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즘 엄마로 부터 40년만에 벗어나기(5)
방송에서 가수 이효리가 엄마와 처음으로 떠나는 여행길을 보다 생각이 많아졌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여행에 쌓인 피로를 해소하기 위해
엄마에게 "차 마시자" 고 하며 차를 준비하는 이효리에게
"오미자차 마시자"고 하는 엄마.
살짝 거절하며, "오미자차?" "마셔야돼?"하는 효리에게
"너랑 마시려고 싸온거야, 오미자차 한잔 마시면 피로가 풀릴거야" 라고 하는 엄마.
이 정도의 대화가 오고 갔다면,
나는 무조건 오미자차를 마실건데. 라고 생각했다.
오미자차를 내가 좋아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엄마의 마음이 소중하니까 그것을 난 받아들였을거라고 생각했다(세뇌의 결과다)
하지만, 지인이나 직장동료랑 저런일이 생기면
그래도 마실거라고 생각했다. 난 그런 사람이 되어버렸다.
상대방의 마음을 받아들여야, 내 스트레스가 안 생긴다고 믿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20여년쯤 전 어느날..
마트에서 엄마와 여행을 가기 위한 장을 보던 날.
엄마와 내 생각이 맞지 않아 티격태격 하는 일상이 너무나도 힘들었던 나는.
"다 맞춰주자, 무조건 하자는 대로 하자"고 마음으로 다짐했고.
그 날부터, 엄마와 무언가를 할때, 나를 드러내기를 멈췄다
나를 드러내지 않으니 엄마가 화를 내지 않았고,
그러니 내 행동은 더욱 강화되어 갔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엄마뿐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들과 무엇을 할때..
음식 메뉴를 정하거나,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 순간이 오면.
엄마에게 했던 이 행동이 자연스레 나와버린다.
맞춰주는 것을 상대가 눈치채는 것도 불편해서, 절대 그런 티를 내지도 않는다.
20년 가까이 그런식으로 관계를 맞춰주며 지내다 보니,
이제 관계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어버린 것 같다.
이제서야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오랜 절친을 만날때마다 힘들어했던 이유를 이제야 깨닫는다)
이제 내 다짐이 얼마나 잘못되었던 것인지 깨달았다.
관계속에서 나를 잃지 않아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이효리는 어떠한 순간에도 자신을 잃지 않는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엄마를 이겨버린다..
내가 가장 중요하고 소중하다. 아무리 엄마라 할지라도.
내 목표와 방향성을 향해 차곡차곡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