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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도 Dec 22. 2022

넷플릭스 <더 글로리> 미리 본 후기...

그 자리에서 끝까지 보고 싶었다

며칠 전 종각에 있는 넷플릭스의 시사실에서 12월 30일 공개 예정인 <더 글로리>의 1, 2부를 미리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넷플릭스에서 허락만 해준다면 앉은자리에서 8부까지 끝까지 보고 싶었다. 더 욕심내자면 2023년 3월 공개 예정인 8부작으로 구성된 파트 2까지 그대로 앉아서 정주행하고 싶었다.


12월 30일에 파트 1 8부가 모두 공개됐을 때 이미 본 1, 2부를 포함해서 결말까지 한 번에 볼 드라마가 오랜만에 나왔다고 직감했다.


<수리남> <오징어게임> <D.P> 이후로 오랜만에 몰입해서 끝까지 빠질 수 있을 콘텐츠를 만난 것 같아 미리 반가웠다.

<더 글로리>에서는 학교 폭력으로 영혼까지 무너진 여자(송혜교/ 아역 정지소)가 20년 동안 자신의 모든 삶을 갈아 넣어 준비한 복수를 가해자들에게 펼친다.

<미스터 션샤인> <도깨비>의 김은숙 작가가 처음으로 쓴 장르극이고 <태양의 후예>로 호흡을 맞췄던 배우 송혜교가 힘을 합친 것만으로도 보기 전부터 꽤 큰 기대감을 안겼다.


그리고 그 기대는 헛되지 않았다.


그 기대를 충족시켜 준, 보면서 느낀 <더 글로리>의 강점을 정리해보자면 이렇다.



우선 '배우 정지소'가 반짝거린다. 여관 달방에서 힘들게 하루하루를 버티며 도시 전체를 지배하는 수준의 부잣집 딸과 그 무리들에게 견딜 수 없는 괴롭힘을 당하는 소녀. 괴롭힘 끝에 포기하거나 주저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가해자' 그 자체로 삼으면서 20년 동안 철저하게 설계된 완벽한 복수의 준비를 시작하는 전사.


이 상반된 두 개의 캐릭터를 2부 중반까지 배우 정지소는 제대로 해낸다. 가난한 설정에 따라 화장기 없는 생얼로 어떤 패션도 주얼리도 없이 연기하는데 그 연기 자체에 묘한 한과 광기가 서려있어서 반짝인다.


기생충에서 봤던, 저택에 사는 부잣집 딸내미의 모습은 전혀 겹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제대로 캐릭터와 하나가 되어 극의 초반을 이끈다.



그리고 '배우 신예은의 발견'이 그 자체로 <더 글로리>의 호재다.


신예은 배우의 연기를 처음으로 눈여겨본 작품은 2021년 KBS 드라마 스페셜 <딱밤 한 대가 이별에 미치는 영향>이다. 오래된 연인 사이의 사소한 내기의 벌칙이었던 '딱밤'을 진심으로 세게 때리는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그간의 연애를 돌아보고 이별을 결심하며 성장하는 직장인(교사) 연기가 꽤 좋아서 눈에 오래 남았다.


그러나 이어진 드라마 선택은 한 동안 배우 자신과 팬들을 아쉽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의 신예은은 다르다. 몸에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연기로 존재감을 제대로 뽐내며 날아다닌다. "꿈을 가질 필요 없이, 꿈을 이룬 이들을 월급 주면서 부리면 되는" 위치에 서서 일진들을 부리고 함께 놀며 고데기로 온몸을 지지는 학교 폭력을 너무나도 즐겁게 자행하는 '박연진' 역할을 완벽하게 해낸다.


그리고 성인이 된 이들의 이어짐이 자연스럽다.


극은 꾸준히 과거를 회상하며 복수의 이유와 원인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숱하게 많은 학교폭력 관련 콘텐츠들이 그랬던 것처럼 자극적인 장면을 불편하게 반복해서 보여주는 클리셰를 답습하지 않는다.


고데기 등으로 인해 온몸에 생긴 감추고 싶고 환절기가 되면 가렵고 간지러운 흉터를 밖에서 숨기고 몰래 가려워하다가 복수의 베이스캠프인 집(뭔가 숙소 느낌을 주는)에 오면 반팔 등을 입고 드러내는 모습으로 아역 정지소와 주인공 송혜교의 아픔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때로 극 전체에서 비중이 적어도 아역의 연기가 출중한데 그에 비해 성인 배우의 연기가 부족하거나 둘의 연기톤이 지나치게 다르면 감정의 연결이 힘들 때가 있다.


심할 때는 '저 성인 배우는 본인이 겪지도 못한 아픔을 왜 복수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드라마 자체가 아예 다른 두 편의 이야기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더 글로리>의 주인공인 송헤교와 임지연의 연기는 그들 각각의 아역인 정지소, 신예은 연기와 같은 톤과 동일한 감정선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내가 본 2부는 가해자의 집이 내려다보이는 집에서 복수를 준비하며 저택의 쓰레기를 훔치고 정보를 모으다가 그 집의 가정부에게 들켜 위험한 부탁과 제안을 받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주인공의 복수와 이 부탁이 어떻게 해결될지 궁금하다. 여러분도 12월 30일에 함께 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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