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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열 Jun 27. 2023

더 쉽게, 더 자주 느끼는 행복감

생각

'월리를 찾아라'도 처음에 하면 어려운 것 처럼.

누군가가 당신에게 너무 웃긴 이야기를 해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웃게 된 상상 해보자. 벽을 치며 몇 분 동안 웃음을 참을 수 없고, 눈물이 흘러나올 정도로 웃기는 이야기 말이다.


다음 날 그 사람이 똑같은 농담을 한다면? 어제처럼 크게 웃을 순 없겠지만 "아 맞다, 그 얘기 완전 웃겼어!"라며 다시 웃음이 나올 수 있다. 


만약, 그 사람이, 일주일째도 똑. 같. 은. 농담을 계속한다면 어떨까? (물론 이런 일은 없을 테지만). 아마 내용을 외워서 말투까지 따라 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웃음기는 사라졌을 테고,  참을성이 아주 높은 사람이라도 살짝 짜증이 날지 모른다. 


'행복'도 이와 비슷하다. 행복은 순간적으로 느끼는 감정의 종류 중 하나이고, 영원히 계속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담자와 상담 중 상담 목표 설정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종종 '행복해지는 것'을 목표로 잡으려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행복이 목표가 되면 우리는 반드시 실망한다. 첫째로 행복의 척도를 재는 것이 굉장히 애매하고 둘째로 감정은 지속성은 절대 영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재미있었지만 자꾸 들으면 무감각해지는 그 웃기는 이야기처럼 말이다.


나는 이런 목표를 내담자에게 들으면, 행복해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되묻곤 한다. 대게 우리는 영원한 행복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행복감을 조금 더 쉽게, 자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행복감을 더 쉽게, 자주 느낄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행복은 일상생활에서 기쁨과 만족감, 또는 즐거움과 여유로움을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행복감을 쉽게, 자주 느끼기 위해서는, 우리의 일상에서 어떤 것들이 행복감을 주고 있는지, 발견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지금 나에게 물어보자: 나에게 행복감을 주는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매일 출근길에 마시는 커피, 점심시간, 매주 목요일 올라오는 구독 중인 팟캐스트, 주말에 친구들과 만나는 약속 등등... 대단한 것들이 아니더라도 우리에게 행복감을 높여주는 것들이 일상에 녹아있는 경우가 많다. 만약 '나에게 행복감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사소한 것들에서 얻는 행복감을 너무 당연시하면서 지내온 탓일 수 있다. '월리를 찾아라'처럼 서두르지 말고 나의 일상을 천천히 관찰하면서,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휴대폰 메모장에 '행복감 리스트'를 채워가보자. 


그리고 채워진 리스트를 하루에 한 번, 또는 필요할 때마다 (예: 스트레스가 높아졌을 때) 꺼내보며, 내 행복감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혹은 아직 시도하지 않은 것이 있는지, 확인하며 연습하는 것이 행복감을 더 쉽게, 자주 느낄 수 있는 방법이다.   


"에게, 이게 행복이라고?"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우리도 모르게 행복에 조건을 두기 때문이다. 뜬금없지만 잠깐 금전적 투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자. 나는 금융 경제에 대해서 전문가는 아니지만, 누구나 최소한의 자본 투자로 최대한의 결과를 낼 수 있다면, 그건 좋은 투자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글을 쓰는 두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리고 그 둘은 똑같이 행복감을 원한다. 만약 한 사람은 글을 쓰는 것 만으로 행복감을 느낄 수 있고, 다른 사람은 자신이 쓴 글이 신춘문예에 당선이 되어야만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이 두 사람을 비교했을 때, 누가 더 행복감을 자주 느낄 수 있을까? 누가 더 행복감에 좋은 투자를 하고 있을까?


만약 행복감을 자주 느끼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이 쉽게 느끼는 행복감이 불편하다면, 그것은 내 불안한 감정이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하며 나 스스로를 안심시키려는 행동일지도 모른다. 만약 이런 모습을 나 자신에게 자주 보게 된다면 본인의 감정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보며 물어보자. 


"내 행복의 기준은 무엇일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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