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재열 Nov 17. 2022

풀꽃

생각

자세히 보아야 이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언젠가 어머님께서 이 시를 아느냐고 물어보셨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한 번쯤 본 것 같은 글귀였는데 사실 시 인지도 몰랐다. ‘이 시가 참 이쁘지 않니?’라는 말씀에 '네, 그렇네요',라고 대답 했지만 굳이 깊게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냥 예쁜 글귀다 정도.


‘상담이란 무엇이냐?’는 질문엔 나는 ‘시선을 바꾸는 작업’이라고 대답한다. 우리가 겪고 있는 심적 고통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이유는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 고통을 충분히 인지하고, ‘해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고통을 줄이는, ‘해소’ 법을 찾아가는 것이 상담의 과정이라 볼 수 있겠다. 물론 말처럼 쉬운 작업이 결코 아니다. 단순히 결심으로 바뀔 수 있는 문제라면 굳이 시간을 들여가며 상담소를 찾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속 시원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며 답답함을 호소하고 상담소를 떠나는 내담자도 있다. 시선을 바꾸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고, 그 용기를 얻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를 비판 없이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무엇을 보느냐’보다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어떠한 상황에 놓였을 때, 그 상황을 얼마나 정확하게 판단했느냐보다,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우리의 마음을 다스리는 척도가 된다. 비판적인 자세가 항상 답은 아니다. 저렇게 생각하는 것도 방법이구나,라고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풀꽃이 뭐가 이뻐?'보다는 어떤점이 이쁜걸까, 저 시인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까, 하고 시선의 차이에 호기심을 가져보는 것 처럼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