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이 책은 커리어리를 탐색하던 중에 어떤 분이 남겨주신 댓글에서 보고, 책 제목에 이끌려서 구매하게 되었다. 보통의 나는 뭐든 구매하기 전에 꼼꼼하게 리뷰를 살펴보고, 싸게 구매할 수 있는 구입처를 알아보는 데에 꽤나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책을 접하고 교보문고 앱으로 구매하기까지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 심지어 배송을 기다리고 싶지 않아서 회사 근처인 합정역 교보문고에 바로드림으로 구매했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제목과 표지를 보아하니 글쓰기와 관련된 책이 맞는 것 같기는 한데.. 책 제목이 왜 이래? 할 수도 있겠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쓰라고? 어떤 주제 속으로 깊게 들어가서 글을 쓰라는 건가? 책의 제목이 주는 궁금증이 컸다. 사실 나는 한 책을 완독 하는 게 늘 쉽지 않았다. 읽다 보니 재미가 없거나, 잘 읽히지 않거나 하는 등의 이유였다. 이 책은 점심시간, 출퇴근길, 취침 전 시간을 알뜰히 활용해서 이틀 만에 완독 할 수 있었다.
글쓰기의 바이블 같은 책으로 알고 읽기 시작했지만, 읽고 보니 곳곳에 인생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담겨있다. 글쓰기와 인생은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저자의 마음이 느껴졌다. 글쓰기가 글을 완성하기 전까지 어떤 글이 될지 모르는 것처럼, 우리네 인생도 사실 마찬가지다. 무언가 경험해보기 전까지, 끝까지 살아보기 전까지 잘 살았다, 못 살았다 판단하기 어렵다.
이 책의 저자는 비평가들에게 좋지 않은 평을 받을까 두려워하지 말고 그냥 써라!라고 일관되게 이야기한다. 사실 이 구절을 읽고 뜨끔했다. 나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남의 시선을 더 많이 의식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가끔은 꾸밈없이, 온전히 글을 쓰는 그 당시 내 생각을 담은 생생한 글을 써봐야겠다.
문장수집
P.18 수업을 할 때 나는 학생들에게 '뼛속까지 내려가서 쓰라'라고 요구한다. 자기의 마음의 본질적인 외침을 적으라는 말이다.
P.39 우리는 계속해서 비료가 될 만한 자료를 수집하고, 발효시키고, 비옥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 비료가 글을 쓰는데에 필요한 우리의 근육이 되어준다면 우리는 위대한 우주의 조류를 타고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P.40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그렇지 못한 것은 그저 사람마다 때가 다르기 때문이다.
P.80 글쓰기는 맥도널드 햄버거가 아니다. 패스트푸드가 아니라 슬로푸드다. 요리는 천천히 익어가고 있으며, 시작 단계에 있는 당신은 그 음식이 구이가 될지, 바비큐가 될지, 국이 될지 아직 모르는 것이다.
P.95 작가는 인생을 두 배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P.104 그냥 단어와 음향과 색깔을 통해 감각의 열기 속으로 뛰어들어가라. 그리고 그 살아있는 느낌이 종이 위에 생생히 옮겨지도록 계속 손을 움직이라.
P.124 당신의 숨결을 느낄 수 없는 글은 당신이 그 글 속에 들어 있지 않은 것이다.
P.138 우리가 글쓰는 방법을 배우는 이유는 누군가를 심판하거나 탐욕과 질투를 키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인생에 대해 경탄하고 애착을 가지기 위해서이다.
P.182 비평가가 지껄이는 말에는 신경 쓸 것 없다. 거기에는 당신이 글을 쓰는 데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이 하나도 없다. 대신 자신의 글쓰기를 너그럽게 받아들이라. 자신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고 인내심과 유머 감각을 키우라.
P.193 지금 다시 이 글을 쓴다면 아마 전혀 다르게 쓰일 것이다. 우리의 글 속에는, 그것을 쓰던 순간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그 순간의 환경이 모두 용해되어 있기 때문이다.
P.267 평범한 존재를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 주는 것, 이것이 바로 예술이 가진 위대한 힘이다.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인생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P.269 이제는 허영심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우리가 썼던 언어들을 더 그럴싸한 다른 언어로 고치거나 조작할 필요가 없다. 글쓰기를 벌거벗는 것이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