰 업체들에 거래하고 있지는 않지만 작은 업체들을 많이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타깃을 큰 것을 보지 않고 작은 것을 보면서 다른 작전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연암대학교 채상헌 교수님

Q. 고객층이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또한 고객층을 늘리고자 하신 노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정말 가까운 주변 상점은 오지 않습니다. 조금 멀리서부터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습니다. 유기농이라는 메리트를 찾아서. 부유층을 타깃으로 해서 영업하고 있습니다. 미니토마토 자체가 단가가 높아서 부유층들이 많이 이용하는 백화점 같은 곳으로 납품을 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안정된 공급을 최선으로 진행을 합니다. 수확 시기를 달리해 가지고 연간 끊기지 않고 지속된 수확을 할 수 있도록 조절을 하고 있습니다.

온실 내부

Q. 방울토마토나 농가 레스토랑을 어떤 식으로 소비자들에게 홍보하셨나요?

홍보비는 따로 쓰지 않았습니다. 일단 과거에 저는 공무원이었기 때문에 저의 지인들을 많이 활용했습니다. 관공서에 가서 좀 놔달라. 밀어붙였습니다.
조금 특별한 케이스인 것 같습니다. 주변 아는 사람을 통해서 판매하고 홍보도 했는데, 그게 입소문이 나서 신문이나 방송에서 취재를 오고 알려지면서 일이 더 쉬워졌습니다.
스타 농업인이 됐죠. 일반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한 게 아니라 안정되고 연금도 잘 나오는 길을 가지 않고 농업을 지속한다는 게 화제의 인물이 됐죠. 그 도움도 컸습니다.


Q. 요리사로서 충분히 성공하실 수 있으셨는데 굳이 농업으로 뛰어 들으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어머님 답변) 딸이 프린스 호텔에 근무했습니다. 또 호텔 경영 쪽에도 손을 댔는데, 원래 제빵사였습니다. 프린스 호텔이라고 전국적으로 5~60개 이상의 호텔 재벌이 있습니다.
호텔의 제빵사였는데, 일단은 거기서 오래 근무를 하면서 많은 지인이 있었는데 동생이 이제 농업을 하고 재배를 하고 하니까 동생을 도와주겠다는 마음으로 지인들에게 부탁한 것 같아요. 지금 좋은 채소들이 있는데 좀 써줘 봐라. 일본인들은 신용을 중요시하는데 오랫동안 성실하게 같이 일했던 청탁이 있기도 하니까, 그리고 맛이 없으면 아시겠죠.
제품이 들어오고 하니까 홍보, 판매 쪽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시다고 하시는데 일단 제가 보기에는 동생을 돕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이제 뛰어들어준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지금 여러분들 서로 도움이 안 될 것 같은 친구들도 10년이 지나서 여러분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조력자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하네다 공항 →  사이타나 에노모토 농원 약 1시간 3분 소요

- 주소 : 사이타마 현 사이타마시 니 시구[飯田新田] 547

- TEL : 048-624-9737  

- FAX : 048-624-9746

- E-mail : enomoto.farm@gmail.com

- 홈페이지 : http://enomotofarm.wixsite.com/e-tom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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