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를 노래하는 재즈
나는 재즈를 좋아한다.
틀에 매이지 않는 것이 아름답게 느껴져서 그렇다.
이 글도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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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글은 벌써 5년간이나 마음 속에 있었다.
제목부터 내용까지 모두 들어 있었지만 그것이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내가 쓰려는 것이 가이드북인지 에세이인지 알 수 없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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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요가 수업에 가는 길에 재즈를 들으면서 춤을 추다가 신호에 걸려서 차를 멈춘 운전자와 눈을 마주쳤다.
순식간에 세븐힐스의 미친년이 되어버렸지만 사실 나는 여전히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내 귀에 꽂혀있는 음악이 너무 좋아서.
그날 밤에 남편에게 그 음악을 들려주었고,
우리는 같이 거실에서 춤을 추었다.
남편은 언제나처럼 어깨를 웅크리고 음악과는 전혀 상관없는 스텝을 밟았고
나는 그런 남편을 흉내내면서 흐느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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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려는 글이 재즈가 될 수 있을까?
가이드북도 에세이도 아닌 호주에 대한 재즈.
재즈가 춤을 추게 하는 것처럼
이 글이 당신으로 하여금 호주를 여행하게 할 수 있을까?
이 글을 읽는 동안에 당신의 마음이 호주의 어딘가에서 살랑거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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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호주를 생각하면 대자연을 떠올린다.
앨리스 스프링스의 울룰루, 케언즈의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 시드니의 본다이 비치, 멜버른의 그레이트 오션로드.
이름부터가 다들 그레이트하다.
내 글이 담을 호주는 그레이트하지 않다.
아주 타이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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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고 아주 다르고
한여름의 크리스마스처럼
가슴을 뛰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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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감옥에서 보드카 팝업바가 열리고
잔디밭에서 세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을 공연한다.
과일박쥐들이 일제히 날아오르고
100년된 영화관에서 60년대 프랑스영화를 동시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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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여름을 끝내가는 이 시간,
이제 호주는 겨울을 끝내고 서서히 여름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지금이, 좋은 시간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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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국 노래를 들었다.
우리는 손을 잡아야 해, 바다에 빠지지 않도록.
나는 글을 써 보려고 한다.
따뜻한 여름 바다에 빠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