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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쵸비 Mar 05. 2023

#08. 에듀테이너가 되세요!

어느 누군가 신임 교육 담당자님에게...



|교육 담당자의 역할|

 

   필자는 기업에서 오랫동안 교육업무를 담당했습니다. 교육 담당자라고 하면 대단한(?) 일은 아니더라도 고상하게 무언가 있어 보입니다. 항상 넥타이를 매고 정장 차림을 합니다. 지금은 드레스 코드에 대한 규정이 완화되면서 비즈니스 캐쥬얼 복장을 하는 편입니다. 교육 담당자는 강의 안내를 하고 강사를 멋지게 소개해야 합니다. 교육생들의 시선이 집중될 때는 약간의 희열을 느끼기도 하죠. 연예인이 사회를 보는 것처럼 뿌듯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이 시작되면 열심히 뛰어 다니고 움직여야 합니다. 다음 강사의 위치, 교육생들에게 제공할 음료, 다과류 챙기기 등 하찮은 일도 많습니다. 즉 현상과 본질이 다를 때가 가끔 있습니다.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교육업무를 오래 할 수 있습니다. 교육 업무를 오래 하다보면 강사의 길로 가기 쉬워지는가 봅니다. 많은 기업 강사들이 그렇게 성장했다고 이야기 합니다.

     

   교육의 효과는 강사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교육 담당자의 역할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우선 참가자들에게 교육의 목적을 잘 전달해야 합니다.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약간의 긴장과 스트레스도 필요합니다. 이럴때는 보통, 사장님 이름을 파는 편입니다. 그럼 좀더 집중해줍니다. 교육은 분위기를 탑니다. 교육 분위기가 업(Up)될 수 있도록 적절한 유머 능력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교육 담당자는 강사가 아닙니다. 강사를 보조하고 교육생과 함께 호흡하는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촉진자)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교육 담당자의 역할을 이론적으로 정리하면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전문가들마다 주장하는 내용이 조금씩 다르긴 합니다.



   첫째, 회사의 경영목표나 전략을 사원들에게 침투시키는 실행 추진자입니다. 경영층과 충분한 소통을 통하여 경영목표나 전략을 학습하고 그것을 교육목표나 방침에 반영하며, 교육훈련의 장에서 그것이 행동으로 구체화 될 수 있도록 역할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둘째, 회사의 가장 귀중한 자원인 인적자원의 역량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주는 인적자원 개발자입니다. 인적자원개발을 위한 제도적 어프로치와 다양한 교육 기회의 창출에 적극적이어야 기업의 성장과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경영층을 적극 설득하고 임직원의 참여를 유도하여 인적자원개발을 도모하는 조직분위기 조성을 위해 강인한 소명의식이 필요합니다.


   셋째, 조직문화의 확립을 도모하는 개혁자(Change Agent)입니다. 회사의 미션, 비전, 핵심가치를 모든 임직원이 제대로 인식하고 실천하여 조직문화의 수준을 높이는데 공헌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인적자원개발 활동이나 교육 면에서 의식적으로 이와같은 사고방식에 입각한 제도추진이나 교육내용을 도입하여 프로그램화 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교육 담당자의 능력은 어디까지 일까요?|

     

   교육 담당자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업무가 있습니다. 강사 검증과 교육생들 반응을 체크하기 위해 부단히 모니터링을 하는 일입니다. 모니터링이 보통 힘든 게 아니거든요! 잠깐이라도 자리를 비울 수 없습니다. 비디오로 모니터링을 할 수 도 있지만 그것은 현장감이 떨어집니다. 말하자면 모니터링을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내용 파악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히 처음 만나는 강사의 강의는 무조건 모니터링 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강사들은 담당자가 모니터링을 하면 강의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즉 모니터링을 제대로 하면 교육의 질은 향상되기 마련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교육 담당자는 교육계획, 실시 및 운영, 결과보고, 전반적인 관리 역할 외에 강의 역량도 갖춰야 합니다. 최근엔 기업들이 갈수록 사내강사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사내강사를 쓰면 임직원과의 소통이 잘되고, 비용도 절감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제 교육 담당자는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직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강의에 필요한 지식, 자격, 스킬(Skill)을 틈틈이 키워 나가야 합니다. 교육 담당자에게 강의 역량도 이젠 큰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몇 해 전 어느 강사가 강의장에 1시간 이상 늦게 도착한 적이 있습니다. 아침부터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입니다. 연수원 오는 길 고속도로에 토사가 밀려 길이 막혔다고 했습니다. 교육생들은 영문도 모른 채 강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필자는 적지 않게  당황했습니다. 교육생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마침 노트북에 교양 다큐멘터리 파일이 있어 1시간을 대체했습니다. 교육 운영은 생방송과도 같습니다. 예측하지 못한 돌발 상황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즉, 교육 담당자는 에듀테이너(Edutainer)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고보면 이 세상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습니다!... 


※주. 에듀테이너(Edutainer)란? 교육과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결합하고 창의적으로 수업을 디자인하여 전달하는 사람 또는 직업을 말합니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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