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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도 Dec 31. 2021

가장 현실적인 종말 시나리오, <돈 룩 업>

넷플릭스 오리지널 / 돈 룩 업 (Don’t Look Up,2021)


202X, 6개월 뒤면 세상이 종말한다. 우리는 어떤 끝을 맞이하게 될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돈 룩 업>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가장 공감하기 쉬운 방법으로 종말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혜성이 지구와 충돌한다는 거대한 종말 스포일러로 시작된다.

주인공들은 천문학과 대학원생과 담당 교수로, 6개월 후에 행성이 멸망할 정도로 큰 충돌이 다가온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한다.

하지만 세상은 마치 다른 행성의 이야기를 보듯 심각함을 깨닫지 못하는 듯 하다. 두 사람은 이 사실을 전세계인에게 알려 경각심을 주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게 된다.

인기 토크쇼의 과학 코너에서 종말 알리기, 메이저 신문에 알리기, 경찰에 알리기 등…

수많은 노력에도 사람들은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혜성이 실제로 존재하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며 받아들이지 못한다.

Just Look Up! 영화의 후반부 하늘 위로 떨어지는 혜성을 보며 누군가는 외친다. 저 하늘을 보라고! 종말은 이렇게나 확실하게 다가오고 있다고.




* 여기부터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종말이 다가온다면 무엇을 하고 있을까? 울고 분노할까? 받아들일까. 하고싶었던 버킷 리스트를 채우러 돌연 떠나버릴지, 매해 쏟아져나오는 찌라시 취급을 하며 여전히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을지.   업에 등장하는 대중들은 정확히 현실이 반영되어 있다. SNS 휩싸여 공인되지 않은 가벼운 정보들에 현혹되고, 정치인이나 유명인들의  마디에 격하게 반응한다. 그리고 사건의 심각성과 관련없이 자극적이고 소비하기 편한 방식으로 정보를 내보낸다. 인기 프로그램 ‘  데일리  출연한 주인공들은 다가오는 종말을 최대한 정확하게 대중에게 전달하려 시도한다. 하지만 MC들은  무거운 정보를 가볍게 웃어넘기며 주말 낮에 가족과 함께보는 ‘쉽고 재미있는 과학코너처럼 취급하는 것이다. 결국 흥분한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 대학원생 ) 생방송 중에 울분을 토하며 소리치는 장면이 가감없이 송출되고, 그녀의 외침은 인터넷에 ‘으로 전염되어 모두가 그녀를 조롱하게 된다. 정보가 빠르고 가공이 쉬운 현대는, 사회적으로 마땅히 비판되어야 하거나, 웃음으로 넘길  없은 많은 일들이 때로 우습게 포장되어 전달되곤 한다. 우리가 인지하지도 못하고 노출되는 것들이다. 이것은 사건의 논점을 흐리게 되고, 가공되는 과정에서 진실로 전달되어야  정보가 누락되게 만든다. 세상의 종말을 알리려는 외침이 본질을 잃고 그저 우스운 인터넷 밈으로 전락되는 것처럼. 디비아스키는 언론의 방해를 받게 되고, 남은 것은 민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교수 )뿐인데, 오히려 디비아스키와 비교되어 섹시한 과학자 취급을 받는다. 정부와 언론, 세상 사람들의 호의를 얻은 민디는 사람들에게 무한한 신뢰를 주고, 최초 발견자인 디비아스키는 어느  사람들의 관심 뒷전이다. (비단 종말같은 커다란 정보가 아니더라도, 대학원생의 성과를 담당 교수가 가로채는 것은 빈번히 존재한다.) 하이퍼 리얼리즘의 끝판왕이다.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대통령은 본인의 더러운 소문을 덮고 재선을 노리기 위해 종말을 막고자 한다. 그러나 왜인지  엎어지고 마는데, 또한 마찬가지로 정치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단순하고 확고한 한가지의 목적만을 가지고 산다면 얼마나 편할까? 하지만 사람은 다양하고, 그들이 원하는 욕구 또한 다양하다. 모두가 원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충족시키다 보면, 어느새 ! 본질은 흐려진다. 지구가 멸망한다는데 대체 그것들이 무엇이 중요할까? 주인공들은 이해할  없지만   있는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종말을 받아들여야  때가 왔다. 그렇지 않은 것은 소수의 상위계층 뿐이다.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되고, 민디 박사는 2000 정원의 우주선에 동반 1인을 데리고 탑승할 기회를 얻지만, 거절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다양한 연령과 직종을 넘나들며 종말을 받아들이는 각자의 방식을 제안한다. 이 영화의 명장면은 후반부의 식사 장면에서 나온다. 혜성이 떨어지는 것을 보며 민디박사와 디비아스키, 그리고 이 종말을 함께 맞이하기로 선택한 사람들은 테이블에서 손을 맞잡고 기도한다. 가장 신실하지 않을 것 처럼 보이는 가출 청소년의 진심어린 기도를 함께 들으며 종말을 맞이한다. 그들에게 남은 것은 후회없이 쏟아낸 노력과, 오롯이 그들이 선택한 종말이다.


새해 맞이 넷플릭스에서  가지 영화를 보려 한다면,  영화를 추천한다! 중간중간 터져나오는 현실적인 캐릭터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감미로운 현실 풍자 노래까지. 종말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수많은 면모를 유쾌하고,  날카롭게 보여준다. 말도안되는 명품 배우 라인업이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을 현실에 살아 숨쉬게 만든다. 단연코 가장 후회없는 새해 맞이 영화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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