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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첼 Mar 31. 2020

Kuta_빨래는 어떻게 해?

킬로당 800원, 내일 찾으러 와

Laundry Service_로컬세탁소에 가다

*모든 사진은 직접 촬영했으며 사진 속 분들께 사전 양해를 구했습니다. 

발리 로컬 세탁소

여행이 길어지며 빨랫감이 쌓이고 있다. 

짧은 여행 중에는 입었던 옷을 개어서 (사실 비닐봉지에 아무렇게나 구겨서) 넣어둔 후에 한국에 와서 빨래를 하거나 급할 때는 호텔 런드리 서비스를 이용했다. 

이번에는 오래 머무르는 만큼 방 한편에 빨래가 생기고 있다. 속옷이나 수영복 정도는 손으로 조물조물 빨아서 테라스에 널었는데 아무래도... 그 이상은 내 레벨을 넘어섰다. 

점점 입을 옷이 없어져서 옷을 사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던 중에 세탁소를 발견했다. 


이용했던 로컬 세탁소 1 (꾸따, 발리)

구글맵 없이 걷기, 여행의 의미


구글맵을 켜지 않고 걷다 보니 우연히 발견하는 것들이 많다. 아무래도 인스타그램 속 핫플카페에 빨리 가기 위해서 폰만 보고 걸었더라면 몰랐을 것 같다. 

여행의 진정한 의미는 결국 시선을 어디에 두느냐에 있다. 

고작 한 달 머무르면서 로컬 사회를 이해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잠시 머무르는 동안 관광객으로서 좀 더 주도적으로 이곳의 문화를 이해해보고, 어떻게 사는지 소소한 생활을 곁눈질해보고자 한다. 


KUBU MENTIG
Kubu 꾸부는 인도네시아어로 성벽, 요새, 거점, 울타리라는 뜻이다. Mentig는 성일 테고, Mentig의 거점, 공간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다. 지나가면서 봤을 때는 빨래방만 있는 줄 알았는데 비밀공간처럼 게스트하우스가 있었다. 인상이 좋은 사장님께 구경해도 되냐고 여쭤본 후 들어가 보니 작은 수영장도 있는 아늑한 빌라형 게스트하우스였다. 


로컬 세탁소 이용하기

프랜차이즈 빨래방도 있지만 개인 단위로 하는 곳을 이용해서 가게 별로 다를 수도 있다. 

아침 일찍 가면 Express로 당일에 받을 수도 있지만 보통은 다음날 찾으러 오라고 한다. 
(급한 경우, 익스프레스로 이용 시에는 추가금을 내면 가능한 경우도 있다, 점바점)
제목처럼 KG 당으로 계산하는 곳도 있지만, 아무래도 종류별로 가격을 계산하는 곳이 퀄리티가 더 좋다. 걱정 마시라, 드라이해야 하는 의류를 맡겨도 한국보다 훨씬 저렴하다.


1. 빨랫감을 모아서 가져간다. 

2. 세탁물을 드리면, 각 옷 종류별로 분류를 한다. 

3. 종류별로 단가가 적혀있는 영수증에 수량을 표기하고 가격을 적는다. 
(이게 생각보다 굉장히 전문적이다. 속옷, 레깅스, 드레스, 디자이너 의류, 바지, 치마, 수영복 등 상세하게 분류되어있다)

4. 합산을 한다. -> 영수증을 주신다. 

5. 한 장을 내가 가지고, 다른 한장은 세탁소에서 보관한다. 
(다음날 5시쯤 찾으러 오라고 대략적인 시간을 알려주신다)

6. 다음날 영수증을 드리면 나머지 영수증이 있는 옷 봉투를 주신다. 

다음날 찾으러 가기까지는 왠지 조마조마했다.

레깅스도 속옷도 그나마 드레시한 옷까지 몽땅 맡겨버렸는데... 괜찮겠지? 싶었는데 괜히 걱정했다. 어제 받은 영수증을 드리니 옷이 담긴 봉투를 건네주셨다. 집에 와서 봉투를 뜯어보니 뽀송뽀송 갓 빨래를 한 냄새가 난다. 다림질 내음도 느껴진다. 빳빳하게 다 다림질을 해주셔서 새 옷이 생긴 기분이다. 레깅스도 하나도 줄어들지 않았다. 이 맛에 맛들려서 그 뒤로부터는 우붓에서도 계속 세탁소를 이용했다. 꿀팁은 한국에 가기 전에 빨래를 아예 해서 가는 것도 좋다. 여행 후 짐 풀기가 은근 피곤한 일인데 일이 반으로 줄어든다. 소소하지만 호텔을 벗어나 로컬 사회에 미약하게나마 가까워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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