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물 채취 입문기
입안 가득 향기로운 봄의 선물
봄철이 되면 산나물을 따러 가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근무하는 산악지역에도 나물이나 약초를 캐러 오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물론 산림소유자의 동의 없는 산나물 채취는 불법이지만, 매년 봄마다 나물을 따러 오는 사람들은 항상 나타난다.
부대 안에도 곳곳에 산나물이 자라난다. 산나물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보더라도 모르고 지나치지만, 쑥•취•당귀•달래 등 각종 산나물이 곳곳에 숨어있다. 덕분에 산악지역에서 장기간 근무한 군인들은 산나물에 대해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꽤 있는 편이다.
나도 입대 전까지만 해도 나물은 참나물 정도밖에 모르는 문외한이었지만, 군생활을 하면서 선임들을 따라 부대 여기저기 숨어있는 산나물을 찾아다니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 내 눈에는 아직도 그 나물이 그 나물 같아서, 선임들이 개당귀와 참당귀의 차이를 몇 번이나 설명해주었음에도 여전히 구분하지 못하고, 눈앞에 두릅이 있는데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수준이다.
물론 처음엔 산나물을 따러 가자고 끌고 가는 선임들이 귀찮고 짜증이 날 때도 있었고, 때로는 산나물과 비슷한 독초들이 많은 탓에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었다. 한 번은 선임이 명이나물이라고 주장했던 풀이 독초의 일종인 박새였던 탓에 요단강에 다녀올 뻔한 적도 있었다.
그래도 점심으로 불고기나 두루치기가 나오는 날에 당귀나 곰취 등을 따서 쌈을 싸 먹으면 향긋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며 기분을 즐겁게 한다. 이 맛에 산나물을 따는구나, 실감이 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