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블 Jun 02. 2020

산나물 채취 입문기

입안 가득 향기로운 봄의 선물

봄철이 되면 산나물을 러 가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근무하는 산악지역에도 나물이나 약초를 캐러 오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물론 산림소유자의 동의 없는 산나물 채취는 불법이지만, 매년 봄마다 나물을 러 오는 사람들은 항상 나타난다.


부대 안에도 곳곳에 산나물이 자라난다. 산나물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보더라도 모르고 지나치지만, 쑥•취•당귀•달래 등 각종 산나물이 곳곳에 숨어있다. 덕분에 산악지역에서 장기간 근무한 군인들은 산나물에 대해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꽤 있는 편이다.


나도 입대 전까지만 해도 나물은 참나물 정도밖에 모르는 문외한이었지만, 군생활을 하면서 선임들을 따라 부대 여기저기 숨어있는 산나물을 찾아다니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 내 눈에는 아직도 그 나물이 그 나물 같아서, 선임들이 개당귀와 참당귀의 차이를 몇 번이나 설명해주었음에도 여전히 구분하지 못하고, 눈앞에 두릅이 있는데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수준이다.


물론 처음엔 산나물을 따러 가자고 끌고 가는 선임들이 귀찮고 짜증이 날 때도 있었고, 때로는 산나물과 비슷한 독초들이 많은 탓에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 한 번은 선임이 명이나물이라고 주장했던 풀이 독초의 일종인 박새였던 탓에 요단강에 다녀올 뻔한 적도 있었다.


그래도 점심으로 불고기나 두루치기나오는 날에 당귀나 곰취 등을 따서 쌈을 싸 먹으면 향긋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며 기분을 즐겁게 한다. 이 맛에 산나물을 따는구나, 실감이 되는 순간이다.



작가의 이전글 무엇을 써야 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