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와 탁주, 약간의 희석식 소주 일색이었던 시장에도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다채로운 증류식 소주와 청주, 약주 등 라인업이 이전과는 완전히 바뀌었다. 그 최전선까지는 아니지만, 덕분에 일상 속에서 동네 골목골목을 걸으며 '우리술 만나기'라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참 많이 생겼다.
다채로운 퓨전 요리 안주도 최고였다! 또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오토시로 나오는 감자샐러드도 얇게 저민 오이와 양파 등이 과하지 않은 마요네즈와 포실한 감자와 어우러져 상큼하게 먹으며 입가심하기 좋다.
이날 찾은 '만월24'는
복분자주를 한 번 더 증류해 빚은 증류식 소주다.
한 단계 더 위라는 '만월40'은 복분자 향이 좀 더 강하다는 평이 있는데, 만월24의 경우엔 살짝 약했다. 그렇지만 약하게나마 복분자의 달콤한 향미를 느낄 수 있는 점, 그리고 목넘김이 생각보다 부드럽게 떨어지는 부분은 소소한 장점이다. 젊은 층부터 나이 지긋한 어른들도 호불호 없이 무난하게 드실 수 있는 술이고.
단품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건 사실 메리트가 없다.
보통은 토닉워터에 얼음을 넣어 온더락 스타일로 마시는 것을 많이 추천하시던 기억.
개인적으로 향이 느껴지는 술은 일단 미지근한 물을 부어 오유와리로 한 잔 하길 즐기는 편이라, '만월24'와의 첫 시작도 내 개인적인 사심을 담아 오유와리를 선택했다. 생각대로 스트레이트로 마실 때보다 향이 좀 더 은은하면서도 뭉근하게 퍼지는 느낌이 살짝 알딸딸하면서도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