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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근노근 Aug 18. 2021

나의 원고 투고기 5 - 나는 책을 낼 수 있을까?

-나는 책을 낼 수 있을까?

  사람들 몰래 원고 투고를 했었다. 안 되면 쪽팔리니깐 몰래. 이는 투고 과정과 그 결과에 대한 이야기다. 그 다섯 번째.


-나는 과연 책을 낼 수 있을까?

  어쨌든 금요일 두 번째 투고 후, 안절부절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이 되었다. 나는 여전히 메일함을 열었다 닫았다, ‘새로고침’했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수신확인함’에 가서, 내 메일 읽은 출판사, 안 읽은 출판사를 구별해 가며, ‘아, 여기 아직도 안 읽었네? 언제 읽게? 좀 읽어라’를 되뇌이며 정신병자마냥 중얼거렸다.


  전화가 왔다. 왜 그런 거 있지 않나. 촉이라고 하나? 이 전화는 내가 평소 받았던 전화와는 왠지 좀 다를 것 같은 촉. 받았다.


  “안녕하세요, ** 캐쉬백 인데요. 고객님 포인트가 아직..... 블라블라.”


  내 촉이 똥 촉 이라는 걸 깨달았다.

  또 전화가 왔다. 오늘 유난히 전화가 많이 오는 것인지, 내가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 나는 정녕 알 수 없었지만 이 전화, 너무나도 받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수업 중이었고, 교사로서의 윤리를 지킨다며 받지 않았다. 나에게 진심인 전화라면 이따가 다시 전화를 주던가, 아니면 문자라도 주겠지. 수업이 끝나고, 기다리고 기다려도, 그 전화는 다시 오지 않았다. 평생 오지 않았다. 나에게 진심인 전화가 아니었던 게다.


 다시 메일을 여닫고 새로고침하기를 반복했다. 얼마 지나지도 않아, 지쳤다. 메일은 여전히 의미없는 단어들로 꽉 차 있었다.


  퇴근하고 집에 거의 다 왔을 무렵, 전화가 왔다. 기대는 접었다(고 내 자신을 속였다). 무심히 받았다(고 역시 내 자신을 속였다).


  “안녕하세요, 정한책방인데요.”


 나는 과연 책을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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