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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아키 Sep 10. 2024

토끼뜰

3대가 이어진 목구조 카페 식당

"3대가 이어진 토끼뜰의 시작"

70대 어머니는 소싯적 고추장, 된장, 그리고 간장을 만들어 1남 2녀를 키우셨습니다. 자녀들이 장성한 후 어머니는 장을 만들어 파는 일을 그만두셨지만, 어머니의 장맛을 잊지 못한 딸 중 하나는 그 장맛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손맛 좋은 어머니가 자녀들에게 해주셨던 간식거리도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어 했습니다. 어머니의 장맛은 장성한 50대 딸이, 어머니의 간식은 20대 손녀가 이어받아 전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3대가 이어진 그녀들은 어렸을 때 뛰어놀던 장성의 토끼뜰(지명)에서 그 꿈을 시작합니다.



"아버지의 100년 된 단풍나무가 중심인 건축"

부모님 댁에는 100년 된 단풍나무가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젊으셨을 때 선산에서 예쁜 50년 된 단풍나무를 옮겨 심으셨는데, 이제 그 단풍나무는 100살이 되었습니다. 오래된 세월만큼이나 존재 자체가 아름다운 단풍나무는 아버지의 애지중지한 관리 덕분에 수형도 매우 아름답습니다.  그녀들은 아버지의 자랑인 단풍나무가 새로운 공간의 중심이 되길 바랐습니다. 그로 인해 건물의 큰 형태는 100년 된 단풍나무가 중심인 중정형 건물로 결정되었습니다.



"100년 된 단풍나무가 맞이하는 진입"

방문객들이 건물로 진입했을 때 100년 된 단풍나무에 매료됩니다. 단풍나무를 기준으로 좌측에는 어머니의 장맛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우측에는 어머니의 간식거리를 맛볼 수 있는 카페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단풍나무는 식당 안에서도 카페 안에서도 잘 보이도록 중정이 보이는 면에는 큰 창으로 마감했습니다. 식당과 카페가 만나는 동쪽에는 공유할 수 있는 주방을 배치하였습니다. 그리고 남쪽면에는 3대가 모두 즐길 수 있는 넓은 마당을 두어 그 풍경을 카페에서 볼 수 있게 긴 창을 설치했습니다.



"솔직함과 따뜻함이 모여 있는 공간"

3대의 과거와 미래가 이어진 토끼뜰은 시간의 켜가 느껴지는 목구조로 형태를 만들었습니다. 목구조의 감성인 솔직함과 따뜻함은 마치 그녀들과 닮았습니다. 꾸미지 않았지만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운 우리 어머니와 같습니다. 토끼뜰의 내부도 목구조의 솔직함만으로 완성되어 방문객들의 스토리로 채워 나가길 기대합니다. 동쪽면에는 부모님의 집터가 있는 산새가 아름다운 산이 있습니다. 그래서 토끼뜰의 동쪽에는 아름다운 목구조 너머로 집터가 있는 산을 바라보게 했습니다. 카페로 들어서면 산 앞에서 손녀가 방문객들을 맞이합니다.



"모시한복 같은 파사드"

많은 방문객들이 진입하는 입구는 넓어야 합니다. 목구조의 단점 중 하나는 기둥과 기둥 사이, 즉 스팬의 거리가 짧다는 것입니다. 짧은 스팬을 극복하기 위해 트러스 목구조를 사용했습니다. 극복한 트러스 목구조는 그 자체로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목구조 트러스가 살짝 보이게 하기 위해 폴리카보네이트로 마감하여 마치 모시 옷감처럼 속을 살짝 비치게 했습니다. 살짝 보이는 트러스 구조는 외부에서 건물의 솔직한 목구조를 노출시켜 건물 디자인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줍니다.



"형태는 솔직히, 선은 얇게"

토끼뜰의 건물 형태는 솔직한 정사각형 박스 형태입니다. 그러나 완성된 선들은 매우 얇습니다. 얇은 선들로 완성하기 위해선 많은 디테일과 좋은 재료가 필요합니다. 그녀의 사위이자 남편, 그리고 아빠인 건축주는 금속 설계를 하시는 분입니다. 건축주의 노고로 많은 디테일이 완성되었습니다. 건축주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3대의 그녀들이 만들어갈 이야기를 기대하며"

토끼뜰은 오래된 것에 대한 향수의 감성이 우아하고 세련된 공간으로, 여러 세대가 함께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모습을 기대합니다.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울려 소통하고 즐기는 공간이며, 이들을 위한 세심하고 따뜻한 온

기가 느껴질 수 있는 토끼뜰이 완성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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