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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유숙 Aug 29. 2021

이 과정을 거치면 부족한 글의 완성도가 확 올라갑니다!

작가의 필력이 다가 아닌 이유

"출간 작가가 너무나 되고 싶어!"


라는 열망만 가득하던 시절의 나는 잘 몰랐다.

어떤 과정을 거쳐야 내 이름이 박힌 책을 전국 서점에 쫙 깔 수 있는지.


출간 작가가 된 지금은 비밀스럽게 말할 수 있다.


"과연 나도 출간 작가가 될 수 있을까? 의심하지 마세요! 됩니다. 계속 도전하면요."

"책의 완성도? 걱정 마세요! 출판사에서 도와줍니다."


어떻게? 피드백과 교정 교열의 과정을 통해서요.


교정과 교열의 위력, 이 정도였어?

출간을 위한 원고를 써보니 원고 분량이 늘면 늘수록 궁금증과 걱정도 많아졌다.


'기획한 대로 재미있게 잘 쓰고 있는 거, 맞나?',

'원고 탈고하고 나면 책은 언제 나오는 거지?'


이럴 때, 내 책의 첫 독자이자 빨간펜(?) 선생님 같은 편집장님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편집장과의 궁합이 중요하다는 속설이 있나 보다.)

생계활동에 바빠 집필이 소홀해질 때쯤 독촉 메일이 날아온다. '오늘부터 쫌~~모드로 들어갑니다.'라는 유머스럽게 무서운 제목을 달아서.

목차별 초고를 보내면 발전적 의견이 포함된 수정 원고를 보내주고, 각종 질문에 대한 답변도 세세하게 해 준다.

  

"원고 스타일, 문체, 목차와 본문 구성에 관한 피드백을 드리면.."

"리드문을 넣어주시고 총 원고 분량은 A4용지 80~100장 내외, 11p로.."

"현장 경험상 마감일에 쫓겨서 원고를 탈고하시면 만족도가 현저히 떨어질 수도..."


정말로 그랬다.

계약서에 명시된 마감일에 간신히 맞춰 원고를 보내긴 했는데,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시 살펴볼 때마다 부족한 것, 허접한 것 투성이었다.

아마 '믿는 구석'이 없었으면 자존심 따위 내던지고 원고 마감일 좀 늦춰 주세요~라고 출판사에 사정사정했을 수도 있었으리라!


책 출간은 처음인 초짜 작가에게 '믿는 구석'이란 뭘까?

바로 탈고된 원고를 계속 매만질 수 있는 시간이 약 2달 정도 더 주어진다는 것이다.

즉, 한 번 쫑냈다고 탈고가 아니다.

편집장이 전체 꼴을 맞춰 다듬고 수정한 전체 원고를 보내고 작가가 다시 매끄럽게 손봐서 보내면 그게 진짜 윤문(출판사에서 말하는 완전 쫑 원고, 최종 수정본)이다.


윤문을 마치면 그때부터 교정 교열의 작업이 시작된다.

대략 3교의 과정을 거치기까지 작가는 계속 원고 피드백에 관여할 수 있고, 미술작업으로 넘어가기 전까지 부분적으로 내용을 수정할 수도 있다.


현장 경험을 해보니 교정 교열이 단순히 틀린 맞춤법과 오탈자를 바로 잡고 문장의 오류를 수정하는 작업이 아니었다. 가독성을 위해 문장을 매끄럽게 다듬는 윤문의 과정과주석과 인용의 출처까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작업까지 편집자와 작가가 수시로 원고를 주고받으면서 글의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이었다.

이후 미술작업까지 마치고 나면 인쇄 직전의 종이책을 데이터 또는 종이 교정지로 보내주는데, 똑같은 글의 완성도가 이렇게까지 차이가 난다.

교정교열 전 원고

 

교정 교열과 미술작업을 마친 원고

 

출판사에서 보내준 저자교


아무리 훌륭한 글이라도 맞춤법이 엉망이면 내용의 신뢰도가 확 떨어지는 것처럼, 누군가 내게 작가의 필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교정 교열과 미술 작업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또 하나!  극한의 인내심이다.

왜냐고? 책이 인쇄돼서 나오기 전까지 원고 마감을 마쳐도 마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출간은 언제든지 엎어질 수 있다. 출판사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내 경우가 그랬다.

피똥 싸기 일보 직전에 윤문을 보내고 '이젠 정말 사람답게 살아봐야지~'라고 한 숨 돌릴 때쯤, 출판사에서 청천벽력 같은 통보가 날아들었다.


"선생님, 어쩌죠? 편집 방향 회의를 했는데..."


- 5화에서는 출간이 엎어질 뻔한 멘붕 스토리와 실제로 출간이 없던 일로 되는 현장사례, 대처 팁 등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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